호남에서 밝힌 안철수의 총선 생각, 야권 연대와 개헌저지선

[the300] 탈당파들과 연대→인재영입→야권통합→개헌저지선 확보(종합)

광주=최경민 기자 l 2015.12.17 22:43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5·18 민주화운동 기록관에서 '공정 그리고 희망'을 주제로 열린 시민네트워크 무등 창립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안 의원의 이날 광주방문은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후 처음이다. 2015.12.1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안철수 의원이 자신을 '강철수'로 만들어준 호남에서 내년 총선 구상을 밝혔다. 새정치연합 탈당파들과 우선 연대하고, 반(反)부패-비(非)기득권 인사들를 영입한 후, 야권의 통합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선의 구체적인 목표로는 개헌저지선 확보를 제시했다.

안 의원은 17일 전라북도 전주와 광주광역시를 연달아 방문했다. 그는 새정치연합 소속이었던 지난달 30일 광주를 찾았던 바 있다. 당시 안 의원의 일정은 새정치연합의 혁신에 초점을 맞췄지만 탈당 이후인 이번 방문에서는 자신의 '새정치' 구상 설명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안 의원의 전체적인 '총선 큰 그림'은 그의 발언을 통해 엿볼 수 있었다.

우선 안 의원은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문병호·유성엽·황주홍 의원과 함께 향후 정국을 구상할 뜻을 비쳤다. 그는 전주 남부시장의 상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상인들이 유성엽 의원의 '전통시장 특정건축물 정리 특별법' 처리를 당부하자 "유 의원은 오늘 아침부터 저와 운명공동체가 됐다"고 말했다.

또 이날 저녁 광주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탈당선언을 하신 분들(문병호·유성엽·황주홍)도 이제 함께 해야 되지 않겠나"라며 "연락을 해보니까 모두 지역구로 내려가셨던데 다들 정리가 되면 다시 모여서 논의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재영입을 위한 세 가지 원칙도 공개했다. 안 의원은 전북 기자들과의 기자간담회를 통해 △부패하고 막말하는 사람 △국민에 상처를 주고 남을 배척하는 사람 △기득권과 힘있는 사람 편에 서 있는 사람과는 함께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원칙과 자신이 새정치연합 시절 선보였던 '반부패 혁신안'에 부합하는 인물이라면 여·야를 막론하고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후 추진할 과제는 야권 통합이다. 그는 광주의 지지자들이 중심이 돼 구성한 시민네트워크 '무등' 출범식에서 야권이 선거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여있다는 '기울어진 운동장론'을 직접 거론하며 "야권 연대 없이는 승리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도 김종필 전 국무총리,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의 야권 통합을 통해 승리할 수 있었음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총선의 최소 목표는 개헌저지선(100석) 확보다. 안 의원은 광주광역시의회에서 열린 지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총선 제1목표는 개헌저지선 제지라고 봐도 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새정치연합도 총선 승리를 위한 연대 대상이 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논의 후 방향이 잡힐 것"이라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17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은행 본점에서 새로 개설한 통장을 들어보이고 있다. 안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 후 첫 광주방문이다. 2015.12.1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 의원은 광주 언론과의 간담회를 통해 "(현 시점인) 선거 120일전이면 조선왕조 500년 동안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이 다 생길 수 있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한국정치 역동성은 강력하다. 최대한 빨리 미래 계획에 대해 말씀드리고 후보자들과 유권자들의 혼란이 없도록 하겠다"며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았음을 강조했다.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밖에도 자신의 '새정치'가 내세울 시대적 과제로는 '경제적 격차 해소'와 '통일' 두 가지를 들면서, 이를 풀기 위해서는 정치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는 최근 국회의장에 대한 경제활성화법 직권상정 압박을 거론하며 "삼권분립 개념 자체가 없는 대통령"이라고 날을 세웠다.

새정치연합에게는 "혁신하기를 바란다"고 말하면서도 "생각이 같은 사람들끼리만 즐겁게 모여있으면 영원히 집권을 못하는데 그럼 뭐하려고 정치하나"라고 비판을 보냈다. 아직 가슴속에 앙금이 남아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최근 최재성 총무본부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것에 관해서도 최 본부장이 지난 2012년 이미 불출마를 선언했던 것을 지적하며 "불출마 선언을 두 번 한 분이 (이전에도) 있었나"라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안 의원은 "광주에서 붙여주신 별명 '강철수'를 앞으로 증명해보이고 신뢰를 다시 얻고 싶다"며 호남 민심에 '러브콜'을 보냈다. 지난달 30일 호남의 한 인사가 광주에서 '강철수가 되시라'고 언급했던 당시를 회상하며 "저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당부가 한꺼번에 담겨 있는 것 같다.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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