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민생에 모두 걸어야"…鄭의장 "고요하게 다스려야"

[the300] (종합) 5부 요인 등 200여명 초청 청와대 '2016년 신년인사회'…野 지도부 불참

이상배 기자 l 2016.01.04 16:53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은 4일 "정치가 국민을 위한 일에 앞장서야 하고, 국민의 민생에 모든 것을 걸어줘야 한다"며 국회에 노동개혁 5법과 경제활성화법 등 핵심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거듭 촉구했다. 

현재 박 대통령은 노동개혁 5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활력제고특별법,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제정안 등 9개 핵심법안의 처리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고 있다. 당정청은 8일 종료되는 이번 임시국회 중 핵심법안 처리를 위해 정의화 국회의장을 상대로 8일 본회의에 핵심법안을 직권상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정 의장은 이날 박 대통령을 만나 '고요한 통치'와 '화합의 정치'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정 의장은 핵심법안에 대해 여야 합의가 우선이라며 직권상정을 거부하고 있다. 

◇朴대통령 "4대 개혁 완수 절박감"

박 대통령은 새해를 맞아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5부 요인 등 200여명을 초청해 '2016년 신년인사회'를 열고 이 같이 밝힌 뒤 "저는 지금 정치권이 스스로의 개혁에 앞장서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저는 10년 뒤 우리나라가 무엇으로 먹고 살지, 우리 청년들이 어떤 일자리를 잡고 살아가야 할 지를 생각할 때마다 두려운 마음이 들곤 한다"며 "그리고 그때마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4대 구조개혁을 반드시 완수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이 바라는 경제활력의 불꽃이 일어나지 못하고 우리 청년들이 간절히 원하는 일자리와 미래 30년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공허한 메아리에 그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가 변화와 개혁을 이루지 못한다면 과거로 돌아가 국가적으로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지금 우리 앞에 놓인 경제개혁과 국가혁신의 과제들은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는 것들이고 후손들을 위해 반드시 매듭을 지어야 하는 일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이) 새해 국민의 삶을 돌보는 참된 정치를 실천에 옮겨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회복하기를 기대하고, 공직자들은 부패척결과 비정상의 정상화 작업을 일관되게 추진해 기본이 바로 선 사회를 만들어가는데 앞장 서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정신을 집중해 화살을 쏘면 바위도 뚫을 수 있다는 옛 말씀이 있다"며 "지금 우리 앞에 많은 난관과 도전이 있지만 우리가 마음과 힘을 하나로 모은다면 못해낼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새해에도 우리 앞에 놓인 도전이 만만치 않다"며 "세계경제가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특히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제의 둔화가 우려스럽다"고 했다. 이어 "청년 일자리 (부족), 기업 경쟁력 약화, 인구절벽 등 당장 우리가 극복해야 할 내부과제들도 산적해 있고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 정세 역시 잠시도 마음을 놓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박 대통령은 "지혜와 창조를 상징하는 붉은 원숭이 해에 우리 모두가 창조적 지혜와 열정을 한데 모아 평화통일의 기반을 다지고 힘차게 도약하는 밝은 미래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자"고 덧붙였다.

◇鄭의장 "화합이 정치의 으뜸"

한편 정 의장은 건배사를 통해 "올해를 맞으며 제 개인적으로는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청정위천하정'(淸靜爲天下正)'이라는 말이 떠올랐다"며 "맑고 고요한 가운데 나라를 다스리면 그 나라가 올바르게 다스려질 수 있다는 의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우리 사회는 갈등과 분열이 너무 심하다.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제가 볼 때 화합하고 서로 통합의 정신을 갖고 나라를 하나로 마음을 다져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박 대통령이 지금 추구하는 4대 개혁은 물론 앞으로 닥칠지 모르는 이 위기 상황을 우리가 잘 이겨내기 위해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화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찍이 다산 (정약용) 선생께서 '식위정수'(食爲政首·먹고 사는 문제가 정치의 으뜸)라고 했다. 그 '식'(食)이 지금으로 보면 경제가 아닌가 싶다"며 "경제가 정치의 머리에 있기는 하지만 그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역시 '화'(和·화합)가 정치의 으뜸이 돼야 한다. 그래서 '화위정수'(和爲政首)가 올해 제가 생각하는 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는 좀 더 건실하고 좀 더 신뢰받는 건강사회가 돼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그것을 위해서는 우리 여야나 노사나 동서나 남북이나 모두가 다 화해하고 서로 화합하고 상생하는 그런 자세로 나가야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했다.

정 의장은 "건배사는 '새해에는 신바람 나게 발로 뛰자'는 뜻으로 '새신발'로 하겠다"고 설명한 뒤 "새신발"을 선창하며 잔을 권했다.

이날 신년인사회에는 정 의장을 비롯해 양승태 대법원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황교안 국무총리, 이인복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5부 요인이 모두 참석했다.

새누리당에선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 황진하 사무총장,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함께 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을 비롯한 경제 5단체장과 입법·사법·행정부의 차관급 이상 인사들도 참석했다. 김춘진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등 야당 소속 국회 상임위원장들 역시 자리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 등 야당 지도부는 불참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야당 지도부는 아무도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초청을 했으나 지역 일정, 개인 사정으로 불참을 통보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야당 지도부 전원이 청와대 신년인사회에 불참한 전례가 있느냐'는 질문에 정 대변인은 "제가 알기로 이 정부 들어서는 처음인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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