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밥상에 내 이름 올라야..." 총선후보들 조마조마한 '설'

[the300]당내 경선 코 앞 긴장모드…설 민심 총선까지 어이지는 경우 많아

우경희 기자 l 2016.02.07 08:30
설 명절을 앞둔 27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이 제수용품을 구입하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2016.1.2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총선 전에 당연히 공약을 내놔야지요. 명절밥상에서 언급이 돼야 할 것 아닙니까."

더불어민주당이 설 연휴 시작을 하루 앞둔 5일 민생복지 공약을 내놓자 한 새누리당 당직자가 한 말이다. 더민주는 이날 청년주택 5만호 제공과 청년일자리 70만개, 칼퇴근법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총선공약을 내놨다. 

새누리당은 앞선 4일 건강보험료 인하, 개인채무 원금 감면 확대 등의 총선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역시 복지가 핵심이다. 이 당직자는 "민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복지공약이 연휴 간 얼마나 회자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월말로 예정된 당내경선을 향한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상황에서 첫 연휴, 정치권은 이번 연휴를 각 지역구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첫번째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의원들은 텃밭 다지기, 도전자들은 지명도 확대의 기회가 된다는 판단이다. 

연휴 첫날인 6일 한 서울지역 여당 의원은 "상향식 공천을 한다지만 기존 의원들이 마음을 놓을 수는 없는 상태"라며 "지역구 경계 구분이 모호한 곳에서 열리는 행사에 가보면 이쪽 저쪽 예비후보들이 총출동해 북새통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다른 서울지역 의원은 "조기축구회 등 운동모임부터 시작해 자잘한 지역구 모임에 시간이 되는 대로 얼굴을 비추고 있다"며 "얼굴을 비추는 만큼 표가 늘어난다고 생각하면 바쁘다는 핑계로 지역구 활동을 안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한 부산시당원들이 5일 오후 부산역에서 귀성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16.2.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여야 모두 예년과 공천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총선 분위기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여당은 상향식 공천, 야당은 외부인사의 공격적인 영입으로 경선 분위기에 신구 간 긴장감이 공통적으로 읽힌다. 

한 충청지역 신인 예비후보자는 "상향식공천이 기존 의원에게 유리한 측면이 물론 있지만 선거는 수학이 아니다"며 "이미 많이 알려진 기성 정치인은 그만큼 공격받을 지점도 많지만 신인은 오로지 지명도를 높이는데만 집중하면 되는 만큼 신인에게도 유리한 부분이 분명 있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한 의원실 관계자는 "설 연휴 가족들끼리 모이다보면 지역구 출신 후보자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을텐데 여기서 '이 지역엔 역시 아무개'라는 식으로 입소문이 나 줘야 한다"며 "아직 총선까지 시일은 좀 남았지만 신경이 쓰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여야 지도부도 바쁘다. 그간 당무로 바빴던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연휴 첫날인 6일 지역구(평택갑)에서 장애인 시설과 보육시설, 재래시장 등을 돌아봤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지역구(안양)에서 재래시장을 방문하며 지역주민을 만났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도 출마가 유력한 노원지역 시장을 찾았다. 전날인 5일 각각 유권자들과 만나 귀성인사를 한 김무성 새누리 대표와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장은 6일에는 별다른 외부 일정 없이 자택에서 정국을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치분석가는 "설 민심이 총선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올해는 대부분 당 내경선을 치르는 만큼 코 앞에 다가운 경선 때문에 설민심에 더 촉각을 세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설맞이 귀성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16.2.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