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동향]대선 앞 '경제'전쟁…여야는 정무위 '사수'전쟁

[the300]새누리, 기재위·정무위 중 한 곳 내줘야…정무위로 '실리' 챙길까

배소진 기자 l 2016.05.24 05:40
지난해 10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무총리실과 국무조정실, 금융위, 공정위 등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정무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왼쪽부터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이성보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추경호 국무조정실장, 임종룡 금융위원장, 심오택 국무총리비서실장. /사진=뉴스1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을 앞두고 경제정책을 다루게 될 기획재정위원회와 정무위원회의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간 집권여당이 독식하다시피 한 2개 상임위이지만 여소야대' 정국에서 한 곳의 위원장을 야당에 내줘야 할 처지에 놓이며 긴장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23일 국회에 따르면 최근 새누리당 내에서는 기재위 대신 정무위를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기재위의 경우 국가 예산과 정부 경제정책을 다룬다는 점에서 전통적으로 여당이 반드시 챙겨갔던 상임위이다. 하지만 그간 여당이 위원장을 맡으면서도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나 규제프리존특별법 등 정부의 쟁점법안 처리에 실패하면서 '위원장을 맡아봐야 실리가 없다'는 자조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기재위에서 다루는 쟁점법안의 경우 원내지도부급 협상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고, 예산 및 세법의 경우 '본회의 자동상정'이라는 방어장치가 있기 때문에 여당 입장에서는 운신의 폭이 다소 넓다는 것도 고려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명분 대신 실리를 택하는 셈이다.

반면 정무위의 경우 최근 불거지고 있는 기업 구조조정 이슈는 물론이고 성과연봉제, 은산분리 완화를 바탕으로 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다시 '경제민주화' 바람이 불 경우 여야 모두 이슈를 선점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정무위 구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서로 정무위를 가져오겠다고 벼르는만큼 거론되는 신청의원 면면도 만만찮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현미 의원이 정무위원장 후보 1순위로 꼽힌다. 여성 위원장 몫으로 선택에 우선권을 가지는데 재벌개혁 등 정무위 이슈에 관심이 높다는 것. 같은당 민병두 의원 역시 정무위원장 물망에 오르고 있다. 더민주 내 대표적인 '정책통'으로 꼽히는 의원 중 한 명이다.

정무위가 여당 몫으로 배정될 경우에는 나란히 3선에 성공한 김용태, 이진복 새누리당 의원이 위원장직을 놓고 치열한 눈치게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으로 당적을 옮기고 4선을 달성한 조경태 의원 역시 정무위원장직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대 국회에 재입성하는 이종구 의원의 경우 기재위원장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같은당 여성의원인 이혜훈 의원이 기재위원장을 택할 경우 정무위원장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통상 재선급 의원이 맡는 여야 간사의 경우 19대국회 정무위 소속이던 유의동 새누리당 의원, 이학영 더민주 의원이 거론된다. 또 새누리당에서는 조선업계 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경남 거제시를 지역구로 둔 김한표 의원이 정무위 간사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에선 김관영 의원이 간사를 맡게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18대 국회 정무위원 출신 박선숙 당선인도 만만찮은 역량을 바탕으로 정무위 입성을 노리고 있다.

중진의원 중에서는 이종걸 더민주 원내대표와 19대 국회 환노위원장 출신 김영주 더민주 의원이 정무위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 역시 정치적 입지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오랫동안 터줏대감으로 활약했던 환노위를 떠나 정무위로 이동을 검토 중이다.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경제통' 초선들의 정무위 신청도 줄을 잇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여의도연구원장 출신 김종석 당선자가 정무위를 희망하고 있다.

더민주에서는 '서민경제 전문가' 제윤경 당선인와 서강대 부총장 출신 최운열 당선인가 정무위에 지원했다. 국민의당에서도 경제전문가 채이배 당선인이 정무위를 1순위로 신청했다. 이들은 모두 야당 내 '재벌공격수'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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