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태영호 공사 망명 첫 공식 반응..."범죄자, 이미 소환지시 받은 상태"(종합)

[the300]조선중앙통신 논평 "조국·부모형제 마저 버리고 도주한 인간쓰레기"

오세중 기자 l 2016.08.20 18:43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 대사./사진=뉴시스


북한이 태영호 주영 북한 공사에게 범죄를 저지르고 도주한 범죄자라고 비난하며 망명에 대한 첫 공식 반응을 내놓았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0일 논평을 통해 "도주자(태 공사)는 국가자금을 횡령하고 국가기밀을 팔아먹었으며, 미성년강간범죄까지 감행했다"며 태 공사가 범죄자라고 강조했다. 

논평은 이어 "그에 대한 범죄수사를 위해 지난 6월에 이미 소환지시를 받은 상태에 있었다"며 "조국과 부모형제들마저 버리고 혼자 살겠다고 도주한 인간쓰레기"라고 비난했다. 

북한의 주장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중앙검찰소에서 태 공사의 '고의적비밀투설죄', '국가재산횡령범죄', '미성년성교범죄'에 대한 수사 시작 결정서를 발급했다는 것이다. 

이 논평은 또 "괴뢰패당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인간쓰레기까지 끌어들여 반공화국 모략선전과 동족대결에 써먹고 있다"며 "남조선괴뢰들은 도주자가 대표부에서 당사업을 했느니, 항일투사의 아들이라느니 하는 거짓말을 늘어놓으면서 도주자의 더러운 몸값을 올려보려고 애를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북한은 영국 당국이 태 공사의 탈북을 도와준 것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논평은 "소위 법치를 제창하는 영국 당국이 범죄자를 넘겨줄 데 대한 우리의 정당한 요구와 범죄자 인도와 관련한 국제 관례를 무시했다"며 "여권도 없는 도주자들을 남조선괴뢰들에게 고스란히 넘겨줌으로써 법치국을 자처하는 영국의 영상을 스스로 더럽혔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영국은 범죄자를 빼돌림으로써 범죄행위에 가담하고, 남조선 괴뢰들의 동족대결을 부추기는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며 "초보적인 신의마저 저버린 영국의행위는 가뜩이나 복잡한 북남관계를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며, 영국에도 결코 이로울 것이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이 이같이 태 공사의 망명을 범죄자의 도주로 치부하는 것은 정치적 망명이라는 의미를 축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북한은 지난 4월 중국 북한식당에서 종업원 등 총 13명이 집단으로 한국으로 망명했을 때도 '전대미문의 집단적 유인 납치행위'라고 주장하며 우리 정부에 종업원들의 신변을 넘길 것을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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