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화 "해저지진계 잦은 고장은 부실시공 때문"

[the300]총 운영기간 3115일 중 787일 작동 안해...보험료·유지보수비 25억 > 설치비 21억

임상연 기자 l 2016.09.30 09:57
김삼화 국민의당 의원이 1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누리과정 갈등 어떻게 풀 것인가?'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6.6.1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해 11월에 철거된 우리나라 유일의 해저지진계가 부실시공으로 수차례 고장이 발생해 총 운영기간 중 4분의 1이 넘는 기간동안 작동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30일 국민의당 김삼화 의원은 기상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에 단 한 대 있었던 울릉도 해저지진계가 9년간 총 22회의 고장을 일으킨 것으로 확인됐다"며 "‘수신파형 이상’과 같은 간단한 장애도 있었으나 어선에 의해 해저케이블이 끊어지는 일도 4건이나 발생했다"고 밝혔다.

특히 해저케이블 단절로 인해 해저지진계는 2010년에는 328일, 2013~14년에는 229일 동안이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진계 설치가 완료된 2006년 12월부터 철거가 시작된 2015년 7월까지 운영기간은 총 3115일이었지만 고장으로 작동 중지된 기간은 총 787일에 달했다. 전체 운영기간의 25%에 이르는 기간이다. 이로 인해 지진계 보험료와 유지보수 비용은 25억원 이상 투입됐다. 설치비용인 21억원을 넘는 금액이다. 

김 의원은 "문제는 이러한 고장이 단순 사고가 아니라, 기존 계획을 제대로 따르지 않은 ‘부실시공’ 때문에 일어났다는 점"이라며 "기상청이 발주했을 당시 제안요청서에는 ‘해저케이블이 해안가 어업활동 등에 의해 훼손, 단선, 유실되지 않아야 한다’고 적혀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선에 의한 피해를 이미 예측하고, 이에 대비해 설치했어야 했던 것"이라며 "또한 비용과 시간을 이유로 계획과 다르게 설비를 설치하는 바람에 안전성을 놓쳤다"고 꼬집었다. 울룽도 헤저지지진계는 2007년 감사원 감사에서도 ‘이중강화 케이블’을 사용하기로 했던 설계보고서와 달리 실제로는 ‘단강화 케이블’이 설치됐다고 지적받은 바 있다. 

김 의원은 "당시 해저지진계 설치를 맡았던 업체의 주업종은 ‘컴퓨터시스템 통합 자문 및 구축 서비스업’으로 전문 시공업체가 아니었다"며 "시공과 관리감독 능력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는 대목"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2006년 이후 우리나라 남동해 지역에서만 규모 2.0 이상 지진이 30회 이상 발생하는 등 해안 지역의 지진 역시 제대로 된 관측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기상청은 철거된 해저지진계의 부실시공 여부를 조사한 뒤, 향후 해저지진계 설치의 필요성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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