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트 어긋나고 번짓수 잘못찾고…"MS오피스 왜 공개입찰안했냐?"

[the300]교문위·기재위·국토위 등 준비 부족·대응 미숙 등 뒷말 무성

김태은 지영호 임상연 기자 l 2016.10.07 17:14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경기도교육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2016.10.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상 초유의 파행을 겪고 어렵게 열린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일부 국회의원들의 준비 부족과 미숙함으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지난 6일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등 국감에서는 현안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핀트'가 어긋난 국회의원들의 질문이 빈축을 샀다.

서울시교육청 국감에서는 이은재 새누리당 의원이 조희연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을 상대로 학교 업무용 소프트웨어를 공개 입찰 경쟁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체결한 사유를 추궁했다. 마이크로소프트사가 독점적으로 구축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시장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탓이다.

이은재 의원은 "독점규제,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19조 위반"이라며 "사법기관에 고발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조희연 교육감은 "그럼 'MS오피스'를 (마이크로소프트사 외에) 어디서 사느냐"고 답답해했다.

국토교통위원회에서는 항공기 과속을 단속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주승용 국민의당 의원은 당초 예정보다 늦게 출발한 항공기들이 평소 운항시간보다 20% 이상 빨리 목적지에 도착했다"며 과속 운항의 실태를 지적하며 단속 규정 마련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항공사 측이 제시하는 항공 스케줄 시간과 순수 비행 시간을 구분하지 못해서 나온 착오성 지적이었다. 더구나 항공사들이 사전에 승인받은 비행계획에 따라 관제 시스템에 의해 운항한다는 기본 지식조차 무지한 채 제기한 문제제기란 지적이다.

번짓수를 잘못 찾은 국감 질의도 뒷말을 낳았다.

바둑기사 출신으로 비례대표 의원이 된 조훈현 새누리당 의원은 서울시교육청 국감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측으로부터 압박성 전화를 받았다고 폭로했다가 어떤 자료를 요청했느냐는 질문에는 정작 대답하지 못해 실소를 자아냈다.
특히 조훈현 의원이 대답을 못하자 보좌관이 대신 답변에 나서려고 하다가 위원장으로부터 제지를 당하는 등 해프닝이 벌어져 국회의원이 현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질의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10년 이상 국정감사를 겪어 온 한 국회 관계자는 "올해 유독 국감 준비가 부족해 수준미달의 질의를 하는 의원들이 많이 눈에 띈다"면서 "국회의원과 보좌진들 사이에서도 반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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