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참모들과 '조촐한 성탄절'…"나라걱정 많이 하셨다"

[the300]24일 참모진과 케익 나누며 담소 "AI·경기·저소득층 걱정"…특검·헌재 탄핵심판 대비 주력

박소연 기자 l 2016.12.25 14:10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제3차 대국민담화 발표를 마친뒤 굳은표정을 짓고 있다./사진=뉴스1

국회의 탄핵소추로 권한 행사가 정지된 박근혜 대통령이 참모들과 케익을 앞에 놓고 대화를 나누며 조촐한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최근 조류인플루엔자(AI)를 비롯해 연말연시 경기 등을 걱정하고 황교안 권한대행 보좌 등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25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참모진 일부가 케익을 들고 박 대통령을 찾아뵀다"며 "박 대통령께서 AI 걱정과 저소득층 걱정, 나라 걱정을 많이 하셨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연말연시에 경기가 많이 가라앉았는데 AI까지 창궐해 마음이 무겁다, 어려운 사람들이 더 어려워질 텐데 걱정이라고 하셨다"며 "새해가 일주일밖에 안 남았는데 이럴 때일수록 청와대 참모, 수석들이 황 권한대행 보좌 잘해 국정을 잘 이끌어달라는 말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연말연시에 밝은 웃음을 나눴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씀도 하셨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매년 12월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던 성탄 메시지도 올해는 생략했다. 박 대통령은 자신의 공개 행보가 미칠 영향에 대해 조심스러워 하며 되도록 조용한 연말을 보내고자 한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3년 12월24일과 25일 군부대 격려 방문과 아동시설 방문했으며, 2014년에는 페이스북에 직접 수놓은 자수가 인쇄된 연하장 사진과 성탄 메시지를 공개한 바 있다. 취임 3년차인 지난해 12월24일엔 페이스북에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로부터 받은 메일을 공개하고 전방 부대를 방문하는 등 바쁜 성탄을 보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서울 강북구의 한 장애 영유아 거주시설 방문을 방문해 아이들을 격려하고 있다. (총리실 제공) /사진=뉴스1

다만 올해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성탄절 이브인 24일 서울 성북 수유동의 장애 영유아 거주시설을 찾아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하는 등 성탄 행보를 했다.


박 대통령은 올해 '조용한 크리스마스'를 보낸 데 이어 새해 신년사도 생략하고 박 대통령 명의의 연하장도 보내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황 권한대행이 이달 초 총리 자격으로 각계각층 인사들에게 정유년(丁酉年) 새해를 맞는 연하장을 발송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특검 수사와 오는 27일 예정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준비기일에 대비해 '세월호 7시간' 행적 등을 정리하는 등 법률 대응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특검팀이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 등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수사망을 좁히며 청와대 압수수색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는 것과 관련한 방안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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