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빅3, 리더십 논쟁…안희정 "문재인 리더십 의문"

[the300]安 "왜 다들 떠나나"- 文 "김종인, 무조건 '나를 따르라' 방식"

최경민 김유진 이재원 이건희 기자 l 2017.03.14 17:26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더불어민주당의 제3차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리더십'을 놓고 '빅3' 후보 간 물고 물리는 공방이 오갔다. 문재인 전 대표의 '포용성', 안희정 충남지사의 '적폐청산 의지', 이재명 성남시장의 '안정감'이 토론회 테이블 위에 올랐다.  

 

◇文, 포용적 리더십 검증 = 안 지사는 14일 토론회에서 문 전 대표를 겨냥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 대한 질문을 하며 '리더십' 화두를 던졌다. 그는 "김 전 대표가 우리당 대표로 와서 총선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탈당할 때 문 전 대표가 찾아가서 만류, 설득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중간에서 여러분들이 (탈당) 만류 노력을 했다"면서도 "김 전 대표는 정당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우리당의 방식과 많이 다른 것 같다. 무조건 '나를 따르라'는 방식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의 상징인 경제민주화의 가치는 공유할 수 있지만 다소 독단적인 정치 방식은 함께 하기 힘들다는 취지의 답변이었다.

 

이에 대해 안 지사는 "저는 그 부분에서 문 전 대표의 리더십이 많이 불안하다 생각한다"며 "문 후보가 정치에 입문한 뒤 당대표까지 지내면서 과정을 보면 손학규·김한길·박지원·안철수 등이 모두 당을 떠났다. 통합의 리더십을 효과적으로 발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표는 "당내 권력투쟁 과정 내에서 발생한 것이면 그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겠지만 알다시피 우리당을 혁신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받아쳤다. 문 전 대표는 "혁신을 반대한 분들이 당을 떠나신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지만 안 지사는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통합의 리더십"이라고 재차 공세를 폈다. 안 지사 캠프의 박수현 대변인도 토론회 직후 "포용력 부족과 패권주의가 있지 않았나 깊이 성찰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安, '적폐청산 의지' 검증 = 안 지사도 '리더십'과 관련 문 전 대표와 이재명 시장의 협공을 받았다. 대연정을 앞세운 안 지사의 리더십은 촛불민심이 요구하는 적폐청산의 리더십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 주제로 그동안 여타 후보들의 집중포화를 받아온 것을 의식한 듯, 안 지사는 선제적으로 '현실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2월 국회에서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개혁입법들이 통과되지 못한 것을 미뤄봤을 때, 대연정은 필수라는 논리였다.

 

이에 이 시장은 "적폐세력과 손잡고 그 개혁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것 자체가 자가당착이다. 적폐세력이 아니라 국민과 손을 잡고 정면 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도 "대연정은 소연정으로 다수파를 이룰 수 없을 때 하는 것"이라며 "야당들끼리만 힘을 모아도 충분히 다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와관련 이 시장은 "제가 청산하고자 하는 것은 같이 해서는 안 될, 이웃집에 숨어있는 도둑들에 관한 얘기"라고 안 지사를 설득하려 했으나 안 지사는 "도둑을 맞아도 지도자에게는 우리 국민이다. 끊임없이 대화하려는 노력을 이어갔으면 한다"고 답했다. 탄핵 이후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에 대해 팽팽한 의견 대립이 이어졌다.

 

◇李, 리더십의 안정감 검증 = 이 시장의 리더십과 관련한 화두는 '안정감'이었다. 문 전 대표는 이 시장을 겨냥해 "탁 트이는 '사이다' 발언을 하지만, 반대로 안정감이 없고 사회적 분열과 갈등을 증폭시킨다는 비판도 많이 받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집권하면 사회적 갈등을 해결해야 하고, 대타협의 의무도 짊어지는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 시장은 "통합이라는 것은 봉합이 아니다"며 "안정감이라는 것은 철학과 가치에서 나온다"고 답했다. 오히려 "시기와 상대에 따라서 말과 가치를 바꾸는 것은 그야말로 불안정"이라고 역공을 폈다. 이 시장은 그동안 문 전 대표가 각종 사안에 대해 '말바꾸기'를 해왔다고 비판해온 바 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마련된 '핵심 키워드' 선택에서 문 전 대표와 이 시장은 '경제'를, 안 지사는 '소통과 통합'을 골라 눈길을 끌었다. 문 전 대표는 자신이 전면에 내세운 '일자리 대통령'의 비전을, 이 시장은 '불평등 해소와 공정한 경제'의 비전을 설명했다. 안 지사는 "낡은 진영 논리를 뛰어넘자"며 '소통 대통령'의 면모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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