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세스"만 10번 강조…기자회견을 통해 본 '트럼프 프로세스'

[the300]다음 절차 어떻게?…다음주 실무협상, 가을 쯤 9~10월쯤 2차정상회담 열릴 듯

김민우 기자 l 2018.06.13 17:19
북한 노동신문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2일(싱가포르 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140여 분에 걸친 단독·확대정상회담과 정상회담 공동합의문 채택을 13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2018.6.1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프로세스'(process·과정)라는 말을 10번이나 반복했다. 이날의 회담도 "굉장히 어려운 과정의 시작"일 뿐이라고 했다. 다음 정상회담도 최종적인 결과물에 서명하는 자리가 아닌, 결과를 향한 과정속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전날 기자회견 발언을 통해 앞으로 진행될 '트럼프 프로세스'에 대해 짚어봤다.

①"합의문에는 포함시키지 않았지만 북한은 미사일 시험장을 폐쇄하는 절차에 돌입할 것입니다".
북한은 지난달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고 폐쇄했다. 완전한 비핵화를 이룬 것은 아니지만 첫발은 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높이 평가했고 이것이 두 정상의 신뢰구축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북한은 이날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은 미사일 엔진실험장 폐쇄도 약속했다. 합의문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에서 이같은 의사를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미사일 엔진이라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장비인데 이것에 대한 실험장을 닫는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②"우리는 아직은 경제 제재를 지속 시킬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분간 북한에 대한 제재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그러나 추가제재에 대해서는 대화를 해나가는 동안에는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새로운 제재에 대해서 논의를 한 바도 있다"면서도 "사실 회담이 준비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제재를 추가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대를 존중해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③"다음주에 세부사항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이 논의할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적으로 취해질 다음 단계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다음주에 세부사항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주부터 즉각 실무협상에 착수하게될 전망이다.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도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북한의 고위급 관리가 주도하는 후속협상을 가능한 이른 시일내에 개최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카운터 파트너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될 것이 유력하다.

④"한국 정부와도 협력할 것이고 일본 정부, 중국 정부와도 협력할 것 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한국과 일본·중국 등과도 보조를 맞추겠다고 밝혔다.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한국과 중국도 (서명국으로) 참여했으면 한다'며 "법적으로 '해야한다' '안한다'와 별개로 법적 의무사항인지와 별개로 한국과 중국도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⑤"인권 상황이 크게 개선되기도 바랍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시대, 영광의 시대가 열리려면 그 문제도 포함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선은 비핵화에 방점을 두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상황이 변할 것"이라며 "지금은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비핵화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그 이외에 다른 문제들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⑥"(비핵화) 비용은 한국과 일본이 도와줄 거라 생각합니다."
비핵화 비용은 한국과 일본이 분담해야 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한국과 일본이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은 돕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많은 대가를 치렀고 다른곳에 돈이 많이 들어갔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이다.

⑥"(비핵화 프로세스는) 20%가 완료된다 하더라도 되돌릴 수 없는 지점이 있을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한 비핵화라는 것은 과학적으로 많은 시간이 걸린다"며 "어느 정도 시간을 기다려봐야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15년이 걸린다 이래서는 안될 것"이라말했다. 그는 "분명 이 프로세스 중에 어떤 시점에서는 예를 들어 20%가 완료된다 하더라도 되돌릴 수 없는 지점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제재 해제 시점에 대해서도 "기계적으로 물리적으로 돌아갈 수 없는 지점이 있을 것"이라며 "그 지점에서 우리는 경제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되돌릴수 없는 단계에 이르면 경제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는 얘기다.

⑦"우리는 다시 만날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을 "오늘은 힘든 과정의 시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 만날 것"이라고 다음 회담을 기약했다. "(비핵화 과정에서)아마 다른 정상회담이나 회의가 필요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2차회담을 평양에서 할 것인지 워싱턴에서 할 것인지는 결정하지 않았다. 시기도 못박지 않았다. 벌써부터 2차 회담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별정인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나 판문점 등이 거론된다. 회담 시기로는 미국이 11월에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 2차 정상회담이 9~10월이나 정전협정일인 7월27일에 열릴 것이란 관측이 외신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1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하자 갑작스럽게 2차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됐듯 비핵과 '프로세스' 중에 돌발 변수가 발생할 경우 양국 정상이 직접 만나 문제를 해결하는 '돌발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