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文대통령, 평양→뉴욕 '협상가' 역할- 임종석 브리핑

[the300]"상설면회소·이산가족 화상상봉 추진..중요한 부분은 정상간 숙제"

김민우, 백지수 기자 l 2018.09.17 12:10
2018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7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의 일정과 주요진행상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에서 북미간의 중재자 역할을 수행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문 대통령에게 이러한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남북정상회담이 끝난 후 문 대통령은 곧바로 유엔총회에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양자회담을 갖는다.

2018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17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평양 정상회담 서울프레스센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임 위원장은 "비핵화 의제에 대해 미국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께 협상가 역할 해달라 했다"며 "김 위원장도 문 대통령의 역할을 사실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문 대통령이 중재를 촉진하는 역할하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이 끝난 뒤 곧바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양자회담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남북관계개선-비핵화-남북 군사적 긴장완화' 등의 의제에 대해서는 "실무적으로 논의할수 있는 선에서는 논의를 진행했지만 중요한 부분들이 정상간 대화의 숙제로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임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군사적 긴장완화 협의가 북미간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으로 가는 것을 촉진하기 위한 포석인 건지 어떻게 연계되는 것인지. 
▶군사적 긴장완화에 대한 협의는 판문점 선언의 매우 중요한 내용이다. 선언 직후에 양 군사당국간 매우 많은 논의 해왔다. 며칠 전 17시간 마라톤회의까지 한 바있고 구체적 성과 내기위해 한 것이다. 몇 가지 조항 남아있지만 실제 무력충돌의 위험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고 전쟁의 위험을 해소하는 의미있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이 자체가 종전선언 평화협정에 연결 돼 있다고 보긴 어렵겠지만 이런 남북합의 진전이 종전선언과 평화선언 촉진할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

-경제인들 많이 가시는데 경제협력 관련 의제는 어떤 수준으로 준비되나.
▶경협에 대해선 별도로 설명을 안했지만 판문점선언에 합의된 내용에 대해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진전시킬 생각이다. 다만 매우 엄격한 제재가 국제사회로부터 시행되고 있어서 실행되는 것과 못하는 것 사이에 뚜렷한 경계가 있다. 이 역시 비핵화, 남북관계발전 진전에 바로 연결 돼 있는거라 말씀드리기 조심스런 측면이 있다. 다만 판문점선언 외의 합의내용보다 진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정상회담 의제를 설명하며 '남북관계개선-비핵화-남북 군사적 긴장완화' 순서로 말했다. 며칠 전 문재인 대통령도 원로자문단 회의에서 말했는데 의제순서가 합의문에 반영될 순서 의미하는가.
▶세가지 의제 말했는데 그게 합의문 순서라고 말씀드리긴 어렵다. 실무적으로 논의할수 있는 선에서는 논의를 진행했지만 중요한 부분들이 정상간 대화의 숙제로 남아있다. 그 순서는 지금도 제가 말씀드릴 수 없다. 그러나 말쓰드린 순서가 합의문에 담긴 순서는 아니다.

-비핵화와 관련해 북한은 '선 종전선언 후 비핵화 조치', 미국은 '선 비핵화조치 후 종전선언'을 얘기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예컨대 '동시행동원칙으로 하자'는 것과 같은 중재안을 이번에 준비해가는지.
▶이 역시 제가 지금 어떤 얘기도 드리기가 조심스럽다. 개별적 의견을 묻는다면 많은 말씀 드릴수 있지만 정상회담에서 어느 정도 논의될 수 있을지 말하기 어렵다. 다만 저희로선 충분히 두 정상간 대화가 진솔하게 이뤄지길 기대하는 것뿐이다. 그과정에서 어떤 합의 나올 수 있고 공감대 나올 수 도있다. 그 대화가 어느 정도 국제사회에 공표될수 있을지 봐야한다. 이번 회담 조심스럽고 무거운 이유다.

-문 대통령은 여러차례 비핵화문제를 (정상회담에서) 논의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주에는 구체적으로 비핵화문제에 더해 핵을 폐기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구체적 부분을 직접 얘기하고 요청할 것인가. 
▶앞서 말했다시피 과거와 달리 비핵화 의제 대해 미국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께 협상가 역할 해달라 했다. 김 위원장도 문 대통령의 역할을 사실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 문 대통령이 중재를 촉진하는 역할하겠다고 하는 거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많은 만남과 통화를 통해 김 위원장이 가진 생각에 대해 외국에서 가진 생각보다 자세히 알고 있다. 마찬가지로 지난 특사단이 얘기했던 답답함 등 여러 이야기들을 충분히 듣는다면 중재촉진을 위해 저희가 상당히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이번 정상회담이 일정상 특징적인 건 회담 직후에 유엔총회가 있다는 점이다. 유엔총회에 문 대통령이 곧바로 가셔서 트럼프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두 정상이 얼마나 솔직하고 깊이있게 할 수 있느냐에 따라 상당한 역할을 할 계기가 될 수 있고 그렇지 못할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문 대통령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을 때 공항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는 장면을 기대해도 되나.
▶북한의 특성상 최고지도자 일정에 대해 공개하지 않도록 돼 있는게 관례여서 조심스럽다. 하지만 공항에서 공식환영행사가 계획 돼 있기때문에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직접 영접하지 않을까 기대한다. 이것은 좀 이례적이다. 저희도 문 대통령이 다른 나라에 가시거나 우리나라에서 외빈 맞을 때 국빈이 방문할 때 (대통령이)공항가서 영접하는 것은 드문 일이긴 하다.

-구체적으로 핵리스트를 신고하고 검증을 받도록 설득할 예정인가.
▶그건 제가 전혀 예측하기 어렵다. 앞서 외국의 고민 생각을 잘 전달하고 솔직하게 의논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답으로 대신하겠다.

-대기업 총수들이 북에서 논의할 아젠다도 궁금하다. 기업 총수들은 자발적 방북인가. 잠재적 투자논의가 있는 것인지.
▶지금 어떤 구체적인 의제를 얘기할 것이냐는 섣부른것 같다. 아직은 그런 단계는 아니다. 아마 경제 담당하는 내각부총리와 얘기하면 거기서 어떤 얘기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도 궁금하다.

-이산 가족 근원적 고통 해소를 위한 심도 있는 논의는 비핵화 의제와 달리 우리가 일정을 제시하고 북과 협의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산가족의 고통을 더 늦기전 근원적 해소해야 한다는 것은 문 대통령이 그동안 계속 강조해왔던 내용이다. 지난번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때도 상당히 진전을 봤다. 상설면회소는 물론이고 저희는 수시상봉 전수조사를 통한 생사확인, 화상상봉 등 모든 종합적 방법을 통해 더 늦기전에 한 분이라도 이산가족의 생사를 알고 만날수 있도록 여러 조치를 생각하고 있다. 합의문에 다 담지 못 하더라도 그쪽도 적극적인 의사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회담 형식은 어떻게 되나.
▶방북 첫째날과 둘째날에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아마 곧바로 실질적인 대화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판문점 회담 정도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최종 일부 수정이 있을 수 있지만 일반 정상회담처럼 상투적으로 낭독하는 형식보다 직접 실질 대화 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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