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빈 협상' 속 빈 협상 피하나…비건-北 회동 주목

[the300]실무협상 사령탑 '최선희-비건', '빈채널'서 검증 등 논의할 듯

권다희 기자 l 2018.09.30 14:18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비건 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2018.09.11.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북미가 이르면 이번 주 오스트리아 빈에서 본격적인 '비핵화 실무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남북·한미 정상이 언급한 비핵화의 각론 확인을 위해서다. 북미가 모두 반 발짝씩 물러선 현실적 해법이 도출될 지 주목된다.

30일 외교가 등에 따르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이르면 이번 주 빈에서 북측과 비핵화 실무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비건의 북측 카운터파트는 북미 핵협상에 잔뼈가 굵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유력하다. 

빈에서는 북미 양측이 주장하는 비핵화 일정·검증 등 쟁점사안을 실무적 차원에서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방북 전 북미의 이견을 확인하고 좁히기 위한 방법을 찾는 자리다. 

쟁점의 핵심은 비핵화 의지를 구현하는 방식이다. 미국 내 비판을 피하기 위해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임기(2021년 1월) 내 '비가역적인 비핵화'에 돌입했다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 동시에 북측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관련, 북미가 반발짝 양보한 해법이 나올 지 주목된다. 이를 위해 북측이 핵심 원자로·재처리 시설들을 폐기하면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등의 검증을 수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북이 검증을 수용하면 미국은 그간 요구한 '핵리스트 제출' 대신 '핵심 핵시설 폐기 후 기존 보유 핵물질 처리 등은 이후 논의'하는 방안을 수용할 수 있다. 종전선언 등 상응조치 입구를 이같은 단계적 방법으로 먼저 여는 구도다. 

폼페이오 장관도 23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 특정한 핵 시설 및 무기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처럼 북한이 일괄 신고를 한 뒤 하나하나 검증을 하면 물리적으로 트럼프 임기 내 비핵화 도달이 어려울 뿐 아니라 양측의 정보가 달라 협상 진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양측이 실용주의적 접근을 해 실질적인 비가역적 비핵화 방식에 합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유엔총회 기간인 26~27일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비건 대북특별대표와 세차례 면담하고 비핵화와 관련한 "북미 실무 협상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확인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 북핵 수석대표들이 남북미 정상이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정착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심도 있게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당국자는 "평양 정상회담 성과가 한미 정상회담을 거쳐 2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기 위해서 폼페이오 장관의 재방북과 북미 간 실무협상이 조속하고 면밀히 이뤄지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데 한미가 인식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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