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필]눈물의 필리버스터…'유시민 동지' 강기정 정무수석

[the300]

김성휘 기자 l 2019.01.08 16:01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6·13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강기정 광주시장 예비후보와 민형배·최영호 공동선대본부장이 17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의회 3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오후부터 경선 여론조사가 끝나는 20일까지 4일간, 72시간동안 지역 주요 현안이 제기되는 현장을 직접 방문해 주요 공약을 설명하는 정책 필리버스터 대장정에 돌입한다"고 밝히고 있다. 2018.04.17. hgryu77@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이면서 복지 분야 정책에 밝다. 의원 시절 상대 당 의원과도 격의없이 스킨십을 가진 친화력이 있다. 한병도 정무수석에 이어 청와대의 대국회 업무를 매끄럽게 풀어낼 자질로 주목된다.

3선의원, 개혁당→열린우리당..여야 스킨십

강 수석은 학생운동 경험을 발판으로 광주에서 시민사회운동을 벌이다 개혁국민정당(개혁당)을 주도했다. 이는 열린우리당 창당으로 이어졌다. 17대 국회부터 내리 3선 했다.

의정활동 스타일은 저돌적이었다. 작은 체구에 추진력이 좋아 '탱크'로도 불렸다. 국회 보건복지위·안전행정위에서 활동했고 19대 국회엔 4년 내내 정무위원회에서 활동했다. 박근혜정부 시기, 정무위에선 5·18 기념식과 '임을 위한 행진곡'을 둘러싼 논란의 한가운데 있었다. 강경한 보수주의자로 통하는 박승춘 국가보훈처장과 수차례 날카로운 설전을 벌였다.

그래도 상대 당 의원들과 스킨십이 좋았다. 전국 각지에서 상경한 지역구 의원들은 서울에 마땅한 기반이 없어 자취 또는 오피스텔 생활을 하는 경우가 있다. 강 의원도 2004년 초선 때 집을 구하기 전까지 의원실에서 며칠간 숙식한 적도 있다. 이때 국회 부대시설인 구내목욕탕 단골이 됐다. 그것도 오전 6시부터 이용하는 새벽형이다.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상대 당 의원과 '허물없이' 대화도 나눈 게 큰 자산이 됐다. 

2015년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때 당 정책위의장에 발탁했다. 우선 탕평인사로 해석됐다. 강 수석은 친노이긴 하지만, 당시 친문보다는 정세균 의원과 가까운 정세균계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정세균 대표 체제로 2010년 6·2 지방선거를 치렀을 때 대표비서실장이었다. 통합 의미는 물론이고 강 수석의 정책 역량을 높이 산 걸로 풀이됐다.

특히 복지정책 경험이 풍부하다. 2007년 통과된 기초노령연금법이 대표적인 강기정법이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전 보건복지부 장관)과는 개혁당을 함께한 동지로 2007년 국민연금법-기초노령연금법 통과 땐 여당 의원과 주무장관으로 호흡을 맞췄다. 이를 바탕으로 2015년 여당과 함께 공무원연금개혁 협상을 이끌었다. 
강기정 정무수석 뇌구조(국회의원 시절, 2015년)


거물 꺾은 다윗..'도전정신'

강 수석은 전남 고흥 출신으로 전남대 전기공학과 시절 학생운동에 투신했다. 전남대 삼민투(민족통일·민주쟁취·민주해방 투쟁위)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5.18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미국 문화원 점거농성을 벌였다. 이 일로 8년의 실형을 받고 3년 7개월 복역했다. 점거농성 동료가 나주시장을 지내고 문재인정부 청와대 비서관도 했던 신정훈 전 의원이다.

15·16대 총선에 연거푸 낙선한 뒤 절치부심, 열린우리당 시절인 17대 국회에 처음 배지를 달았다. 탄핵 역풍에 힘입어 6선의 김상현 후보를 꺾어 화제를 뿌렸다. 거기에 그쳤으면 '탄돌이' 정도였겠지만 2008년 18대 총선에선 한화갑 전 의원을 눌렀다. 거물 킬러, 다윗이란 별명이 생겼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받지 못한 가운데 본회의장 필리버스터에 동참했다. 5시간 넘는 발언을 이어가며, 지난 정치역정을 떠올리면서 눈물을 참지 못해 소매로 눈가를 닦는 모습이 생중계됐다. 

학구열이 높고 책도 여러 권 썼다.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 때 비록 '독수리 타법'이라도 노트북 컴퓨터를 들고 다니며 회의마다 내용을 정리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강기정의 목욕탕 이야기'란 책을 두 권 냈을 정도다. 해외출장 땐 공항 대합실, 비행기 기내를 가리지 않고 그때그때 소감을 썼다. '강기정이 전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 이야기'도 있다. 야당 시절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공식기념곡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노래 작곡자를 찾아가 만난 대화를 담았다.

국회선진화법이 없던 시절, 국회의원간 몸싸움에 여러 차례 관련된 기억도 있다. 

[프로필] △전남 고흥(1964) △전남대 전기공학과 △17, 18, 19대 국회의원(3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 간사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 △통합민주당 원내대표 비서실장 △열린우리당 원내부대표 △열린정책연구원 이사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문재인대선캠프 상황실장(경선)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 총괄수석부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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