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테이블' 언제…韓 역할 커지고, 고민 늘었다

[the300][런치리포트-하노이 리뷰] 한미 '이도훈-비건' 채널 이번주 가동...文대통령 4일 NSC주재, 靑 "정확한 판단이 우선"

오상헌 기자, 김성휘 기자, 최태범 기자 l 2019.03.03 17:25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9.2.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리 정부가 베트남 하노이 2차 정상회담에서 '빈손'으로 등을 돌린 북미의 중재자 역할을 조만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회동을 시작으로 장관급 대면과 한미 정상회담 추진 등 각급 공조 채널이 순차적으로 가동될 전망이다. 남북간 물밑 접촉도 서둘러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정보라인을 가동하거나 대북특사를 파견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북미 관계 개선의 중재·촉진자 역할을 자임한 우리 정부의 부담은 더 늘었다는 분석이다. 2차 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를 넘어서는 비핵화 방안과 대북제재 해제 논의가 오가는 등 판이 예상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3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르면 5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만날 계획이다. '노딜'(합의 무산)로 끝난 북미 협상의 후속 대책을 논의하는 한미 공조의 시발점이다. 

북미 실무협상을 조율했던 비건 특별대표는 이 본부장과 만나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북핵 관련 한미공조 방안을 협의하면서 특히 한국의 역할을 집중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본부장은 비건 특별대표에게 북미 대화 재개에 한국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내비칠 전망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지난 1일 전화통화를 하고 조속한 시일 안에 직접 만나 한국의 가능한 역할 등 향후 대응 방안을 조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두 장관의 구체적인 회동 시기도 협의하기로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강 장관이 한미간 긴밀한 소통을 강조한 데 대해 "적극 공감한다"며 "북한과 대화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오후 주재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평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회담 직후 워싱턴DC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문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북한과 대화를 통해 타결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에게 적극적인 중재 역할도 당부했다. 

따라서 한미 공조와 함께 남북간 물밑 접촉도 조만간 본격화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북미 대화 재개나 3차 북미 정상회담 추진을 위해선 2차 회담 결과를 정확히 공유·진단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은 정보라인간 접촉이 이뤄진 후 남북 정상의 친서 교환이나 이를 위한 대북 특사 파견, 장관 및 고위급 회담이 거론된다.  

정상간 직접 만남 가능성도 주목된다. 남북관계가 북미관계를 촉진하기 위해 김 위원장 서울 답방을 재추진하는 것도 의미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5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무산 위기에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판문점 깜짝 정상회담으로 출구를 찾은 사례가 있다. 

청와대는 일단 신중한 입장이다. 하노이 회담 평가도 유보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북미 회담이 다시 열리고 결실 맺을 수 있도록 중재자 역할을 더 책임감있게 해야되는 입장"이라며 "이번 결과에 대해 섣불리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미의 입장차가 확인됐고, 판도 이전보다 커진 만큼 더 확실한 중재 카드를 마련하기 위해선 양쪽 속내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NSC 전체회의에서 외교·통일·국방부 세 곳의 보고를 각각 청취해 하노이 회담 결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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