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도 양정철도 차 돌려…윤건영은 文 모친 빈소 조문

[the300]남천성당 앞에서 줄줄이 돌아가…임종석 "그저 기도하는 마음만"

부산=최경민 기자 l 2019.10.31 07:10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 2018.04.20.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임종석·양정철·이호철·김경수·조한기·탁현민 등은 고(故) 강한옥 여사의 빈소를 조문하지 못했다. '복심'으로 불리는 이들 중에는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만이 문상을 할 수 있었다.

강 여사의 빈소가 마련된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 가장 먼저 도착한 것은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다. 그는 29일 문 대통령의 모친상 소식이 알려진 직후 남천성당에 왔지만 가족 외에 조문을 받지 않는다는 문 대통령의 방침을 따랐다.

이 전 수석은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만났다"라면서도 "별 다른 말이 없으셨다"고 말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30일 오후 8시쯤 남천성당 인근에 왔다. 두 사람은 청와대 측에 이 사실을 알렸지만, 청와대는 정중하게 돌아갈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가족끼리 단출한 장례 절차를 지키겠다는 문 대통령의 뜻이 워낙 완고했기에 차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조한기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은 30일 정오 무렵에 남천성당을 찾았다. 역시 조문을 할 수 없었다. 조 전 비서관은 "(빈소) 앞에서 못들어가고 나왔다"며 "도의상 왔는데 조의를 못하고 간다. 대통령을 뵙지 못했다"고 말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도 부산까지 와서 남천성당만 바라보고 갔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산에 와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대통령님의 뜻이 분명하셔서 조문은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남천성당 앞을 지나며 무거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안그래도 최근에 대통령님이 많이 피곤해 보여서 안타까웠다"며 "워낙 각별했던 어머님을 보내고 얼마나 상실감이 크실 지 또 걱정이다. 그저 기도하는 마음만 가득하다"고 설명했다.

탁현민 대통령행사기획자문위원도 페이스북에 "부산에서 서울로, 대통령님의 마음을 알 것 같아 가까운 사람 몇몇 분만 뵙고 빈소 앞에서 그냥 돌아 나왔다"며 "부득이 빈소를 들른 분들이든, 조용히 제 자리를 지키는 분들이든. 고인의 명복과 유족들의 안녕을 비는 것으로 충분하리라 생각한다"고 글을 썼다.

30일 늦은 오후에 남천성당을 찾은 윤건영 실장은 문 대통령에 직접 조의를 표할 수 있었다. 문 대통령의 "국정 업무에 충실하라"는 뜻에 따라 청와대에서는 김상조 정책실장만 대표로 조문을 왔었는데, 윤 실장은 따로 문상을 한 것이다. 

윤 실장은 약 30분 동안 빈소에 머물렀다. 기자들에게는 "드릴 말씀이 없다"며 "수고하시라"는 말만 남겼다. 

31일 오전 10시30분에는 강 여사의 장례미사가 있을 계획이다. 조문을 하지 못한 문 대통령의 측근들이 장례미사에는 함께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장지는 경남 양산의 천주교 부산교구 하늘공원으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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