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인' 열흘만에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확정 발표

[the300]

박종진, 박소연 l 2022.03.20 11:42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2022.3.20/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고 기존 청와대는 5월10일 제20대 대통령 취임과 함께 개방해 국민께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당초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나 외교부 청사를 이전 장소로 검토했지만 경호와 안보, 비용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용산 국방부 청사로 결정했다.

기존 국방부는 인근 합참 건물의 여유 공간으로 이동한다. 대통령 관저는 외무부 장관과 합참의장 공관이 있는 한남동에 자리잡는다.

윤 당선인은 20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먼저 윤 당선인은 광화문 이전이 어려운 점을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당선 이후 광화문 정부 청사들을 대상으로 집무실 이전 방안을 면밀하게 검토한 결과 쉽지 않은 문제임을 절감했다"며 "최소한의 경호 조치에 수반되는 광화문 인근 시민들의 불편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 내 일부 시설의 사용 역시 불가피해 청와대를 시민들에게 완전히 돌려드리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질의응답 과정에서는 관련 질문을 받고 "당선인 신분에서 보고받아보니 광화문 이전은 시민들 입장에서는 재앙이란 생각이 들었다"고도 표현했다.

그러면서 용산 국방부 청사가 집무실 이전 장소로 알맞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용산 국방부와 합참 구역은 국가 안보 지휘 시설 등이 구비돼 있어 청와대를 시민들께 완벽하게 돌려드릴 수 있고 경호 조치에 수반되는 시민들의 불편도 거의 없다"며 "용산 지역은 이미 군사시설 보호를 전제로 개발이 진행되어 왔으며 청와대가 이전하더라도 추가적인 규제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주변 미군기지 반환이 예정돼 있어 신속하게 용산 공원을 조성해 국방부 청사를 집무실로 사용할 수 있고 국민들과의 교감과 소통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으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22.3.20/뉴스1

국방부는 합참 청사 건물로 이동한다. 한미연합사가 경기도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합참 청사에 생긴 여유 공간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윤 당선인은 "합참 청사는 연합사가 평택으로 이전함에 따라 전쟁 지휘 본부가 있는 남태령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달 10일 당선인 신분이 된 지 열흘 만에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라는 파격적인 방안을 발표하는 것에 대한 안팎의 우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도 현재 청와대 공간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전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다"며 "그러나 경호상의 문제 등으로 번번이 좌절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기 시작이 50일 남은 시점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너무 서두르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알고 있다"며 "그러나 일단 청와대 경내로 들어가면 제왕적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를 벗어나는 것이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어렵다고 또 다시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린다면 이제 다음 대통령은 어느 누구도 시도하지 못할 것"이라며 "어려운 일이지만 국가의 미래를 위해 내린 결단이다. 단순한 공간의 이동이 아니라 제대로 일하기 위한 각오와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하고자 하는 저의 의지를 헤아려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청와대는 임기 시작인 5월10일에 개방해 국민들께 돌려드리겠다"며 "본관, 영빈관을 비롯해 최고의 정원이라 불리는 녹지원과 상춘재를 모두 국민들의 품으로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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