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재명, 만나서 어떤 얘기할까…'25만원 민생회복금' 주목

[the300]

안채원 l 2024.04.26 17:35
(서울=뉴스1) =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오후 3시 30분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전화 통화를 통해 다음주 적당한 시기에 용산에서 회동할 것을 제안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사진은 22년 윤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하는 모습(왼쪽.대통령실 제공)과 이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DB)2024.4.1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 /사진=(서울=뉴스1)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첫 영수회담 개최가 확정된 가운데 두 사람이 어떤 얘기를 나눌지에 관심이 쏠린다. 양측은 의제 제한 없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겠다고 했지만 이 대표가 제안한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채상병 특별검사(특검)법 등과 윤 대통령이 풀어야 할 숙제인 국무총리 인선 등으로 사실상 의제가 정해진 셈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26일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오는 29일 오후 2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차담 형식으로 영수회담을 진행한다. 현재로선 1시간 진행 예정이지만 더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 홍 수석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시간의 제한 없이 두 분이 말씀이 길어지면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1시간 이상 진행되는 만큼 인사만 나누는 수준의 회담에서 그치지는 않을 거라는 게 양측의 공통된 시각이다. 양측은 영수회담 직후 회담 결과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홍 수석은 이날 '공동합의문 문안 작성'까지 언급했다. 취임 2년 만에 처음 이뤄진 영수회담의 결과가 '빈손'일 경우 양측 모두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성과물에 대한 물밑 협상을 완료한 뒤 회담에 돌입할 것이란 시각이 많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홍철호 정무수석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 회담 3차 실무회동 결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4.26. chocrystal@newsis.com /사진=조수정


가장 주목되는 건 두 사람이 공통으로 방점을 찍은 '민생' 관련 주제인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이다. 양측은 이번 회담의 의의를 민생회복을 위한 협치에 두고 있다. 이 대표는 이에 맞춰 전 국민에게 25만원씩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을 강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대통령실의 시각은 다르다. 기본적으로 윤 대통령이 전 국민을 상대로 하는 현금 지원에 대해 부정적이다. 윤 대통령은 4·10 총선 직후인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무분별한 현금 지원과 포퓰리즘은 나라의 미래를 망치는 것"이라며 "우리 미래에 비춰보면 마약과 같은 것"이라고 맹비판했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선별적 지원이면 몰라도 전 국민 지급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게 사실"이라며 "여론도 그저 좋지만은 않은 것으로 내부에선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전날(25일) 브리핑에서 전 국민 지원금 관련 질문을 받고 "회복세를 보이면 소비를 지원하기 위한 부분들을 조금 더 해볼 수 있는데 소비나 내수도 (현재) 꽤 안정적으로 나와서 우리가 내수를 자극하는 정책을 잘못하면 물가 압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가 강하게 주장하는 사안인 만큼 윤 대통령이 어느 정도는 호응해 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민생회복지원금 관련해서는 대통령실도 무작정 안 된다는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안다"며 "최소한 민생에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만큼은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4.26. bjko@newsis.com /사진=고범준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국무총리 인선에 대한 의견을 물어볼 가능성이 높다. 총리는 민주당에서 동의해 주지 않으면 임명할 수 없는 만큼,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의견을 모아 임명할 경우 협치의 상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 사건 등 특검법에 대해서는 당장 결론이 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실은 특검법에 대해 대통령이 먼저 나서서 동의한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는 것은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만남 및 협의 지속에 대한 약속은 공동합의문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실에서는 이번 영수회담을 야권과의 협치를 시작하는 첫 단추라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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