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총리·박지원 만찬회동, 현안 입장차 확인

[the300]

심재현 기자 l 2016.07.21 23:50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1일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자체 '장외 필리버스터' 캠페인을 하고 있다.'장외 필리버스터'는 이날 오전 7시20분부터 마포당사에서 시작해 김성식 정책위의장의 모두발언을 시작으로 소속 의원 22명이 번갈아가며 30분 이상씩 발언했다. 2016.7.2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황교안 국무총리와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등 원내지도부가 21일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만찬 회동을 갖고 소통에 나섰지만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관련 의혹과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문제 등 현안을 두고 의견차를 확인했다.

황 총리는 만찬에서 "대내외적으로 나라가 어려운 상황에서 국회의 도움과 지도가 필요하다"며 "과거보다 소통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이용호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에 "이 자리에 와야 하는지 이견이 많았다"며 "4·13 총선, 5·13 청와대 회동에도 불구하고 소통과 협치를 위한 가시적인 노력이 하나도 없고 사드 배치, 우병우·나향욱·홍기택·진경준 등 총체적인 레임덕에도 아무 조치를 하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매우 거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오늘 박 대통령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발언은 대단히 유감"이라며 "사드 반대를 주장하는 성주와 국민을 불순세력으로, 우 수석 사퇴 주장을 대통령 흔들기로 말씀하는 상황 인식으로는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권력은 측근이 원수고 재벌은 핏줄이 원수라는 말처럼 레임덕은 권력 내부 측근과 공직사회에서부터 나온다"며 "아프더라도 도마뱀이 꼬리를 자르듯 잘라내지 않으면 레임덕 가속화된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총리만이라도 직언을 해야 대통령이 남은 임기를 성공할 수 있다"며 사드 배치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안 제출과 국무총리의 우 수석 해임 건의, 검찰개혁, 누리과정 예산 추가경정예산 반영, 세월호 특별법 개정 등 7가지 요구사항이 담긴 서면자료를 황 총리에게 전달했다.

황 총리는 주로 박 비대위원장의 발언을 들으면서 "잘 알겠다"고 답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박 원내대표가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에게도 우 수석 사퇴 필요성을 언급하자 김 수석은 "아직 의혹만 제기된 것이지 문제가 될만한 사실관계가 드러난 것은 없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원내대표는 "억울한 측면이 있더라도 정리해야지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의 '송곳발언' 이후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았지만 덕담이 오가면서 전반적으로는 비교적 화기애애했다고 이 원내대변인은 밝혔다. 총리실은 국민의당을 배려해 전남 함평 민속주인 '자희향'을 준비했고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가 건배사로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하여"를 제안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비대위원장도 황 총리에게 "역대 총리 중 가장 답변을 잘하는 총리"라며 "어떻게 그렇게 군더더기 없이 답변하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만찬 회동은 오후 6시30분부터 2시간 10분 동안 이어졌다. 국민의당에서 박 비대위원장, 김 원내수석부대표, 이 원내대변인 외에 김광수·신용현·윤영일·이동섭·이용주·장정숙·최경환 의원, 김명진 대표비서실장이 참석했다. 정부 인사로는 황 총리를 포함해 김 정무수석과 이석준 국무조정실장, 심오택 총리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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