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사드 부지 공식 발표 회피..."지역주민 존중" 황당 해명

[the300]軍 "민심 영향 미칠 수 있어"

오세중 기자 l 2016.09.30 18:20

30일 국방부가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대체 부지로 최종 선정 발표한 경북 성주 골프장. /사진=뉴스1


국방부가 30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부지로 경북 성주군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으로 최종 확정하면서 공식브리핑을 통한 발표를 거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국방부 출입기자실에서 "경북 성주군수에게 설명한 것을 공식적인 발표로 대체하겠다"며 언론을 대상으로 한 공식브리핑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방부에서 브리핑을 하게되면 민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지역주민에게 먼저 설명을 드렸고 주민들을 존중하겠다는 뜻으로 이해해 달라"고 공식브리핑 거부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국방부 출입기자단은 사드 배치 부지로 '성산포대'를 선정할 당시에도 공식브리핑을 통해 진행했고, 우리나라 국민의 안전과 안보에 걸린 문제에 대해 갑작스럽게 공식브리핑을 거부하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기자단과 국방부 관계자와 몇 번의 실랑이가 있었고, 기자단의 끈질긴 공식브리핑 요청에도 국방부는 끝내 이를 거부했다. 

사드 배치 부지 선정과정에서 번복을 할 만큼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국방부가 이번에도 '성주골프장' 선정을 환영하는 성주군수에게 선정 배경을 설명하는 것으로 갈음하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앞서 일정과 부지 선정을 번복하면서 졸속 정책운영에 대한 비판을 받은 바 있는 국방부가 이를 사전에 막기 위한 일환으로 공식 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해 브리핑을 거부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사드 배치 징역을 기존 성주 '성산포대'에서 '성주골프장'으로 변경한다고 알렸다. 

이미 앞서 '성산포대' 최적지라고 밝힌 국방부가 최종 부지를 번복한 것이다. 국방부의 '우왕좌왕' 정책적 판단으로 인해 스스로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평가다. 

또한 '성주골프장' 인근에 거주하는 김천 시민들도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군 당국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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