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스코어보드-외통위(종합)]'반쪽국감' 아쉬워…'다선 거물급' 가운데 빛난 '초재선'

[the300][런치리포트-2016년 국정감사 결산(상)]

박소연 기자 l 2016.10.20 05:37

편집자주 '국감 스코어보드'는 자료충실도·현장활약·국감매너·정책대안 등 4가지 잣대를 바탕으로 머니투데이 the300 기자가 바라본 국회의원들의 활동을 보여드립니다. 매일매일 주요 국정감사 현장을 촌철살인 코멘트와 친근한 이모티콘으로 전달해줌으로써 국민들에게 정치가 보다 가까이 다가가고, 국감이 내실을 기할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20대 첫 국정감사는 여러모로 '반쪽 국감을 면치 못했다. 새누리당의 국감 보이콧으로 지난달 26·27일 첫 외교부·통일부 국감이 야당 단독으로 열렸으며, 이후 단 이틀간 여야가 모두 참여한 종합국감에서도 외통위 본연의 정책질의보단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의록 공방에 치중했다.


외통위가 외교·통일이라는 대형 아젠다를 다루는데다, 보안상 이유로 자료 접근성이 제한돼 특별히 새로운 이슈를 발굴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경협 의원의 '미르재단, 코리아에이드 관여' 의혹 제기는 외통위의 거의 유일한 '히트 아이템'이었다.


김 의원은 민간단체인 미르재단이 코리아에이드 정부합동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하고 아프리카 3개국 순방 사전답사반에 참여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뿐만 아니라 김 의원은 우리 정부가 12년간 유엔 사무국에 공식적으로 '동해 표기' 요청을 한 건도 하지 않은 문제부터 통일부 비정규직 문제, 하나센터 재지정 문제, 탈북민 고용지원금 문제 등 제기로 양질의 국감을 이끌었다.


국민의당 간사인 이태규 의원은 초선 비례대표의 장점을 십분 살려 분야를 가리지 않고 성실하고 심층적인 '정책 질의'를 선보였다는 평가다. 이 의원은 특히 '젠틀한' 질의 매너와 정확한 전달력으로 국무위원들의 호응을 받았으며, 여야 대치시 중재 역할을 도맡기도 했다.


외통위는 평균 4선에 근접하는 상임위임에도 이석현·문희상 더민주 의원(6선)을 비롯해 박병석 더민주 의원(5선), 강창일·설훈 더민주, 박주선 국민의당 의원(4선) 등 많은 다선 의원들이 초선 못지않은 이슈 파인딩과 성실한 국감 참여를 보였다. 


다만 8선의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은 자료에 근거한 정책질의보다는 종합국감 이틀 내내 과거 정부의 '햇볕정책'과 송민순 회고록에 등장한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 등 '야당 때리기'에만 골몰한 모습을 보였다.


외통위 국감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성과를 거뒀다. 먼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를 국감 증인으로 채택해 그가 본인의 경험담을 자신의 목소리를 여과 없이 국민들에게 직접 전달했다는 것은 의미있다는 평가다. 외통위는 평소 증언 제한시간마저 해제하고 김복동 할머니의 증언을 경청했다.


멕시코에서 인신매매범으로 몰려 구금됐던 한인 여성은 국감기간 중 의원들의 적극적인 문제제기로 외교부가 현지에 영사대사를 파견한 후 멕시코 연방법원이 이 여성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이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났다.


이 밖에도 여야 의원들의 재외국민 보호대책 집중 추궁 이후 외교부가 재외국민 보호 강화를 위해 해외 치안 관계자를 초청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외통위도 관련 외교부 예산 증액에 공감대를 확인했다. 탈북자 고용 및 지원 대책 등 탈북민 수용 대책도 이번 국감에서 집중적으로 논의돼 관련 제안이 곧 발표될 정부 대책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12·28 위안부 합의와 대북정책 기조 등 여야 이견이 첨예하게 갈렸던 문제에 대해서는 의미 있는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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