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그래픽]국회 "'KBS수신료 인상' 설득력 낮다" 검토보고서 제출

"수신료 인상사유, 국민적 동의얻는데 충분치 못해…경영위기만 호소" 비판

김경환 이미호 기자 l 2014.05.08 19:31


국회 사무처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수석전문위원실이 8일 'KBS 수신료 인상안'에 대해 "2007년과 2011년 두차례 국민적 동의를 얻는데 실패한 요인을 극복하기 위한 차별화된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국회사무처는 이날 미방위 전체회의에 앞서 제출한 '텔레비전방송수신료 인상 승인안 검토보고서'(작성자 이인용 수석전문위원)에서 KBS 이사회가 의결한 수신료 인상안이 역대 인상안과 비교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KBS 수신료 인상의 정당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새누리당은 국회 미방위 전문위원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날 열린 전체회의에서 단독으로 KBS 수신료 인상안을 상정했다. 하반기 국회에서 상임위 논의를 시작할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검토보고서는 "2014년 승인안에 제시된 수신료 인상 사유가 이전에 제출된 두 번의 승인안이 국민적 동의를 얻는데 실패한 요인을 극복하는 데 필요한 차별화된 방향성을 충분히 제시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KBS가 처한 위기는 크게 정체성 위기, 정당성 위기, 경영 위기 등 3가지로 볼 수 있다"며 "2014년 승인안의 경우 정당성 위기 및 정체성의 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 및 대응방안을 제시하려는 노력보다 수신료 수입 부족에 따른 경영 위기에 호소하려는 성격이 상대적으로 강하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또 "그동안 수신료 논쟁과 관련해 수신료 납부자 입장에서의 불만은 수신료의 높고 낮음 그 자체보다 수신료의 제도적 정당성 또는 시청자 동의 확보와 관련된 정당성의 위기에서 비롯된 측면이 더욱 크다"고 지적했다.

국민들이 KBS 보도아 프로그램에 대한 불신에서 수신료 인상을 반대하고 있지만, KBS 경영진들은 '경영상 위기'만을 호소하고 있어 간극이 크다는 점을 비판한 것이다.

국회 사무처는 이와 함께 KBS가 '재정건전성 확보', '광고 의존도 축소' 등 수신료 인상 사유로 제시한 요인들도 대체적으로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재정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투자와 관련, "정작 시청자의 체감 효과는 크지 않다"며 "수신료 인상의 필요성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시청자 입장에서 디지털 전환으로 체감할 수 있는 방송서비스 개선 효과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직접수신으로 KBS를 시청하지 않아도 유료방송 가입비와 수신료를 이중으로 부담한다는 부정적 인식에 대해 정부와 지상파 방송사의 책임있는 대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수신료 인상의 정당성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수신료 인상시 광고수입을 2012년대비 2100억원 가량 줄이겠다는 광고 축소 계획과 관련, 보고서는  "단편적인 광고폐지방안보다 KBS의 재정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에 대한 다양한 선택지를 국민에게 제시하고 이에 대한 국민적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수신료 비중이 높아지고 광고를 폐지할 경우 KBS가 더욱 공영방송다워질 것이란 인과관계가 설득력을 갖도록 하는 것은 KBS가 스스로 입증해야할 과제"라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S 수신료 인상을 시도하려면 "국민의 부담으로 수신료를 조정해 KBS 공적 재원구조를 확충하는 만큼 이에 상응하는 인력구조 개선을 비롯한 인건비 절감, 불요불급한 사업경비의 절감 및 자산 전반에 대한 구조조정 등 뼈를 깎는 자구노력이 필요하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고품격 방송서비스 제공 노력도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또 "보다 개방적이고 폭넓은 사회적 논의와 합의를 위해 KBS의 회계분리 도입, 수신료 산정기구 도입, 보도 공정성 및 제작 자율성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며 "국회에서 보다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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