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보는세상]"이명수 의원이 누구예요?"

[the300]

진상현 기자 l 2014.05.22 07:11

 "이명수 의원이 1등을 했다구요? 누구였더라…" 


머니투데이 새 정치정책뉴스 더300(the300)이 지난 15일 출범에 맞춰 실시한 국회의원 대상 설문에서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이 '입법 활동을 잘하는 의원' 1위에 올랐다는 소식들을 전하자 한 베테랑 보좌관이 보인 반응이다.


 설문 작업을 진행했던 기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충남 아산에 지역구를 둔 이 의원이 새누리당 충남지사 후보 경선에 출마해 패한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입법 활동에서 이처럼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은 잘 몰랐다. 


입법 활동을 잘하는 여야 의원 각 1명씩을 뽑아달라는 질문에 응답한 국회의원은 110명. 이 가운데 여당에서 이 의원을 적은 동료의원들이 14명이었다. 4표로 여당에서 공동 2위를 차지한 안종범, 김현숙, 강은희 의원을 크게 앞질렀다. 이 의원은 행시 22회의 관료 출신으로 지난 18대에 원내에 입성한 재선 의원이다. 이 의원은 정쟁이나 본류를 떠난 질문을 지양하고, 건수 채우기 법안 대신 대안 중심의 정책을 내세워 야당 의원들까지 배울점이 많다는 평가를 받았다.


8표로 전체 2위, 야당 1위에 오른 새정치민주연합 민병두 의원도 마찬가지다. 언론인 출신으로 당직을 두루 거치면서 '전략통'으로는 이름이 나 있지만, 입법 분야에서의 활약상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다. 민 의원은 쟁점 법안이 많은 정무위원회 법안 소위 멤버로 여야간에 이견이 컸던 경제민주화 법안 등이 합의점을 찾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사실 국회의원들은 과거에 비해 누리는 것은 적고, 해야 할 일은 많아졌다. 정치자금이 투명화되면서 지역구 관리와 의정 활동에 쓰기에도 후원금과 세비가 빠듯한 의원들이 많다. 뒤에서 인사권이나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시대도 아니다. 이에 반해 정책의 중심이 행정부에서 입법부 넘어오면서 각종 법안과 정책의 최종 결정자로서의 책임은 훨씬 무거워졌다. 


하지만 언론은 여전히 과거의 틀에 머물고 있다.

기존 정무 중심의 현안을 쫓아다니기에만 바쁘고 1년에 수천개씩 발의되고 수백개씩 통과되는 각종 법안들은 거의 조명하지 못한다. 국회의원들의 역할과 무게 중심이 입법과 정책으로 옮겨가고 있는데 언론이 이를 제대로 비추지 못하면 국민들로선 '옥석' 구분이 어렵다.

이명수 의원이나 민병두 의원의 입법 분야 활약상에 대해 베테랑 보좌관 조차 제대로 모르는 현실이 이를 대변해준다. 언론에서 다루지를 않으니 국민들로선 누가 진정으로 자신들을 위해서 정책을 가다듬고, 법안을 만드는지 알 길이 없다. 이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표에 민감한 국회의원들로선 언론의 주목을 받고 당장 지역민심에 어필할 수 있는 일을 우선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입법과 정책은 뒷전이 된다. 


시쳇말로 '언론은 사회의 공기(公器)'라고 한다. 정치가 그래야하는 것처럼 언론도 사회의 변화를 담아내야 한다. 그래야 공익을 위한 공기의 역할을 해낼 수 있다. 더300이 정책 중심의 정치 뉴스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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