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세수 8.5조 부족...정부 비현실적 경제전망 한몫

[the300]국가예산정책처 "수출주도성장 등 우리 경제 구조적 문제가 세수부진 불러"

김경환 기자 l 2014.07.01 17:31
수출주도 성장과 지나친 제조업 위주 산업 환경 그리고 가계부문과 기업부문 불균형으로 대변되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가 세수부진을 불렀다는 진단이 나왔다.

박근혜정부가 비과세·감면 제도정비를 통해 세수를 확충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제 정비규모는 목표치의 25.5%, 3조9000억원에 불과해 이대로라면 비과세·감면을 통한 세수확대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정부의 현실성없는 낙관적 경제전망도 세수오차를 야기하는 원인으로 제시됐다.

1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13회계연도 총수입 결산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총수입은 국세수입부진 등의 영향으로 예산(360조8000억원)대비 8조9000억원 감소한 351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국세수입은 예산(210조4000억원) 대비 8조5000억원(4%) 적은 201조9000억원이 징수돼 2012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결손을 시현했다. 국세수입 부진은 부동산·주식시장 침체를 동반한 경기부진 지속에 따른 법인세수 감소 등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세외수입도 예산(150조4000억원) 대비 5000억원 감소한 149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정책처는 지난해 국세수입 실적 부진 원인으로 △기업수익성 악화 △민간소비 둔화 등 내수부진 △부동산·주식시장 등 경기요인을 지목했다.

지난 2011~2013년 경상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연평균 3.5%를 기록했지만, 국세수입은 이보다 낮은 2.4% 증가에 그쳐, GDP 성장률에 대한 국세수입 증가율 탄성치는 0.7를 기록했다. 이는 과거 경기침체 기간(0.8~0.9)보다 오히려 낮은 수준이다.

정책처는 "과거 경기침체시보다 경기부진에 따른 세수증가 둔화 속도가 최근 더 심화되고 있다"며 "최근 세수감소에는 경기적 요인뿐만 아니라 구조적 원인이 내포돼 있다"고 지적했다.

정책처는 이와 관련, △수출·내수간 불균형 △제조업·서비스업간 불균형 △개인부문과 기업부문의 소득격차 등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경제의 구조적 변화가 최근 세수부진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정책처는 "구조적 세수부진 원인은 경기회복시에도 성장에 따른 자연세수의 증가를 둔화시켜 향후 세수여건의 정상화를 지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내수 위축에 따른 수출 의존도 심화는 성장에 대한 세수증가 탄력성을 둔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GDP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을 수록 국세탄성치가 낮아진다는 것.

또 서비스업이 법인세에서 차지하는 비중 및 실효세율이 제조업에 비에 높다는 점에서 제조업과 서비스업간 불균형 역시 법인세수를 감소시키는 요인이라고 제시했다. 서비스업의 발전이 필요하다는 것.
 
이와 함께 가계부문 소득여력 감소 역시 민간소비 부진, 주식 및 부동산 경기부진으로 전이돼 소득세·부가가치세·증권거래세·양도소득세 등 개인부문 소득세수 감소를 초래하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정책처는 지난해 세수오차가 본예산대비 14조5000억원, 추경예산대비 8조5000억원으로 확대된 것과 관련, 정부의 낙관적 성장률 전망을 비판했다. 지난해 예산편성시 정부가 전제한 경상GDP 성장률은 6.9%, 추경예산은 4.3%로 실제 성장률 3.7%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었다.

정책처는 이러한 오차의 상당부분은 GDP디플레이터의 전망(2.0%)과 실적(0.7%) 차이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물가지표의 정확한 추정역량 강화는 물론 보다 근본적으로는 정부 거시경제 전망의 현실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비과세·감면 정비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박근혜정부는 비과세·감면에 따른 세수확대로 복지재원을 충당할 것이라고 공약가계부에서 밝혔다. 하지만 2012~2013년 비과세·감면 부분정비를 통해 조달 가능한 재원(2013~2017년 누적)은 3조9000억원으로 당초 목표인 15조3000억원의 25.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처는 이에 따라 보다 과감한 비과세·감면 축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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