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00% 협찬제작에 "수신료 제작" 허위홍보-최민희

[the300]:제작비 초과 협찬도 다수 받아…수익 62억 넘어"

이하늘 기자 l 2014.09.22 16:40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사진= 뉴스1

KBS가 제작비보다 더 많은 금액의 협찬비를 받아 수익을 챙겨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일부 협찬 프로그램에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 여러분의 소중한 수신료로 제작되었습니다"는 자막을 넣어 수신료 인상을 위한 허위 홍보활동을 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최민희 의원은 2010년부터 2013년 8월까지 'KBS의 외주제작 교양·다큐 프로그램 협찬 내역을 분석한 결과, 이 가운데 총 107개의 프로그램에서 제작비를 초과하는 협찬비를 받아 62억원 이상의 수익을 남겼다고 22일 밝혔다.

/자료= 최민희 의원실


협찬비가 제작비를 초과하는 프로그램은 2010년 20편에서 2011년 28편, 2012년 32편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최 의원은 "KBS가 외주제작사에게 지급하는 제작비 외에 별도의 비용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며 "제작비를 넘어서는 협찬비를 받는다는 것은 KBS가 협찬비로 외주제작비를 100% 충당하고도 가만히 앉아서 수익을 남긴다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특히 지난해 7월 '스마트교육이 몰려온다'는 프로그램은 특정 전자기업의 상품 및 로고 등을 빈번하게 노출했다. 삼성전자로부터 2억6400만원의 협찬을 받아 제작한 이 프로그램은 1억7600만원을 제작비로 쓰고, 8800만원을 수익으로 남겼다.

최 의원은 "방송심의규정에 의하면 상품의 명칭·로고 등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거나 의도적으로 부각시켜 광고효과를 주어서는 안된다"며 "또한 협찬주에게 광고효과를 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작하면 안 되지만 이 제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KBS는 해당 프로그램 말미에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 여러분의 소중한 수신료로 제작되었습니다'는 자막을 내보냈다. 이에 최 의원은 "삼성이 협찬한 돈으로 제작된 프로그램을 '시청자의 수신료로만 제작된 100% 공익적 프로그램'인 것처럼 속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KBS는 국가브랜드위원회·한국원전연료·한국수력원자력·한국전력공사 등 정부기관 및 공기업의 협찬을 받아 복수의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해당 기관의 정책 및 입장을 과도하게 홍보했다"며 "특히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는 정부정책 및 원자력의 경제성만 강조했을 뿐 원전 사고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 비용과 위험에 대해서는 별달리 언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KBS 측은 "'수신료 제작' 자막은 KBS가 수신료를 주요 재원으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는 것과 소중한 수신료를 내준 시청자들에게 감사한다는 내용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해당 프로그램을 특별히 지칭해 방송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KBS는 또 "협찬수익을 남기는 것은 현행 방송법 시행령(제36조 제4호)에서도 협찬 수입을 KBS의 재원으로 명시하고 있는 만큰 법령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부족한 제작비를 뒷받침하는 것은 오히려 수신료의 부담을 줄이면서 질 좋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순기능적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2010년부터 2013년 8월까지 KBS에 가장 많은 협찬을 진행한 기업은 현대자동차그룹으로 38억원이 넘는 금액을 협찬했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은 20억6000만원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29억50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자료= 최민희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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