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전쟁' 포문 연 野 "5조 삭감"…與 "정권 흠집내기 안돼"

[the300] 野, 예산심사 5대 원칙 발표…與 예산심사 3대 기조로 '견제'

김세관 기자 l 2014.11.02 17:02

편집자주 내년 나라살림 376조원. 우리 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만들어진 예산이다. 앞으로 한달여 동안 국회는 그동안 매년 해왔든 예산을 깎고 늘려 새해 예산안을 확정한다. 예산안의 최대 이해관계자는 일반 국민들이지만, 정작 예산안 심의 과정을 꼼꼼히 들여다본 이들은 많지 않았다. 우리 주머니 사정과 직결될 새해 예산안을 국회가 어떻게 다룰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내 돈 어디에···2015 예산 워치' 기획 시리즈를 통해 미리 짚어본다.

백재현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회의실에서 2015 예산안 심사방안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뉴스1.


내년도 예산을 둘러싼 여야의 샅바 싸움이 시작됐다. 야당은 2일 법인세 과표구간 세율 변경안을 내놓고, 정부 예산안 가운데 5조원 안팎의 문제사업예산을 삭감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여당은 생산적 예산심사를 당부하며 정권 흠집내기식 삭감은 자제해야 한다고 받아쳤다. 

본격적인 예산시즌에 앞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예산안 심사방안' 기자간담회를 열고 먼저 포문을 열었다.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새정치연합은 내년도 예산안 심사의 5대 기본원칙을 △재정파탄 방지·재정지출 확대를 위한 재원 마련 △위기에 놓은 민생 지원 사업 확대 △지방재정 지원대책 마련 및 지역현안사업 해결을 위한 국비 예산 확보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기 예산 확보 △문제 사업 삭감 등으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우선적으로 새정치연합 출신 의원들이 발의한 이른바 '법인세 감세 철회 3대 법안'(대기업 비과세·감면 폐지, 기업 최저한세율 상향조정, 법인세율 인상)을 통과시켜 연평균 9조6000억원의 추가 세수를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결삼 심사 시정요구를 이행하지 않았거나 4대강 후속사업, 특정단체 지원 사업 등 문제가 있다고 보는 사업 예산을 삭감해 증액사업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5조원 내외라는 구체적인 삭감 규모도 밝혔다.

12월2일로 정해진 예산안 처리시한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날짜를 지키겠지만 법정 시한보다는 충실한 심사에 방점을 둬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이춘석 새정치연합 의원은 "시한 내 처리는 동의하지만 예산심의를 발목 잡는 빌미가 되면 안 된다"며 "전후를 다 무시하고 시한 내 처리를 얘기하는 것은 국회의 심의 권한을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의 이 같은 공세에 대해 여당은 이날 당 대변인을 통해 '새해 예산안 3대 기조'만 공개하며 견제에 나섰다. 새정치연합이 선제적으로 예산안 심사의 '청사진'을 제시한 만큼 조만간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해 맞불을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사진=뉴스1.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경제살리기 예산 △안전 예산 △복지 예산 등 새해 예산안 심사의 3대 기조를 발표했다.

박 대변인은 "무엇보다 경제를 살리고 국민 안전과 복지도 확충하는 생산적인 예산 심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사실을 호도하고 국민을 편 가르기 하는 정쟁성 심사는 '경제 골든타임'을 허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5조원 내외의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야당의 공세와 관련, "예산항목에 '정쟁의 색깔 입히기'나 '무조건적인 칼질'은 지양돼야 할 것"이라며 "경제 살리기에 역행하는 정권 흠집내기식 삭감은 자제돼야 하고 국가 재정을 외면하는 포퓰리즘 식 증액 논의도 금물"이라고 말했다.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보다 심사에 포커스를 두겠다는 야당의 입장에 대해서도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 내 처리는 국회 선진화법의 양대 축 중 하나"라며 "처리 시한에도 방점을 찍고, 충실한 심사에도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윤영석 새누리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현안관련 브리핑을 통해 "2015년 예산안은 경제활성화 및 서민복지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편성했다"며 "여야가 불필요한 신경전을 접고 밀도 있게 국회일정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매년 예산안 심사 때마다 문제가 됐던 의원들의 '쪽지예산'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개선 의지를 밝혔다. 이학재 새누리당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는 지난달 31일 "이번 예산처리 과정에서는 쪽지 뿐만 아니라 카카오톡, 문자 예산 모두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춘석 새정치연합 예결위 간사도 "일체의 쪽지예산을 없애고 예산심사의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