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건 새정치 원내대표 경선…이종걸·설훈·박기춘 물망

[the300]김동철·조정식·최재성 '고심중'…수도권 강세, 친노계 실종

지영호 기자 l 2015.03.11 15:19

사진 왼쪽부터 이종걸, 설훈, 박기춘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경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군들의 윤곽도 서서히 잡혀가고 있다. 수도권 3선 이상 의원들이 대거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보군들은 최근 당내 인사들과 만나 의견을 교환하는 한편 득표계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11일 새정치연합에 따르면 이종걸(안양 만안), 설훈(부천 원미), 박기춘(남양주)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에 참여하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고, 여기에 김동철(광주 광산), 조정식(시흥), 최재성(가평) 의원이 출마 여부를 검토 중이다.

후보군에 속한 의원실 보좌관은 “4·29 재보선이 있어 5월 초 치러질 원내대표 경선 후보자들의 움직임도 다소 빨라졌다”며 “3월 말이나 4월 초에는 후보자가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철 의원을 제외하면 모두 수도권 의원 일색이라는 점이 이채롭다. 현 우윤근 원내대표가 호남권 출신(전남 광양·구례)이라는 점에서 이번에는 수도권 의원들이 나서야 한다는 분위기다.


◇이종걸·설훈·박기춘…의욕 충만 ‘잰걸음’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4선의 이종걸 의원은 지난해 10월 우윤근 후보와 2차 경선까지 갔던 만큼 의욕이 충만하다. 당시 1차 투표에서는 우 후보를 1표차로 앞섰으나 2차 투표에서 친노 및 구주류 표가 우 후보에 몰리면서 11표차 패배를 기록한 바 있다.

이 의원은 원내대표 출마 관련, 문재인 대표를 만나 의견을 듣고, 김한길, 안철수, 박지원 의원과도 만나 지지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원내에서는 강한 야당을 원하고 있는데 야당탄압대책위원장을 하면서 이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본다”며 “계파에 휘둘리지 않고 여당과의 협상에서 싸워 이기는 원내대표가 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동교동계 막내이자 김근태계로 분류되는 3선의 설훈 의원도 일찌감치 원내대표 경선에 뛰어들었다. 후보군 중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다는 평가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 자리를 박주선 의원과 1년씩 맡기로 하면서 5월이면 위원장직을 내놔야 하는 만큼 ‘한 자리’ 열망이 크다.

설 의원 측 관계자는 “풍부한 정치경험과 돌파력을 바탕으로 당내 지지를 받고 있다”며 “친노와 DJ계의 화합 명분도 있어 후보군 중 원내대표 최적임자가 아니겠냐”고 자평했다.

저격수의 원조 이미지가 원내대표 경선에 득이 될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우 원내대표 체제에서 이뤄진 여야의 ‘공존 모드’가 단절될 것이란 예상과, 여당에 끌려 다니지 않는 ‘강한 야당’을 원내에서 구축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설 의원 측은 김근태계와 친노 강경파의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

3선의 박기춘 의원은 출마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유력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최근 출마 여부를 놓고 원내 인사들과 만나 의견취합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재인 대표와의 관계는 나쁘지 않다. 지난 대선 패배 이후 당내에서 친노 책임론이 흘러나왔을 때 "문재인이 아닌 다른 후보가 나섰다면 그만한 지지율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친노(친 노무현계)그룹을 끌어안기도 했다. 박지원계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계파색이 옅다는 것을 강점으로 삼고 있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최종 결정은 안한 상태지만 출마에 무게가 실린다”며 “계파색이 옅고 합리적 협상가 이미지가 있어 원내대표를 맡으면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내대표를 이미 경험한 이력이 변수다. 박 의원은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난 2012년 12월 원내대표를 이어받았다. 원내대표에 또 다시 도전하는 명분을 어디서 찾을지 고심 중이다. 당시 김무성 대표와 22일간 이어진 철도노조 파업을 풀어내며 ‘협상가’ 이미지를 굳혔던 만큼 이 부분을 적극 부각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왼쪽부터 김동철, 조정식, 최재성 의원

◇김동철·조정식·최재성 ‘고심중’…친노계 후보 안낼듯

2·8 전당대회에 가장 먼저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불출마로 선회한 3선의 김동철 의원도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출마를 결정하지는 않았고 현재 고민하고 있다”며 “4월 재보선이 있고 새로 당 지도부가 구성되면서 당내 화합과 대탕평 분위기가 있는데, 원내대표 경선 과열 분위기가 형성되면 이게 훼손될 수 있어 아직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도성향의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김 의원은 당내 비주류인 ‘쇄신모임’ 소속으로 활동했다. 지도부에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아 당내에서 호불호가 엇갈린다.

직전까지 사무총장을 지낸 3선의 조정식 의원도 물망에 오른다. 제정구 의원 보좌진 출신의 조 의원은 온화한 성품에 친화력을 바탕으로 역시 손학규계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2·8 전당대회 최고위원 도전을 막판까지 고심했던 것처럼,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조 의원실 관계자는 “최고위원 선거 때도 드러나듯 혼자 고심하고 결정하는 스타일”이라며 “아직까지 얘기는 없지만 경선 준비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세균계 범친노 그룹에 속하는 3선의 최재성 의원도 후보로 거론된다.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경험을 살려 또 한 번 도전할 것이란 예상이다. 경제 전문지식이 풍부하고 합리적인 사고를 지닌 것이 최대 강점이다.

최 의원 측 관계자는 “원내대표 경선이 제한된 유권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어서 의원들의 평판을 청취하고 있다”며 “출마 여부는 아직 확정적이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문재인계에 속하는 노영민 의원은 문 대표의 ‘탕평 인사’에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친노계 원로인 유인태 의원은 후진을 위해 각각 이번 경선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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