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갈이를 왜 물갈이라고 부르지?"…안철수의 의문

[the300][인터뷰 전문]"국민들이 너무 힘들어서…" 힘들다고 말못하는 안철수

김태은 기자 l 2015.07.24 15:07
"당 사무총장 방 시원~~하다~"



◇프롤로그(Prologue)


안철수 : 여기(새정치민주연합 사무총장실) 너무 시원하네 너무 좋다. 이래서 당직을 맡는구나.(웃음)
김기자 : 하하하하하.
김준성 부실장 : (질문지 건내며) 질문지...아직 안 보셨어요?
안 : 아 뭐…필요없어요.
김 : 하하하하. 제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질문진데.
안 : 네네.
김 : 저 질문지대로 질문 안할 걸 아셨구나.
안 : 하하하하하.

<그래서 질문지와 다르게 인터뷰 진행>

◇정치인과 전문가 사이

김 : 오늘도 국정원 해킹사건 계속 기자들 만나서 설명해주시는데 기자들이 이해를 잘 하든가요?


안 : 제가 늘 딜레마가 그거에요. 공정성장론, 경제문제 먹고사는 문제가 제일 중요해서 작년 12월부터 매달 하는데 결국은 한 시간 열심히 이야기하고 나면, 그래서 결론이 박근혜를 까요, 안까요, 이렇게 누구를 비판하고 정치적으로 각을 안세우면 기사화가 안되니까.

결국은 일반 국민들은 제가 아무 일도 안하고 있다고 느낄 수밖에 없거든요. 그게 제가 가진 굉장히 (큰) 딜레마요 사실. 저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콘텐츠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는데요. 평가기준이 중요하잖아요. 대학 평가기준을 교육부가 바꾸면 전국의 대학들이 다 거기에 맞춰서 굉장히 많이 바뀌어요. 평가기준이 중요한데 정치인의 평가기준은 뭘까 생각해보니까 언론사더라고요.

언론사에서 정치인의 평가기준을 제시하는데요. 만약에 이 평가 기준이 콘텐츠가 아니라 정치적인 퍼포먼스라면 유권자들은 거기를 통해 정치인을 볼 수밖에 없거든요. 다른 일반 소비재처럼 가게처럼 살 수 있고 볼 수 게 아니기 때문에. 그러면 어떻게 되냐면 선거결과로 콘텐츠 없는 정치인을 뽑는 쪽으로 가게 되는 거에요. 그런 거에 대한 문제의식이 많아요.

그래서 머니투데이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있다고 생각한 게 결국은 융합적인 접근방식으로 정치에서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걸 제일 먼저 아신거잖아요. 그 접근 방법이 처음에는 힘들더라도 꾸준히 밀고 갔으면 좋겠다 싶어요. 그 제 고민인데요. 한편으론 환경 탓만 할 수는 없으니까, 지금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제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을까, 거기에 대한 제 고민들을 하고나씩 실현에 옮기고 있죠. 채널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월간 안철수'같은 시도도 거기서 나온 겁니다.


김 : 굉장히 좋은 시도입니다. 사용설명서란 형식이 현안도 물론 담지만 정치인의 아이덴티티를 보고싶은 면도 큰데 자금 말씀하신 내용 중에 대표님에 대해 담고 싶은 내용 두 가지를 지금 다 말씀하셨습니다. 첫째가 국해킹사건 맡으면서 전문가 안철수라는 부분인데요. 이번 뿐 아니라 메르스 때도 의사로서 전문성을 주목받고 요구받았지요.


안 : IT 과학기술, 경제, 교육, 우리나라에서 제일 중요한 네 가지 분야에서 전부 필드 경험이 있으니까. 하하.


김 : 전문가 입장에서 확인해주고 문제제기를 해줘야하는 부담감이 있을 거 같아요.


안 : 부담감은 없는데. 하하하.


김 : 뭔가 성과를 내야 되는 부분이 있고 기대 수준도 일반 정치인보다 더 크게 요구하게 되는 면이 있잖아요. 여기에 정치인으로서도…….


안 : 어찌보면 제일 심각하게 고민했을 때가 메르스(중동호흡기질환) 때였어요. 의사로서 전문성과 정치인으서 성과에 대한 선택을 강요받는 때였어요. 왜냐하면 정치인들 중에서 제가 가장 먼저 문제제기했을 걸요. 5월 27일에 했으니까요. 그럼 누구보다도 먼저 한 건데, 그때 파악해보니까 그렇더라고요. 


감염병이라는게 창궐하는 건 두 가지 요소가 있어요. 바이러스 자체가 감염력이 높은 경우, 두 번째는 국가 방역시스템이 작동못했을 때 굉장히 많이 퍼지는 거죠. 파악해보니까 바이러스가 감염력이 낮아요. 그런데 국가 방역시스템이 작동을 못했어요. 그러면 제가 할 일은 무엇인가. 명확하더라고요. 불필요한 공포가 조장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객관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 하나. 두 번째는 민이 아니라 이미 언론 통해서 국민들이 겁을 많이 먹고 있었어요. 정부에서 지금 못하고 있는 부분을, 제대로 방역시스템을 만들라고 요구해서 실제로 이을 해결해 나가는 것을 해야 한다, 그렇게 잡았어요.


그때부터는 정부에 여러 가지 요구를 했죠. 이 문제는 민관합동 체계를 잡아서 해야 한다. 그리고 결정권을 전문가에게 줘야한다. 비밀 (정보) 부분 다 공개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현장에 나가야한다. 여러가지 요구를 했는데 제가 주장하고 나서 다 반영이 됐어요. 바꿔나갔거든요. 국민들에게 쓸데없는 공포심을 유발하지 않고 실질적으로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국회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일들은 한 거죠.


김 : 메르스 때 박원순 서울시장 케이스가 많이 얘기됐잖아요. 박원순 시장이 한 일에 대한 평가는 논쟁이 있을 수 있는데요. 사람들이 정치인에 뭘 기대하느냐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대통령과 대척점에서 맞서는 그 모습 자체를 원하는 건가, 그런 의문이 들고 고민이 있을 거 같습니다. 대통령과 맞서는 모습으로 호응받았던 것은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 역시 비슷한 케이스고요.

 

안 : 국회의원으로서, 행정 쪽 담당하는 단체장으로서는 할 수 있는 일들이 다른 거죠. 박원순 시장의 경우 단체장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한 거고 저는 저대로 정치적으로 무엇을 얻는가보다 문제해결에 집중을 했어요. 저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서 후회는 없어요. 다시 돌아가도 그렇게 했을 거 같아요. 불필요하게 국민들 공포심에 편승해서 하고 싶진 않았고요. 오히려 그 당시에 초등학교 학부모들 모임에 많이 갔는데요. 걱정하지 마시라고 학교 보내시라고 그랬거든요. 아마도 한로 해결될 거다 하고. 


근데 이제 그런 부분하고는 별도로 대선 주자로 평가받는 분들은 민심의 반영이잖아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각을 세우 위해서 각을 세우게 아니라 자기의 신념과 대치되는 사람과 싸워야 되는 거죠. 무조건 대통령하고 싸워야 된다는 그런 거보다 저는 제 신념과 안 맞으면 싸울거에요. 제가 가진 신념들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여기서 잠시 말을 끊고 잠시 생각을 골랐다.>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생활인이에요. 열심히 현장에서 일하는 봉급생활자들, 중소기업인들, 이런 분들 위해서우기 위해서 들어왔거든요. 또 젊은 청년들 일자, 거기를 위해서 싸우겠다는 게 는데, 답답한 게 내용을 갖고 싸워야 하는데 내용을 이야기하면 전달은 안돼요. 이런 거를 두고 내용을 전달하고 동의를 얻어내고 여론을 환기시키는 게 정치인으로서 앞으로 제가 풀어야 할 숙제인 거죠. 누구한테 뭘 하겠어요. 제가 이런 환경이 안 바뀌는 상황에서도 이걸 돌파해야하는 게 제 일이니까.


김 : 유승민 원내대표의 경우 사퇴의 변에서 헌법 1조 1항 사용했잖아요. 당연히 민주공화국 체계와 연관될 수 있지만 과도하다는 비판도 있어요. 그 메시지만 남는 거잖아요. 결국 대통령과 싸운 유승민으로 남으니까,


안 : 오히려 대통령과 싸웠다기보다 저한테는 이 사람이 어떤 신념을 가지고 있는가, 왜 정치를 하고 있는가, 그래서 그 신념과 부딪히는 상황에서는 어떤 결단을 내리는가, 그게 와닿았어요. 그게 상대방이 대통령이었었던거죠.


김 : 대통령이 아니었으면 그만큼 여론의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을 것 같아서요.


안 : 그럼요.


김 : 국정원 해킹 조사위원장을 맡으신 것에 대해서…….


안 : 메르스 때엔 제가 맡으면 오히려 국민들의 공포감을 조성할 거 같았어요. 얼마나 심각하길래 저 사람이 나섰나,그것때문에 안 맡은 건데요, 참. 하하하.


김 : 지도자라는 게, 전문가가 아니라 YS나 전두환 대통령처럼 나는 잘 몰라도 똑똑한 사람 갖다 써야지 그런 생각이 아직도 참 많잖아요.


안 : 그런데 지금은 안 그래요. 지금은 메르켈 경우 물리학 박사에요. 이과인데, 여러 가지 국가적으로 중요한 결정을 할 때 그 전날 열심히 파악해서 기본적인 개념들을 파악하고 나서 회의에 가서 결정을 한대요. 그런 게 국가의 힘이라고 봐요.


모든 분야에 전문가가 되는 것은 불가능한데 기본적으로 정보화시대에 세계가 어떻게 흘러간다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을 하고 적합하게 결정을 내리는 게 필요하다고 봐요. 미국도 그런 게 힘이구요. 그렇게 길러진 관료들이 제대로 튼튼하게 운영하는 체제인 거고, 공산주의 체제에도 안 쓰러지고 여기까지 온 거 아니에요. 독일 지금 돌파를 하는 거고 이제는 예전처럼 그런 게 아니라, 권한위임은 아는 걸 위임할 때 제일 잘 돼요. 어느 정도 최소한 현재 정보화 사회 세계가 어떤 방향으로 가는가, 경제가 어떻게 운용되는가,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국가가 제대로 방향을 잡아서 가요.


김 : 해킹 사건이 굉장히 전문적인 분야고 소수의 사람들에만 해당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있는데 국민의 삶과결해 설명을 잘 풀어내는 메시지는 좋았어요. 어떤 분야든 전문가로서의 안철수는 사람들이 다 인정하고 믿음이 있는데 이거를 어떻게 지도자 이미지를 가져가야 할 지, 본인의 과제라고 언급한 부분과 연결해서…….


안 : 그거 아닐까 싶은데요. 막스베버 소명으로의 정치 보면 신념윤리만 있어선 안 되고 책임윤리가 따라야 한다. 아무리 선한 의도로 해도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정치인으로서 자격이 없는거다, 이야기죠. 한국식으로 잘 해석한 게 김대중 대통령같아요.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 이게 막스베버 두 가지를 한국적으로 풀어낸 거 아닌가 싶거든요. 전문성, 선한의지 뿐 아니라 결과를 만들어내는 걸 원하는 거 아닌가 그렇게 봅니다.


"이종걸 대표님, 너무 유승민 대표 좋아하시는거 아닙니까...?"


◇분당론, 노선투쟁, 야권의 방향은

김 : 새누리당에서 유승민이란 정치인을 확 튀어오르게 만든 여론을 보면 야권 성향의 중도층이고 생각했어요.


안 : 그럼요


김 : 언론에선 보수 진영 내의 노선투쟁이라고 의미부여를 하고 있는데 진보에서도 이런 노이즈를 원했던 분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결국 유승민에게 기대되는 개혁보수와 함께 진보진영에서도 개혁진보가 나와서 이 두 개가 경쟁하는 게 국민들이나 나라 입장에서 좋을 거 같거든요. 지금은 수구보수와 개혁보수를 붙이고 있지만.


안 : 그런 것보다 이념을 떠나서 이념에 매몰되고 그 자리에 있는 걸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 거죠. 그래서 사실은 지금 현재 있는 위치든 끊임없이 올바른 방향 위해서 전체를 위해서 변화하려 노력하는 걸 국민들이 굉장히 바라는 거죠. 지금 서있는 위치가 보수든 진보든, 근데 진보라고 하면 계속 뭘 변화해 나간다고 생각하는데 안 그런 경우도 많은 걸 이제 알잖아요. 그냥전의 이념의 늪이나 이상에만 사로잡히고 선악구도에만 사로잡혀서 상대방은 악이고 나는  무조건옳고 그런 걸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는 거 같은데요. 그래서 개혁, 진보만의 몫이 아니라 서있는 위치에서 바꾸기 위해서 좋은 방향으로 우리 모두 바꾸려고 하는 노력을 인정받은 거 아닌가…….


김 : 정치권에 들어올 때 사실 그 화두를 던진 건 안철수였잖아요?


안 : 그럼요, 그럼요.


김 : 들어오실 때 노선투쟁을 진보 쪽에 던졌던 거죠.


안 : 그래서 많이 바뀌었죠. 지금 보면 그나마 그런 게 통합한 남아있는 흔적들이에요. 문대표도 외연을 넓히려는 노력 계속하고.


김 : 박성민 민컨설팅 대표도 매번 얘기하는데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이라는 게 안철수와 박원순 두 사람이 지탱하고 있는거다, 그런데 고마워하질 않는다, 내부적으로 잘 인정이 안되는 아쉬움이 있고요. 대표님도 노선투쟁이란 커다란 물줄기를 터뜨렸는데 계속 이어서 가는 게 부족한 거 아니었는가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안 : 어떻게 해석될 지 모르겠는데, 민감할 수도 있는 걸 꺼내면 제대로 내부에서 논쟁이 안일어나요. 소득주도성장론은 불완전한 해결책이고 공정성장론이 많은 걸 포괄한다고 믿는다하면 양쪽에서 그걸 믿는 학자그룹에서 세게 붙어야 하는 거잖아요.


국민의 관심이 모아지고 누가 돼도 야당이 경제에 관심이 많구나, 알수 있을텐데. 예를 들면 저는 보건복지 쪽이니까 지난번에 연금에 대해서 얘기했잖아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반대잖아요. 그 순간은 참여연대에서 대국민 사과하라고 그랬는데 저는 참 어처구니가 없었어요. 공적연금 기능 강화해야 한다, 그거에 대해서 신념을 가지고 소득대체율 올리는 것보다는 재원이 부족하니까 한정된 재원에서 우선순위는 사각지대 해소하고 기초연금을 더 확대하는 걸  먼저 해야한다, 이 주장인데 이걸 왜 대국민사과를 해야 한다, 지금도 이해가 안가요. 이런 논쟁을 공개상에서 붙었으면 좋겠어요. 대국민 사과하라고 하고 그 뒤에 아무 말이 없어요, 참.


김 : 내부에서도 보건복지위 몇몇 의원들이 조금 하고 말았지요.


안 : 콘텐츠갖고 논쟁하고 싶은데 나서지를 않네요.


김 : 어제 새누리당 모 의원과 야당 걱정을 좀 했어요. 유승민 사퇴 사건을 보면서 야권에 대한 위기의식이 오히려 느껴진다는 얘길하면서요. 그분이 저쪽에서도 노선투쟁이 일어나야 하는데 자꾸 친노,노 이런 걸로만 얘기한다고. 자기 입장에서는 친노든 비노든 정책이나 노선 차이 모르겠다는 거에요. 


안 : 콘텐츠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열심히하고 언제든지 논쟁 붙을 태세가 돼 있는데 반응이 없어요.(웃음)


김 : 여론을 보면 야권 지지자들이 정권교체 해야지하면서 눌러왔던 속마음, 이제 새정치민주연합으로는 안 되는 것아닌가 하는 속마음이 조금씩 배어나오고 있는 것아닌가, 그런 우려가 들더라고요.


안 : 어떤 분이 저한테 왜 새누리당이 계속 선거에서 이기나, 불안정한 야당보다 익숙한 실망감을 주는 새누리당을 찍는 거 아겠냐고 그랬었는데요. 야당의 제일 큰 문제가 저 당이 집권해도 믿나라가 바수 있을까, 거기에 대한 신뢰가 없는 거 아녜요? 그래서 저는 믿고 맡길 수 있는 정당이 되는 게 혁신의 제일 중요한 요소라고 봐요. 그러면 뭐가 믿고 맡길 수 있는가, 여러가지가 있잖아요.


예를 들면 민심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라든지, 여의도연구원 같은 실력있는 리서치능력, 제대로 된 전략을 짤 수 있는 단위들, 새로운 인재를 영입할 수 있는 시스템, 제대로 된 정책을 짤 수 있는 다양한 인재풀, 이런 내용을 제대로 국민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이런 가장 기본적인 능력이거든요. 국가를 혁신하겠다는 당에서 당도 혁신 못하면 믿을 수 없는 거잖아요. 공천제도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지금은 기본적인 혁신들, 우리 내부서 민주정책연구원 어떻게 혁신한다, 이런 안들이 제일 기본인데, 그런게 하나도 없고....(웃음)


김 : 그렇게 생각하면 지난번 혁신위원장을 맡았어야 되는 거 아닌가요?


안 : 혁신은 대표가 해야죠. 실리콘밸리의 여러 가지 혁신기업을 비롯해서 혁신을 했던 여러 조직을 봤는데요. 공통점이 뭐냐고하면 그 조직을 맡고 있는 리더가 혁신의 구체적인 내용과 의지를 가지고 할 때만 혁신이 되는 거지, 예를 들어서 혁신을 스스로 하기가 힘들어서 맥킨지 컨설팅 전문를 불러서 혁신안을 만들면…


김 : 엘지 스마트폰꼴 나는…(웃음)


안 : 그거는 안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혁신원회 만드는 거 자체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데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어떻게 위원장을 해요? 그건 안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거절했어요. 문(재인) 대가 직접 했었어야 했어요.


김 : 지금도 마찬가지로 김상곤 혁신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신가요?


안 : 혁신위원회가 아직 남았으니까요. 어떤 사람은 그러더라고요. 당내에서 사무총장 없애고 그러는 건 천하고관없는 거 아니냐, 조직개편 아니냐. 아니잖아요. 공천과 관련된 쪽만 다 바꾸는 거에요. 제발 기본적인, 혁신의 범위를 넓혀라. 저는 그거 요구하고 싶고. 


너무 제도적으로 접근해요. 제도만 바뀌면 잘 바뀔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더 중요한 게 운용과 사람인데 어떤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운용하느냐에 따라 제도가 안 바뀌어도 더 잘 될 수가 있어요. 이제 제도적으로만 접근하지 마시란, 운용과 사람 문제를 고민했으면 좋겠다, 그런 말씀 드리고 싶어요. 또…더 많아지면 비판적으로 보일까봐.(웃음)

김 : 충분히 비판적으로 보인....다고 쓰진 않겠습니다.(웃음)

◇국민들은 안철수를 기다려줄까

김 : 국민들이 자꾸 한번 막히면 실망을 하고 다시 희망을 다른 데서 찾는데 사람으로 찾잖아요. 처음에 국민들이 대표님을 정치판으로 끌어온 거잖아요. 그 기대가 다른 사람을 찾아서 떠나버릴 수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한 걱정은 없으신가요?


안 : 그런 것보다 저는 많은 사람의 열망을 이루기 위해 정치에 들어온 거죠. 들어왔으니까 제가 할 일은 그분들의 열망을 실현시킬 도구로서 최선을 다해서 일하는 거거든요. 정치한 지 3년이 안됐네요. 9월이 돼야 3년이 돼요. 그동안에 20년 경험을 한 거 같은데 압축 경험 넘어 농축 경험을


김 : 한국 사회에 가장 어울리는 정치인(웃음).


안 : 짧은 시간 내에 굉장히 많은 경험을 해서 이제는 아, 정치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이런 문제를 들고 나오면 어떤 그룹에서 어떤 저항이 시작되고 이걸 뚫고나가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방법으로 해야 하는가 이제 파악했어요. 처음에는 그 경험이 굉장히 소중해요. 앞으로는 일을 처리할 때 자신감은 있거든요. 이제는 열히 일들을 하면 되는 거죠.


김 : 그 부분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시는 동안 여론이나 국민들은 못 기다려주는 분도 계실테고, 그런 부분은 어떻게 다시 돌릴 수 있을까요?


안 : 꾸준히 결과로서 하나씩 하나씩 만들어가야죠. 콘텐츠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공정성장론도 만든는 데 꽤 시간이 걸렸잖아요.엔 사실 이런 형태가 될지 몰랐는데 생각보다 빨리 정리가 됐어요. 그런 식으로 하나씩 하나씩 우리나라 실제 삶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청년들을 위해서,급생활자를 위해서, 중소기업인을 위해서 그분들이 잘 살아나갈 수 있도록.


오바마가, 원문은 기억 안나는데, 자기는 ‘팔러틱스(politics)’가 싫대요. 그런데 자기가 믿는 ‘팔러시(policy)’를 현실에 구현하기 위해서 팔러틱스를 한다, 굉장히 공감이 갔어요. 제가 보기에 굉장히 잘하는데 불구하고 그렇게 얘기하는 거 보면.


김 : 정치는 여론의 힘으로 일하게 되는 거잖아요.


안 : 네네, 그럼요.


김 : 사실 그래서 여론이란 게 이 사람이 이 일을 맡아줬으면 좋겠다, 이렇게 밀고 가는 건데, 일례로 문재인 대표가 당대표로서 지지율 1위하다가 안 좋아지면서 대안으로 안희정 충남지사가 나올 거다, 이렇게 얘기하는데요.


안 : 우리나라가 너무 사람중심인거 같아요. 물갈이, 정치권에서 많이 쓰잖아요. 국민들이 많이 원하는 게 물갈이라고 해요. 실제로 보면 고기갈이를 해요. 근데 물이 굉장히 탁하고 오염된 물이면 땟깔 좋은 고기를 넣으면 죽어요. 사실 물갈이란 표현이 정확하다고 보거든요.


평가기준 말씀드렸잖아요. 평가기준에 따라 굉장히 많이 변한다고. 평가기준도 하나의 물이거든요. 제도나 관행,화 같은 게 물이라고 보는데 정치권에서 이런 구조 속에서, 대통령과 국회 관계, 대통령이 제왕적인 권한을 가지고 국회의원은 소선거구제 단일 후보로 뽑고, 이런 틀 속에서 고기만 갈아도 똑~같이 돼요. 우리고민해야 되는 게 물갈이, 제도를 통해 좋은 사람들이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바꾸는 노력이 필요한데 물갈이, 물갈이, 말해놓고 전부 고기갈이 하고 있는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국민들이 물갈이를 요구해 놓고서는 고기갈이를 하고 있는 정치권에 대해서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있는 거는 이상해요. 이해가 안가. 왜 그럼 물갈이란 표현을 했을까. 그런 엉뚱한 생각도 해요.(웃음)

<본인의 생각을 엉뚱하다고 하는 이 대목에 대해 안철수를 꽤 아는 한 관계자는 “그런 게 안철수가 여자들을 혹하게 하는 엉뚱한 표현이야”라고 질시어린 반응을 보였다.>


여자들에게 왠지 모르게 인기 좋은 두 사람.



◇안철수의 신당행..사실은

김 : 새정치민주연합에 실망감이 쌓이고 신당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이 됐잖아요. 차라리 분당 에너지가 분출돼서 좋은 방향으로 갈 수도 있는데, 지금은 전혀 국민적 에너지도 없고 목표하는 가치도 없는, 분당을 위한 분당 얘기인 것처럼 느껴지는 상황인 것 같아요. 이 와중에 이름이 자꾸 나오시는 거잖아요?

안 : 예. 자주 안나오는데…하하하하하.

김준성 부실장 : 어제도 나왔습니다.(웃음)

안 : 그래요? 요새 사실은 언론을 볼 시간이 없어서. 오히려 콘텐츠 잘 정리하느라고 오늘도 직전까지 정리해서 그나마 정리된 거지 말씀드리는 거거든요.

김 : 신당 생각했다가 합당을 결정했던 입장이기도 하고 새누리당 쪽에선 저렇게 분당할 게 아니라 통합을 통해 강한 야당을 만드는 게 필요하고 그런 게 우리한테 위협이 되지 않겠느냐 얘기하더라고요. 

안 : 통합의 리더십을 휘를 해야죠, 문 대표. 대표가 해야 할 일이 혁신과 통합 두 가지라면 혁신을 혁신위원에 맡겼으면 본인은 통합을 해야죠. 통합행보를 보여야죠.

김 : 분당이나 신당은 바람직하지 않고 통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거에요?

안 : 기본적인 생각은 이래요. 문 대표가 당선됐을 때 다음날 현충원 참배, 저도 같이 갔어요. 원래 전직 대표가 관행상 안그러는 건데 저는 가서 축하해 주고. 원탁회의 두 번이나 소집했는데 원탁회의 만들지 말고 그랬거든요. 원탁회의있으면, 권한주면 최고위가 무력화되고 권한없으면 들러리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가서 현안에 대해 조언을 해줬어요. 선거, 열심히 도와주고, 당이 공천한 ‘우리 후보’니까.

<‘우리’란 표현이 왠지 짠했다.>

안 : 또 선거에서 지니까 다음날 원내대표 경선하지 말고 추대하면 당신의 정치력을 인정받고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다, 근데 또 그때 이상하게 민주주의 개념 없는 사람처럼 누가 이야기하고 그러대요. 그럼 지금 새누리당은 뭐야,대체. 어쨌든 그 이야기도 하고 계속 도와줬어요. 도와준 이유들이, 제가 평생 조직원으로 살았어요. 안연구소, 카이스트, 서울대, 다 조직 구성원으로 살았는데, 조직원이 조직을 위해 사는 게 당연하거든요. 

김 : 그렇죠.

안 : 조직을 위해 일할 마음이 없으면 나가야지. 그래서 몸담은 조직에 항상 최선을 다해요. 조직원으로서. 그게 제가 가진 기본적인 생각이기 때문에 열심히 하는 거죠.

김 : 조직원으로 최선을 다했는데 조직이 제대로 보상이나 평가를 안해주면 다른 조직으로 옮기잖아요.

안: 저는 그런 적은 없었는데. 완전히 직업을 바꾼적만 있기 때문에. 하하하.

김 : 예를 들어, 김한길 대표와 가까우시다고 얘기하는데…

안 : 거의 못 만나는데.(웃음)

김 : 김한길 대표는 방향을 달리 가겠다는 입장으로 보이는 게 있는 그런 부분에서 생각이 다른 거에요?

안 : 솔직히 그 문제에 대해서 깊이 있게 서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어요.

김 : 서로 얘기해보는 걸 떠나서 김한길 대표는 조직이 제대로 평가 보상 안해줬으니 다른 조직으로 옮길 수 있다는 입장이고…

안 : 저는 한번도 그런 적은 없었어요.

김 : 새정치민주연합에서도?

안 : 여기는 약간 다르다고하면 국민이 평가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가 다른 게 서로 싸우다가도 쓰러진 사람을 국민이 보고, 지난번에 이야기 드린 거 같애, 손을 들어주면 승자가 되는 것처럼 국민이 심판인 게 정치잖아요. 여의도에서 상대방만 바라보다보니 상대방만 두드려 눕히면 자가 이기는 것처럼, 그래서 정치공세 하는 거잖아요. 이것도 마찬가지고. 하하하.

김 : 국민이 새정치민주연합으론 도저히 안 되겠다고 한다면 국민의 뜻을 따를 필요가 있는 건데요.

안 : 상황마다 굉장히 다른 판단이 필요한 거 같아요. 그래서 자기 신념인거 같아요. 자기가 믿는 신념이 분명히 단단하면 거기에 따라서 행동하고 결과적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는 거죠.

<국민의 심판을 이야기하면서 안 전 대표는 살짝 미소를 머금었다.>

김 : 거두절미하고 새정치민주연합으로 안되겠다는 단계인가요, 아닌가요?

안 : 지금은 노력해야 될 때라고 봐요.

김 : 아직까지는?

안 : 네. 그래서 제가 위원장도 맡고, 이런 것들이 제가 할 수 있는 한 조직원으로서 열심히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드리는 거죠. 그것도 마찬가지죠. 공정성장론부터 열심히, 누가 좀 싸워줬으면 좋겠는데 아무도 안 싸워줘서 맥은 좀 빠지는데요. 콘텐츠에 관심을 뒀으면 좋겠어요.

◇에필로그(Epilogue)

김 : 국민들은 강자와 싸우길 원하니까. 대표님이 싸우기 위해 왔다고 했는데 국민들은 안철수가 싸운다는 게 새롭게 느껴질 거 같은데요.

안 : 벤처회사를 할 때 경쟁기업이 200개 정도 있었어요. 나중에 10개 정도 남았어요. 190개 회사가 죽은 거거든요,워서. 근데, 하하하하, 뭐라해야 하나, 제가 어려워도 어렵다고 이야기 안하고 힘들어도 힘들다고 이야기 안하고 항상 편하게 보이는 스타일이에요. 손해도 많이 봐요. 제가 얼마나 힘든데 아무도 몰라주고.(웃음)

김: 힘들다고 얘기해주세요.(웃음)

안 : 하하하하.

김 : 안되는 건가요, 리더의 입장에서?

안 : 회사에서 사장할 때였어요. 회사가 굉장히 어려웠어요, 처음 4년 동안은. 계속 돈꾸러 다닐 정도로 어려웠는데, 예를 들어 이런 거죠. 보험 외판원 아줌마가 와서 30명있는 직원들이 보험에 거의 다 가입했어요, 너무 수완이 좋아서. 저만 가입 안했다고, 내년에 망할 수도 있는데. 근데 그 말을 직원들한테 할 수는 없잖아요. 직원들 다 달아나면 어떡해. 그런 거거든요. 비슷하게 제가 큰 계약하나가 어그러져지고 어떡하나, 회사에 들어왔는데 보니까 다들 책상에 머리박 일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몰래 제방으로 들어갔어요. 근데 조금 이따가 보니까 회사가 평소엔 자기들끼리 자유롭게 왔다갔다하고 과자도 사먹고, 그런데 싸늘한 거에요. 다 본 거에요. 

그때 깨달은 게 리더라는 건 무대에 서있는 연극배우와 같구나, 모든 것을 다 사람들이 보고있구나. 그때부터 사실 조심하게 됐어요. 제가 어떤 상태인지 사람들이 다 안다고 싶어서. 그래서 제가 굉장히 안은 일이 있어도 사에 회사문 기 전에 한번 심호흡하고 머리 스위치 바꾸고 웃으면서 들어가고, 그런데 도저히 그 스위치가 안될 때는 아예 출근을 안해요. 그래서 이런게 리더의 역할이구나, 벤처기업 할 때부터 몸에 배서.

김 : 국민들 입장에서 정치인은 국민이 만드는 거기도 하니까 이 사람이 고민해서 힘들어보이면, 예를 들어서 노무현 대통령이 계속 패배하지만 국민 눈에는 그런 모습을 도와주고 싶고 옆에 있어주고 싶고 결국 그게 바보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듯이, 너무 그런 부분을 안 하시는게 아닌가요?

안 : 그런데 국민들이 너무 살기 힘들어서 제가 조금이라도 근심을 덜어드리고 도와드려야지, 제가 힘들다고 하는 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해요.

김 : 잠깐만요, 힘드세요?

안 : (대답않고) 그리고요, 박근혜 대통령이 유승민 대표 때문에 화냈잖아요. 정치인이 자기 일 때문에 화내면 안 된고 생각하는데, 박성민 대표도 그렇게 얘기했던 거 같은데 어디 칼럼 같은 데서, 국민들 일 때문에 화를 내야지, 자기 일 때문에 화내는 건 정치인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 생각들이 있기 때문에 어려운 일 도와드리는 입장이지.

저도 아마 힘들면 나타낼 때가 있어요. 사실은 대선 후보 양보했을 때 담담했어요. 왜냐면 제 일로 운적이 없어요. 그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요. 대선 후보 양보할 때 담담하네, 하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그러면 안됩니다' 절규를 하더라고요, 자원봉사자가. 와 근데 갑자기 그 사람 얼마나 낙담할까 생각하니까, 와 눈물이 핑 돌더라고요. 그래서 눈물을 보였어요. 그때 보눈물이 억울해서 슬퍼서 저를 위해서 눈물을 보인 게 아니고 자원봉사자 때문에, 너무나 그분의 절망 때문에 보인 눈물이었어요.

김 : 대표님에게 희망을 걸었던…

안 : 네, 사람들에 대한 죄송함 미안함이지 저 일 때문에 안 울어요. 하하하하.

김 : 지금 힘드세요?

안 : 지금…열심히 결과를 만들어야죠. 힘든 상황인데……. 힘든 상황이죠. 디지털 사건에서 국정원이 결정적 증거를 안주면 해결이 안 될 가능성이 높아요. 힘든 상황이죠. 그래도 어쨌든 최대한 규명을 위해 열심히 해야죠.

김 : 같이 싸울 사람도 없어서 맥빠진다고 하기도 했고, 정치인으로서 외로우신가요?

안 : 그렇진 않아요. 같이 의논할 사람들 많아요. 현역 의원들도 있고 의원실도 있고 외부에서 도와주시는 그룹들 교수님들 지금 많아요. 같이. 하하하

김 : 누가 그러던데 최근에는 조언을 구한다거나 하는 사람은 법륜스님밖에 없을 거란 얘기하던데요.

안 : 에이, 여러 분들이 여러 가지로 요청할 때나 요청하지 않을 때나 말씀해주세요. 요즘 그래서 정치 시작할 때보다 훨씬 더 많은 거들을 같이 고민해주세요. 그게 힘이 되죠.

<외롭냐는 질문에는 ‘단호박‘인 안철수 전 대표. 그러나 이 대목과 어울리지 않는 어색한 웃음과 함께 “시간이 다 돼서....”라며 서둘러 도망간 안철수 전 대표. 안 전 대표 관계자는 “남자다움 콤플렉스가 있다”고 약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잘 못한다고 코멘트. 그래서 인터뷰는 여기서 끝.>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