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관세청, 올 상반기 관세 7244억원 못걷어…5억이상 체납자 118명

[the300]심재철 새누리당 의원, 관세청 자료 공개

배소진 기자 l 2015.09.09 17:39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사진=뉴스1



#중국에서 참깨를 수입해 판매하는 A씨 등 수입업자 6명은 관세율을 낮게 책정받기 위해 30건이 넘는 타인의 명의를 빌려 양허세율 추천서를 발급받았다. 양허세율이란 대외무역 증진을 위해 관련기관의 추천을 받아 일정수량까지 낮은 관세율을 적용하는 것을 뜻한다. 당시 참깨 양허세율은 40%, 양허추천서가 없을 경우 630%의 세율이 적용됐다.

A씨 등은 이런 방법으로 3년간 1만8496톤을 수입해오다 2012년말 관세청으로부터 고발을 당했다. 이들이 포탈한 관세는 총 222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관세청은 2013년 1월 관세에다 가산세 1117억원을 포함한 3338억원을 추징키로 했지만 한 푼도 걷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5년간 A씨처럼 고액의 관세를 체납하고 있는 이들이 급증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5억원 이상의 관세를 체납하고 있는 고액체납자의 수는 118명, 체납금도 6278억원에 달한다.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관세체납자는 총 3239명, 체납금은 7244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중 명단공개 기준인 5억원 이상의 고액체납자는 총 118명이다. 5억~10억원 미만의 체납자는 57명, 10억원 이상 체납자도 61명이나 된다.

특히 10억원 이상 고액체납자들이 체납하고 있는 관세가 전체 체납액의 81%(5876억원)에 달한다.

최근 5년간 고액체납자 수와 체납액도 늘어나는 추세다. 2010년과 올해를 비교하면 체납액은 약 10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2010년 45명이던 고액체납자 수는 2011년 60명, 2012년 56명, 2013년 85명, 2014년 111명 등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체납액도 2010년 669억원, 2011년 865억원, 2012년 622억원, 2013년 5016억원, 2014년 5842억원으로 증가했다. 2013년부터 체납액이 급증한 것은 앞선 A씨의 사례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고액체납자는 늘어났지만 관세청의 징수실적은 예년보다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해 관세청은 고액체납자 29명으로부터 555억원을 징수했지만 올해는 상반기까지 11명으로부터 244억원을 징수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70%에 불과하다는 게 심 의원 측의 설명이다.
 
심 의원은 "관세청은 늘어나는 고액체납액 징수를 위해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며 "정부의 세수확보를 위해서라도 고액체납자들에 대한 징수실적을 높이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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