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 '스마트 워크센터'서 야구시청까지

[the300]이용자 절반이 지각·조퇴…절반은 출퇴근 기록도 없어

박용규 기자 l 2015.09.10 09:19

사진=김기식 의원실 제공

정부가 세금 156억 원을 들여 만든 공무원 업무편의 공간인 '스마트 워크센터'를 운영중이지만 복무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지적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0일 행자부에서 제출받은 2014년 1월부터 2015년 5월까지 35개 기관의 스마트워크센터 이용기록 분석 결과에 따르면 스마크 워트센터 근무자의 47%가 지각이나 조퇴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근무시간과 업무는 원래 소속 부처에서와 동일하되, 근무장소만 스마트워크센터로 바꿔 일하는 '거주지형 스마트워크센터 근무'의 경우, 실제 입퇴실 기록이 확인된 1만8927건 중 시간을 준수한 경우 53%(9971건)에 불과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전체 스마트워크센터 이용건 절반이 출퇴근 기록조차 없다는 점이다. 전체 이용기록 9만587건 중 실제 입퇴실 시각 기록이 존재하는 것은 4만1008건에 불과했다. 절반(48%) 가량은 공무원이 언제 출근하고 퇴근하는지 파악조차 못하는 것이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실제 근무자들의 근무실태도 엉망이라는 지적이다. 김 의원실이 지난 5월 1일 잠실스마트워크센터(거주지형)에서 이용실태를 직접 파악한 결과에 따르면 예약율은 100%였지만 비어 있는 자리가 많았다는 주장이다. 근무시간임에도 인터넷 쇼핑을 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지난 4일 구로스마트워크센터에서는 근무시간에 야구를 보는 공무원의 모습도 포착됐다.

김 의원은 "행자부가 각 기관의 스마트워크센터 이용실적을 평가에 반영해 가면서까지, 제대로 관리도 되지 않는 스마트워크센터 근무를 장려하는 것은 문제"라며 "막대한 세금이 들어가는 만큼 이용실적뿐 아니라 근무 이행·점검 관리 등도 각 기관의 평가항목에 넣어야 악용과 세금낭비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회업무 때문에 서울 출장이 많다고 하지만 실제 가장 높은 이용율을 나타낸 곳은 서울역에 있는 스마크워크센터였다. 스마트 워크센터가 당초 취지와 달리 출장공무원 전용 업무공간으로 전용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행정자치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6개 스마트워크센터 중 서울역의 스마트 워크센터 사용율이 수용율 대비 360%에 달하며 정부서울청사의 경우도 1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회 스마트 워크센터 이용률은 63%에 불과했다. 세종시 공무원을 포함해 지방 공공기관 직원들이 서울 출장의 이유로 국회 업무 때문이라고 했지만 국회 스마트 워크센터 이용율은 서울역과 정부서울청사와 비교해 한참 낮은 수준이다.

이 의원은 "스마트 워크센터가 서울시와 세종시간을 위해서 긴 시간을 보낸다는 '길과장'을 조장하는 장소가 되지 않게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마트워크센터는 공무원이 업무용 PC와 전산망 등 업무환경을 갖춘 공무원 업무공간으로, 수도권과 세종시 등에 16곳이 마련돼 있다. 스마트워크센터는 외근이 잦은 공무원이 수시로 들르는 출장형 센터(7곳)와 출퇴근 편의를 위해 마련된 거주지형 센터(9곳)로 구분된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