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위도…"호텔롯데는 한국기업입니까?"

[the300][2015 국감]

배소진, 김민우 기자 l 2015.09.18 19:08
김낙회 관세청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관세청, 통계청, 조달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호텔롯데는 한국기업입니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롯데는 한국기업"이라고 강조한 지 하루만인 18일, 관세청·조달청·통계청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장에서 똑같은 질문이 되풀이됐다. 한국면세점협회 대표 자격으로 관세청 증인에 채택된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를 향해서다.

이날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해 "롯데호텔은 한국기업이냐"고 질문을 던졌다. 이 대표는 "오늘은 한국면세점협회 대표 자격으로 왔다. 롯데 관련해서는 다음에 따로 말씀드리겠다"며 답변을 하지 않았다.

홍 의원이 거듭 질의하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정무위에서 충분히 얘기된 것으로 안다"며 "제가 이 자리에서 말하기에는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난색을 표했다.

그러자 홍 의원과 이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한 같은 당 김관영 의원이 동시에 발끈했다. 이 대표가 단지 한국면세점협회 대표로만 온 것이 아니라 롯데면세점 대표 자격으로도 참석한만큼 관련 질의에 답변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정희수 기재위원장과 여당 간사인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이 이 대표가 한국면세점협회 대표 자격으로 나와있다고 지적하자 홍 의원은 "우리나라 면세점협회 대표가 우리나라 기업 대표인지 일본기업 대표인지 왜 질의하면 안되냐"고 따져물었다.

짧은 공방은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이 "증인이 답변하는 문제는 질문자에게 달려있는 것이지 범위는 문제되지 않는다"고 정리하면서 일단락됐다.

홍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해 "일본기업 대표가 한국면세점협회 대표를 하고 있고 특혜로 (일본기업이) 돈을 많이 벌고 일본에 매년 수백억을 송금하고 있다"며 "이것이 한국면세점의 현실"이라고 일갈했다.

불똥은 김낙회 관세청장에게도 튀었다.

홍 의원은 "롯데면세점이 일본기업인 것에 대해 분노하지 않느냐"고 질문을 던졌고 김 청장은 "특별히 주관적인 판단을 넣을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롯데가 외국계기업이냐 아니냐에 대한 문제제기가 된 것은 최근의 일로, 그동안은 단지 한국기업으로 알고 있었다고도 설명했다.

홍 의원은 "일본기업인 걸 이제 알았으니 특허를 회수할 것이냐"고 재차 공격에 나섰고 김 청장은 "별개 문제다. 국내에서 외국계회사가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고 해서 그걸 어떻게 회수하나. 정부가 인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고 맞섰다.

홍 의원이 "그게 대한민국 공무원이 할 얘기냐.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일본기업에게 준거다"고 언성을 높이자 김 청장은 "특혜가 있었는지 어떤 부분에서 초과이익이 발생했는지 종합해서 판단해야지 실질적으로 과도한 이익이 있는지 의원임은 제시할 수 있는가"라고 다소 격양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전날 정무위 국감에 증인으로 참석한 신 회장은 롯데가 한국 기업인지 일본 기업인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한국 상법에 따라 세금도 내고 근무하는 사람도 한국인들이다. 롯데는 대한민국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내년 상반기(2분기)까지 호텔롯데를 상장하겠다"며 투명성 경영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일본 광윤사를 정점으로 롯데홀딩스와 일본롯데 계열사가 한국 호텔롯데와 주요 계열사에 출자하는 과정을 거쳐 실질적으로 일본 롯데그룹이 지배하고 있다. 그리고 롯데면세점은 호텔롯데의 연매출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핵심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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