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여야 '선거구획정' 담판회동, '이견 팽팽'…"무제한 레슬링"

[the300]3시간 릴레이 회동 분위기 '진지'…여야 "충분한 논의했지만…"

구경민 최경민 기자 l 2015.11.11 00:15
10일 밤 국회 귀빈식당에서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열리는 4+4회동에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양당 지도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 정치개혁특위 야당 간사 새정치민주연합 김태년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대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 정치개혁특위 여당 간사 새누리당 이학재 의원.2015.11.1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선거구획정안을 마련하기 위한 여야 지도부의 담판 회동이 3시간 가까이 지속됐지만 결국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했다. 여야 지도부는 11일 다시 만나 선거구획정안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날 회동에 참석한 여야 지도부의 말에 따르면 3시간의 릴레이 회동은 진지하게 진행된 가운데 지역구 의석수와 비례대표 조정 방안 등 핵심 쟁점에 대해 서로 이견을 좁히지 못한채 끝났다. 

이날 '4+4' 협상에는 새누리당에서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 이학재 정개특위 간사, 새정치연합에서 문재인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 김태년 정개특위 간사가 참석했다.

이날 김 대표는 취재진에게 "밤늦게 고생시켜 미안하다"며 양해를 구하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선거구획정위에서 오늘까지 선거구 획정 기준을 끝내달라고(마련해달라고) 했기 때문에 오늘까지 마무리할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9시 정각에 입장해 새정치연합 지도부를 기다렸다.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협상 개시 시간 보다 4분여 늦은 오후 9시4분에 입장해 가벼운 악수를 한뒤 바로 협상에 들어갔다. 협상은 오후 9시7분부터 비공개로 전환, 협상이 시작됐다.

시작 분위기는 좋았다. 꽉 닫힌 문틈으로 여야 지도부의 웃음소리가 새어나왔다. 

협상 시작 한시간이 지나자 김 대표를 제외한 여당 지도부들은 일제히 협상장을 빠져나와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이들은 10분간의 휴식을 가졌다.  

원 원내대표와 이학재 정개특위 여당 간사는 따로 논의를 하겠다면서 양해를 구하고 자리를 이동했다. 조원진 원내수석은 새정치연합 이춘석 원내수석과 별도 논의를 이어갔다. 김태년 정개특위 야당 간사도 바람을 쐬겠다며 국회 본청 밖으로 나갔다. 결국 협상장에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 등 3인이 남게 됐다. 

이들은 모두 기자들의 질문에 "다 노코멘트다"고 말하면서 철통보안을 유지했다. 

특히 원 원내대표는 협상장을 빠져나오면서 협상 진행상황을 레슬링 경기에 비유해 눈길을 끌었다. 

원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레슬링 봐요? 무제한 원폴제(one fall match))가 있는데 마치 무제한 원폴제 같다"며 협상장 상황을 전달했다. '시간'을 염두에두지 않고 '타결'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설명으로 여야간 이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 

김태년 새정치연합 정개특위 간사는 "양당 대표들이 일어나야 끝나는거지"라며 "나는 일어나고 싶은데 대표들이 안 일어나니까 못 일어나는거지. 힘들어 죽겠다"고 말했다. 좀처럼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협상 상황을 우회적으로 전한 것이다.

이날 여야 담판 회동은 △내년 20대 총선 국회의원 정수 △지역구 및 비례대표 의석수 비율 △권역별 비례대표제 및 석패율제 도입 등 정개특위 현안 전반에 대한 일괄 타결을 목표로 했지만 합의를 이루기엔 역부족이었다.

회동이 끝난 후 김 대표와 문 대표는 아무런 얘기도 언급하지 않은채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떴다. 이날 회동에서 논의가 잘 풀리지 않았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앞서 여야 원내수석부대표와 정개특위 여야 간사는 오늘 낮 국회에서 실무협상을 벌였지만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이춘석 새정치연합 원내수석은 4+4 회동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많은 얘기를 나눴다"면서도 "양당이 주장하는 것에서 한발짝도 물러나지 않아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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