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4·13]고양덕양을, ‘문·안·손·안’ 대리전…공천권 배분 촉각

[the300][격전!4·13]문재인계·손학규계·안철수계에 안희정계까지…

김태은 기자 l 2015.11.20 06:02



문재인 대선후보 시민캠프 대변인,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정계로 입문시킨 '손학규 직계', 안철수 전 대표의 핵심 참모, 안희정 충남지사 30년지기 친구.

 

새정치민주연합 차기 대권주자들의 대리전이라 할만큼 당내 계파별 경쟁 구도가 일찌감치 자리 잡은 곳이 고양덕양을이다.

고양덕양을은 '현역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지역구 국회의원이 없는데다 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라 당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지난 19대 총선에서도 새정치민주연합의 전신인 민주통합당이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김태원 새누리당 후보와의 표 차이는 겨우 226표. 4년이 지난 20대 총선에서 역전 가능성이 높다고 새정치민주연합은 보고있다.

내년 4월 총선이 치러진 후 1년 8개월만에 대선이 치러지는만큼 당내 대권주자들의 관계나 대권구도의 변화와 맞물려 공천 향방이 가려질 전망이다.

현재 이 지역에서 거론되는 새정치민주연합 측 인사는 네 명 정도다. 우선 19대 총선에서 간발의 차로 낙선한 송두영 전 고양덕양을 지역위원장과 문용식 현 고양덕양을 지역위원장이 양강 구도를 이루며 경쟁하고 있다. 이들은 19대 총선 후보 경선에 이어 지난해 말 지역위원장 경선에서 고양덕양을을 두고 맞붙은 바 있다. 그 과정에서 권리당원 당비대납 의혹 등 고질적인 계파 간 불신의 골을 극명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문용식 지역위원장은 "야당이 분열하면 총선 필패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며 "총선 앞두고 당이 흔들리는 것은 곧 가닥이 잡힐 것"이라며 "문재인 리더십울 흔들어놓고 어떻게 선거를 치르겠느냐. 마찬가지로 박원순·안철수와 스크럼을 짜서 함께 가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문용식 위원장은 범 친노(친노무현)계이자 문재인계로 분류된다. 고 김근태 전 상임고문의 외곽조직격인 한반도재단 사무총장을 역임해 김근태계로 정치를 시작, 2012년 대선 경선 당시 문재인 예비후보 캠프에서 디지털캠페인본부장을 맡았고 문재인 대선후보 캠프에서도 온라인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송두영 전 위원장은 비노(비 노무현)계다. 기자 출신으로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손학규 전 고문의 당 공보를 맡으며 정계에 입문한 손 전 고문의 직계 인사다. 정세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도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지역위원장인 문 위원장이 인지도 알리기나 조직력 등에서 유리한 편이나 송 전 위원장 또한 오랜 기간 지역 기반을 닦아왔고 19대 총선 후보로 이름을 알려 만만찮은 지역 경쟁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중앙당에서 공천룰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심화되는 변수를 고려하면 손학규 전 고문의 부재가 송 전 위원장에겐 아쉬울 수 있다. 문 위원장은 당내 주류에 속하면서 디지털소통위원장 당직을 맡고 있다.

송 전 위원장은 "물론 손 전 고문이 현역이 아니어서 아쉬운 것은 사실이지만 손학규 전고문이 있다고 내가 공천되는 것은 아니다"며 "내가 가려는 길은 손학규 등에 업혀서 가는 길이 아니다. 손 전 고문에게 배운 정치가 그렇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변수는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대표의 최측근 인사인 이태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당무혁신실장의 출마 여부다. 지난 지역위원장 경선에서 고양덕양을에 뜻을 두고 경선 참여에 나섰다가 막판에 경선 공정성을 문제삼아 불참을 선언했다. 

그 이후 이태규 전 당무혁신실장은 안철수 전 대표의 당 혁신 작업을 돕는 한편 지역 내 모임들을 만들어 조용한 바닥 다지기를 진행 중이다. 다른 후보들 사이에선 주류와 비주류 간 공천전쟁의 양상에 따라 이 전 실장이 안철수계 몫의 전략공천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경계심이 엿보인다. 

이 전 실장은 안 전 대표가 정계에 입문했을 때부터 함께한 핵심 참모로 지금은 안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 부소장을 맡고 있다. 안 전 대표가 비례대표와 전략공천에서 일정 지분을 행사하게 될 경우 우선순위에 들어갈 인사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이 전 실장은 "전략공천을 준다면 마다할 이유는 없다"면서 "공천제도가 최종적으로 어떻게 결론날 지, '문안박 체제' 수용 여부에 따라 달라질 부분"이라고 답했다.

 정재호 전 충남도청 정책특보는 다른 후보들에 비해 늦은 출발을 만회하기 위해 자신의 도전을 알리는 데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재호 전 정책특보는 참여정부 당시 대통령비서실 사회조정비서관과 국무총리 민정수석비서관 등을 역임한 이력을 보면 친노에 가깝다. 

그러나 참여정부 이후 30년지기 친구인 안희정 충남지사의 정치적 재기와 충남지사 재선을 돕는 데 그림자 역할을 해와 당내 주류와는 거리가 멀었다. 
상대적으로 지역 기반이나 조직력에서 다른 예비후보들에 비해 취약한 단점이 있지만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쌓은 국정경험과 차기 대권주자군에 속해있는 안희정 지사와의 30년 우정을 내세워 지역구 유권자들의 눈도장을 받으려 하고 있다.

정 전 특보는 "청와대 시절 노무현 대통령은 국정의 엄중함과 사소함을 일깨워줬고 30년 지기 안희정 충남지사는 상생과 타협 정치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줬다"며 "국회에 입성하면 민심을 천심으로 떠받드는 민생정치와 제대로 된 공정한 입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고양덕양을 지역 현안>

일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 개발이 가장 큰 현안이다. 인구는 늘어나고 있지만 교통 인프라가 부족해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 덕양출발 M버스 신설확정, 경의선 용산역까지 완전개통, GTX 우선 추진, 강매역 개통 등이 추진되고 있거나 추진 예정인데 이를 완수하는 것이 주요 과제다. 

또한 그린벨트 등 각종 규제에 묶여 도시의 발전이 더딘 탓에 그린벨트 규제완화도 중점 공약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북한산에서 발원해 은평뉴타운~삼송신도시~원흥보금자리지구를 지나 행신동 지역을 거쳐 행주산성, 한강으로 이어지는 창릉천 정비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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