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에 '뒷전'…선거구 획정 논의 '지지부진'

[the300]이병석 정개특위 위원장 중재안 들고 설득 나서…여야, 온도차 여전

박용규 기자 l 2015.11.30 19:05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인 새누리당 이병석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선거구 획정 중재안을 전달한 뒤 면담하고 있다. 2015.11.30/뉴스1

내년 총선 예비후보등록 시작일인 내달 15일이 보름 남았지만 정치권의 선거구획정 논의는 답보상태다. 새해예산안과 한중FTA등 쟁점현안에 가려 간간이 이어져오던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양당간사간 협의도 사실상 멈췄다.

지지부진한 정치권 상황을 타개하고자 이병석 정개특위 위원장이 직접 제안안 '중재안'으로 국회의장과 원대 3당 대표를 만나 협상 진척을 요구했지만 이에 대한 여야의 온도차도 큰 상황이다.

◇선거구 획정 답보상태…예산안 가려, 여야 물밑 접촉도 안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24일 정개특위내 지역구 및 비례대표 의석수 등을 포함한 선거구획정기준 등을 집중 논의하기 위해 여야간사를 포함하는 4+4회동을 가졌지만 양당의 입장차만 재확인하는 데 머물렀다.

여당은 농어촌 지역대표성 확보를 위해 지역구 의석수는 늘리고 비례 의석은 축소할 것을 주장해 왔다. 반면 야당은 비례대표 의석 축소 반대와 권역별 비례도입 등을 주장해 왔다. 그나마 야당에서 이병석 정개특위 위원장의 '중재안'인 균형의석제 도입시 비례 의석 축소를 수용할 수 있다는 정도의 진척이 있을 뿐이었다.

문제는 새해 예산안과 한중 FTA 협상 등으로 원내에서 선거구 획정 논의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 협상 재개 시점 역시도 가늠키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현재 상황이라면 내달 15일부터 시작되는 예비후보 등록일마저도 넘길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여야는 12일 본회의를 열어 당초 15일까지였던 정개특위 활동기간을 내달 15일까지로 연장한 바 있다.

◇이병석 정개특위위원장…중재안 들고 설득 나섰지만 여야 '온도차'
이날 이병석 정개특위 위원자은 자신이 제안안 중재안을 들고 정의화 국회의장을 비롯해 원내 3당의 당대표를 직접 찾았다. 자신의 중재안과 함께 예비등록일 전까지 협상 마무리를 위한 정치권의 논의를 재개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여야의 반응은 온도차가 컸다.

이 위원장의 중재안은 지역구 의석수를 현행보다 14석 늘려 농어촌 지역구를 보존하고 40석인 비례대표 선거는 전국단위 정당별 득표율을 통해 과반 의석을 보전해 주는 방식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정의화 의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정치신인들의 예비후보 등록이 멀지 않았다. 미루다 보면 올 연말이 된다. (그것도 넘기면) 우리가 운영하는 선거제도가 올스톱된다"면서 정 의장에게 선거구 획정을 위한 여야 협상의 독려를 요청했다.

이 위원장은 "쿠데타에 의해서만 헌정이 중단되는 것이 아니라 헌정을 지켜야 할 국회의 직무유기로 헌정을 중단시키는 우리 역사에 돌이킬 수 없는 수치를 초래하는 것"이라면서 "제 중재안보다 나은 것이 있다면 얼마든지 여야 정당 대표들이 그 안을 논의하고, 다른 대안이 없다면 정개특위 위원장안을 중심으로 마지막 타결을 볼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선거구 획정에 대한 상황은 급하지만 이 위원장을 면담한 여야 대표들의 반응은 온도차가 있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개특위 위원장으로서 노력을 하는 것에 감사하다"면서도 "회의에서 얘기를 해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이 위원장의 중재안을) 새누리당이 받아들이지 않았고, 더 나아가 국회선진화법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했는데도 그마저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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