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사퇴 문재인 "가장 가슴아팠던 일은 호남의 실망"

[the300]페이스북에 대표 사퇴 소회글 남겨

정영일 기자 l 2016.01.27 16:26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선거대책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4차 중앙위원회의에서 지도부 총사퇴를 선언한 문재인 대표를 바라보고 있다. 문 대표는 이 자리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후 353일만에 김종인 위원장에게 전권을 이양하고 총선정국에서 백의종군한다. 2016.1.27/사진=뉴스1



당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함께 대표직에서 사퇴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27일 "대표를 하는 동안 가장 가슴 아팠던 일은 호남 의원들의 탈당과 분열이었다. 우리당 심장인 호남 유권자들의 실망과 좌절이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중앙위원회 개최 직후 페이스북에 '당을 잘부탁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을 통해 "쓰라린 마음으로 사과드린다. 이유야 어찌 됐든 다 저의 책임이고 제가 부족해 그렇게 된 것이니 저의 사퇴를 계기로 노여움을 풀어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드린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제가 그만두는 것으로 미움을 거둬주시고 부디 한 번 더 우리당에 기대를 가져달라"며 "무작정 지지해 달라고 말씀드리지 않겠다. 우리당의 변화를 지켜봐 달라. 달라졌다고, 노력한다고 인정되면 다시 지지를 보내달라"고 썼다. 글 말미에는 '평당원 문재인'이라고 썼다.  

문 전 대표는 당 분열주의를 극복하자는 당부도 남겼다. 그는 "당의 질서와 기강, 민주적 리더십의 확립이 중요하다. 제가 겪었던 참담한 일들이 또다시 되풀이 돼선 안된다"며 "만약 그런 일이 지도부를 향해 또다시 벌어진다면 제가 가장 먼저 나서서 새 지도부에 전폭적인 신뢰와 힘을 실어드릴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1년간 어려움 속에서도 혁신의 원칙을 지켰다고 자평했다. 문 전 대표는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하지만 온갖 흔들기 속에서도 혁신의 원칙을 지켰고, 실천했다"며 "계파공천과 밀실 공천을 원천적으로 막는 공정한 공천 절차를 마련했다"고 썼다.

그는 이어 "공천권도 국민에게 돌려드렸다. 인재영입을 통한 변화의 큰 물결도 시작됐다"며 "국민과 당원, 지지자들께 조금이라도 덜 미안한 마음으로 물러날 수 있게 됐다. 미처 못 다한 일은 새 지도부에 무거운 짐을 넘긴다"고 적었다. 

문 전 대표는 "이미 우리 당에서 기적 같은 변화가 시작됐다. 새로운 인물들이 우리 당의 놀라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며 "뉴파티,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10만이 넘는 온라인 신규당원들이 활력소가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무는 뿌리의 힘으로 겨울을 버텨낸다. 오래 동안 당을 지켜온 분들이 뿌리처럼 든든하게 받쳐주실 것"이라며 "낙엽이 떨어져야 새 잎이 돋고 꽃이 피는 법이다. 저의 퇴진이 우리 당의 변화와 발전과 진보의 계기가 된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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