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리포트]20대 국회의원 해부

[the300]종합

지영호 진상현 김고금평 이하늘 박경담 최경민 김태은 기자,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l 2016.04.15 09:15
당선인 신고 통계 살펴보니…역대 최고령 국회



4·13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최다 의석인 123석을 확보했고, 새누리당은 과반의석 확보 실패 뿐 아니라 1당 지위를 더민주에 내줬다. 국민의당은 정당투표에서 2위를 차지했고 호남 의석 대부분을 차지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14일 머니투데이 the300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300명의 당선자의 재산·연령·성별·선수 등을 분석했다.


◇재산 평균 41억...19대 1.44배=20대 총선 당선인의 평균 재산 신고액은 41억400만원으로 19대 국회에 비해 1.44배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19대 총선 당선인의 전체 평균은 112억7200만원이지만 2조원이 넘는 정몽준 전 의원의 재산을 뺀 28억4300만원을 적용해 비교한 수치다. 18대 국회의 경우 26억4400만원을 기록했다.

정당별로는 국민의당이 평균 6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새누리당은 42억600만원, 더민주는 36억6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정의당은 3억7300만원으로 기존 정당의 10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가장 많은 재산을 신고한 당선인은 더민주 인재영입 2호인 김병관 전 웹젠 이사회 의장으로 신고금액은 2637억7300만원이다. 김 당선인은 경기 성남분당갑에 전략공천돼 새누리당 권혁세 후보를 꺾고 국회에 입성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1629억2000만원을 신고해 현역 국회의원 중 1위에 올랐다. 안 대표는 2015년 신고 재산보다 842억원이 늘었다. 안 대표와 김 당선인은 각각 207억원과 111억원의 세금을 납부해 납부액 순위도 나란히 1~2위를 기록했다.

새누리당에선 김세연 당선인이 1551억600만원으로 1위에 올랐고, 이어 박덕흠 의원이 550억8100만원을 신고해 뒤를 이었다. 전체 5위로는 경기도 파주에서 새누리당 황진하 후보를 꺾은 더민주 박정 당선인로 219억5900만원을 신고했다. 박 당선인은 20년 넘게 압구정에서 토익·토플로 명성을 날린 박정어학원 CEO 출신이다.

반면 가장 적은 재산을 신고한 이는 더민주의 진선미 당선인으로 -14억1800만원을 신고했다. 새누리당 김한표 당선인도 -3500만원을 신고했다. 20대 국회에서 마이너스 재산을 신고한 경우는 이들 뿐이다.

이어 비례대표 출신 후보들의 재산신고액이 적었다. 국민의당 김수민 당선인은 2000만원, 더민주 제윤경 당선인과 이재정 당선인은 5400만원과 1억1400만원을 신고해 하위권에 속했다.


◇평균나이 55.5세…역대 최고령 국회=20대 국회의 평균 나이는 55.5세로 19대 총선 53.9세보다 1.6살이 늘어났다. 1대 총선 47.1세를 기록한 이래 가장 평균연령은 높은 국회가 됐다.

19대에서 9명이었던 30대 이하 당선인은 이번에 3명에 그치는 등 40대 이하 당선인이 89명에서 53명으로 크게 줄었다. 반면 60대 이상은 69명에서 86명으로 늘어났다.

최고령 당선인은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다. 1940년생, 만 75세인 김 대표는 당 비례대표 2번을부여받고 5선이 됐다. 국민의당 박지원 당선인과 무소속 강길부 당선인, 새누리당 서청원 당선인 등은 모두 만 73세로 2위 그룹을 형성했다.

최연소 당선자는 국민의당 비례대표 김수민 당선인이다. 김 당선인은 1986년생으로 만 29세다.

이어 새누리당 비례대표 신보라 당선인(33세), 부산 연제에서 당선된 더민주 김혜영 당선인(39세), 새누리당 비례대표 전희경 당선인(40세), 국민의당 비례대표 채이배 당선인(41세), 더민주 비례대표 이재정 당선인(41세) 등이 젊은 당선인으로 손꼽힌다.



◇초선 132명, 평균 2.14선…여성 51명 '최다'=20대 총선에서 국회에 처음 입성한 초선 의원은 132명(44.0%)이다. 19대 148명(49.3%)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고, 133명을 기록한 18대와는 비슷하다. 당선인의 평균 선수는 2.14다. 당선자 평균이 재선의원 이상이라는 의미다.

재선의원은 71명, 3선은 46명, 4선은 34명, 5선 이상은 17명이다. 통상 3선 이상이 국회 상임위원장을 맡는 관행을 고려하면 3대1 이상의 경쟁률이 예상된다.

서청원 새누리당 당선인이 8선으로 가장 선수가 높고, 야권에선 이해찬 무소속 당선인이 7선으로 가장 높다. 뒤를 이어 김무성 새누리당 당선인, 천정배 국민의당 당선인, 이석현·정세균·문희상 더민주 당선인이 6선에 이름을 올렸다.

여성 당선인의 숫자는 역대 최다다. 모두 51명의 여성이 국회에 입성했다. 전체 당선인 중 여성 비율은 17% 정도다. 19대 국회에선 47명이 입성해 16%를 기록했고, 18대에선 41명이 입성해 14%였다.

여성 당선인은 더민주가 24명으로 가장 많고, 새누리당은 15명, 국민의당은 9명을 기록했다. 비율로 보면 각각 20%, 12%, 24% 수준이다.


추경호 후보(달성군)의 선거유세가 열린 5일 오후 대구 달성군 현풍면에서 추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며 주민들과 춤을 추고 있다.2016.4.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대 국회, 경제관료·노동계 풍년…언론인 출신도 다수 배출

 국회의원들은 국민을 대표해 입법을 하고 각종 정책을 다룬다. 빈틈없이 민생을 챙기기 위해서는 300명의 국회의원들이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20대 총선에서도 다양한 직종에서 국회의원 당선인이 배출됐다.


추경호 후보(달성군)의 선거유세가 열린 5일 오후 대구 달성군 현풍면에서 추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며 주민들과 춤을 추고 있다.2016.4.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관료 = 이번 총선에서도 부처에서 가장 힘이 쎄다는 기획재정부(경제기획원, 재무부, 기획예산처, 재정경제부 포함) 출신 의원들이 대거 배출됐다. 친박 핵심인 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행시 22회)이 4선을 달게 됐고, 기획재정부 차관을 지낸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행시 25회)도 대구 달서군에서 첫 '배지'를 달았다.
경북 안동에서 3선이 된 김광림 당선인(행시 14회)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수석전문위원과 재경부 차관을 역임한 예산 전문가다.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출신인 이종구 당선인(행시 17회) 역시 서울 강남갑에서 3선에 올랐다. 4선이 된 정우택 당선인(행시 22회)은 충북 청주 상당에서 행시 동기인 한범덕 더민주 후보에게 2.2%포인트 차로 신승했다.
제1당 자리를 차지한 더불어민주당(더민주)에선 노무현정부 초대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을 지낸 김진표 당선인(행시 13회)이 4선에 올랐다. 경기 군포갑에서는 김정우 당선인(행시 40회)이 기라성같은 경제관료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기재부 국고국 계약제도과장 출신인 김 당선인은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가 '국가재정전문가'로 영입한 인물이다. 녹색 돌풍을 일으킨 국민의당에선 장병완 당선인(행시 17회)과 김관영 당선인(행시 36회)이 기재부 OB(올드보이)다. 다른 부처 출신으로는 윤상직 새누리당 당선인(부산 기장)이 있다. 윤 당선인은 이명박 정부에서 지식경제부 1차관을 지냈고 박근혜 정부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맡아 일했다. 정운천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야권 텃밭인 전북에서 새누리당 소속으로 당선되는 기쁨을 누렸다. 재선인 이현재 전 중소기업청장과 초선인 송석준 전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이상 새누리당)도 경제 관료 출신이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4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김병관(성남시분당구갑) 후보, 김병욱(성남분당구을) 후보와 손을 맞잡고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16.4.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과학 ICT 업계 = 과학·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인사로는 우선 새누리당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에 입성한 송희경 당선인이 있다. 송 당선인은 출마 전 KT 평창동계올림픽 지원사업단장,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장을 맡아 일했다. 기업인 출신중에는 김병관 더민주 당선인(경기 성남 분당갑)도 눈에 띈다. 게임업계 출신 인사 가운데 처음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김 당선인은 벤처기업 솔루션홀딩스 창업주로 현재 게임회사 웹젠의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다. 4선인 변재일 더민주 당선인(청주 청원)은 정보통신부 차관을 지낸 관료 출신이다. 새누리당 비레대표 8번인 김성태 당선인은 6년간(2008~2013년)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원장을 지냈다. 국민의당 비례대표후보 1번으로 당선된 신용현 당선인은 우리나라 기술 국제표준화를 이끈 인물 가운데 한 명이다. 같은 당 비례대표후보 2번으로 당선된 오세정(서울대 물리천문학과) 교수는 학창시절 경기고 수석 졸업, 서울대 예비고사 전체 수석, 미국 스탠퍼드 대학원 물리학 박사과정 자격시험 1등 등의 성적으로 '공부의 신'이라 불렸다. 문미옥 더민주 당선인은 경력단절 여성 재취업, 이공계 여성 경력개발 교육훈련 등 여성과학기술인 육성과 지원정책사업을 주도한 국내 대표 여성과학자다.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기획정책실장을 지냈다.

 
조훈현 새누리당 비례후보가 6일 대전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며 시민들과 악수하고 있다.2016.4.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화예술·체육계 = 문화예술·체육계에서는 4명이 당선됐다. 지역구 의원이 2명, 비례대표가 2명이다. 더민주 경기 광주갑 소병훈 당선인은 도서출판 산하의 대표다. 더민주 충북 청주시 흥덕구에서 45.8%의 지지를 받고 재선에 성공한 도종환 당선인은 시인이다. 비례대표 가운데는 프로바둑 기사 조훈현 당선인이 눈에 띈다.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 14번인 조훈현 국수는 프로바둑 기사로는 최초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이동섭 서울특별시 태권도연합회장도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태권도 9단인 그는 용인대 체육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특별시체육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논산?계룡?금산 지역구 당선자가 14일 오후 논산시내에서 시민들에게 큰절을 하며 감사 큰절을 하고 있다. 2016.4.1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언론계 = 언론인 출신도 대거 배출됐다. 충남 논산·계룡·금산 지역구에서 당선된 김종민 더민주 당선인은 내일신문과 시사저널 정치부 기자로 활동했다. 7선에 도전한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을 눌러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MBC 기자 출신인 국민의당 정동영 당선인은 전주병에서 재기에 성공했다. 전남 영암·무안·신안군의 국민의당 박준영 당선인(초선)은 중앙일보 뉴욕특파원, 편집국 부국장 등을 지냈다. 인천 연수을의 새누리당 민경욱(초선) 당선인은 KBS 공채 19기 기자로 입사해 보도국 정치부, 사회부 등을 거쳤고, '뉴스9' 앵커로도 활약했다.
경남 양산을의 더민주 서형수 당선인(초선)은 한겨레신문 사장 출신이다. 서울 구로을의 더민주 박영선 당선인(4선)은 MBC 아나운서로 입사한 뒤 기자 생활을 했다. 서울 동대문을의 더민주 민병두 당선인(3선)은 문화일보 워싱턴특파원, 서울 서대문을 더민주 김영호 당선인(초선)은 스포츠투데이 기자 출신이다. 새누리당 비례대표 강효상 당선인은 전 조선일보 편집국장, 더민주 비례대표의 김성수 당선인은 목포 문화방송 사장을 지냈다. 3선에 오른 김영우 새누리당 당선인(YTN 출신), 재선에 오른 박대출(서울신문 출신) 의원도 언론인 출신이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서병 후보가 11일 밤 서울 강서구 증미역에서 퇴근하는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한 후보는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 기간이 끝나는 12일 자정까지 잠을 자지 않고 지역구를 돌아다니며 무박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2016.4.1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노동계 = 노동 개혁이 화두인 만큼 여야 모두 노동계 출신 의원들이 풍년을 이뤘다. 한노총 출신은 19대 6명에서 이번에 9명으로 늘어났다. 새누리당에선 한노총 전 사무총장 출신인 김성태 의원이 서울 강서을에서 3선에 올랐고, 장석춘 전 한노총 위원장은 경북 구미을에서 첫 배지를, 임이자 전 한노총 여성위원장과 문진국 전 한노총 위원장은 비례대표로 각각 금배지를 달았다.
더민주에서는 5명의 한노총 출신 국회의원이 탄생했다. 금융노조 부위원장 출신인 김영주 의원은 지역구인 서울 영등포갑에서 3선에 성공했고 한노총 대외협력본부장 출신인 한정애 의원은 19대 비례대표에 이어 이번에 서울 강서병에서 지역구 의원으로 재선이 됐다. 재선인 김경협 의원(부천 원미갑)은 한노총 경기본부 부의장 출신이고 한노총중앙연구원 연구위원 출신인 어기구 당선인도 두번째 도전 끝에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한노총 위원장 출신인 이용득 전 더민주 최고위원도 비례대표로 원내에 입성했다.
한노총 출신 외에도 민노총이 전략후보로 지지했던 노회찬(창원 성산)·김종훈(울산 동구) 당선인이 금배지를 달았고, 현대차 노조 조직국장 출신인 윤종오 전 울산 북구청장도 울산 북구에서 당선됐다. 금속노조 사무처장 출신인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경기 고양갑에서 당선돼 3선 고지에 올랐다. 대기업노조연대회의 사무처장과 한국노동운동연구소 소장을 지낸 홍영표 의원은 인천 부평을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새누리 지역구 당선인 계파 봤더니…친박 46명 최다



새누리당 20대 총선 지역구 국회의원 당선인의 계파 성향을 분석한 결과 친박(친 박근혜)계 비중이 현재보다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공천을 주도한 친박에 대한 책임론이 적지 않은 상황이어서 상당수의 중립 성향 당선자들이 비박쪽으로 돌아설 경우에는 친박계가 당 주도권을 쥐기 어려울 수도 있을 전망이다.

머니투데이 the300이 14일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소속으로 지역구 국회의원에 당선된 105명 중 성향이 분명치 않은 9명을 제외한 96명의 계파를 분석한 결과 친박계로 분류되는 당선인가 46명으로 비박(비 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의원 25명의 2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박과 비박으로 분류가 쉽지 않은 중립 성향 인사는 25명이었다.

현역 의원 당선인 중에는 친박계가 33명, 비박계가 20명으로 차이가 그렇게까지 벌어지지 않았지만 20대 국회에 새로 입성하는 원외 당선자 중에는 친박 13명, 비박 5명으로 친박계가 두 배 이상 많았다. 공천 과정에서 친박계 후보들이 다수 공천을 받은데다 이들의 지역구가 여당의 텃밭인 영남 지역에 상대적으로 많았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친박계가 공천을 주도한 만큼 비례대표 당선자 17명 가운데도 친박계 성향 인사들이 더 많다는 게 중론이다.


새누리당은 최고위원회 등 지도부는 친박계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전체 의원 기준으로 비박계 비중이 더 높은 편이었다. 지난 2014년 이후 이어진 국회의장, 당 대표, 원내대표 경선 등에서 잇따라 비박계가 승리하기도 했다. 친박계가 이번 공천에서 적극적인 현역 물갈이를 주장했던 배경이다. 친박계는 두터워진 당내 기반을 토대로 총선 이후 당 수습을 주도할 수 있는 여건은 갖췄지만 주류 책임론이 부각되며 중립 성향의 25명이 비박계에 동조할 경우 숫적으로 우세를 유지하기 힘들 수도 있다.

경선과정에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부산 사상의 장제원, 대구 동을의 유승민, 수성을의 주호영, 인천 중동옹진강화의 안상수, 남구을 윤상현, 울산 울주 강길부, 강원 동해삼척의 이철규 후보 등 7명 가운데도 친박 핵심 윤상현 의원을 제외한 6명은 비박 성향이다. 무소속 당선자들에 대한 복당이 이뤄질 경우 당내에서 비박계 기반이 상대적으로 강화될 수 있는 셈이다.



더민주, 친노 세력 확장…비주류 대표 계파는 친손(孫)




제20대 총선에서 원내 제1당에 오른 더불어민주당의 최대 계파는 친노(盧) 및 친문(文) 그룹이다. 범친노와 문재인 전 대표, 박원순 시장, 안희정 충남지사의 측근 그룹들이 주류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영역을 확장한 손학규계와 총선 승리를 이끈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그룹은 비주류를 형성할 수 있다.

범친노 의원들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생환했다. 김태년, 홍영표, 김경협, 박남춘, 이학영, 전해철, 설훈, 홍익표 의원 등이 의원직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충청권에서도 박범계, 도종환 의원이 승리했다. 영남에서는 경남 김해갑의 민홍철 의원이 재선을 확정했다.

여기에 수도권의 황희·강병원, 영남의 박재호·전재수·최인호·김경수 당선자가 친노 성향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전 대표와 가깝다는 평가다. 문 전 대표의 영입인사인 조응천, 김병관, 김병기, 표창원, 박주민, 김정우 후보 역시 원내에 진입한다. 친노·친문 그룹 의원만 따져도 약 30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안희정 충남지사와 가까운 김종민·조승래·박완주 당선자, 박원순 서울시장의 측근인 기동민·권미혁 당선자 등도 친노·친문 그룹과 주류를 형성할 것이 유력하다. 이인영·우상호·송영길로 대표되는 86(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운동권 출신들 역시 범주류에 속한다. 범주류가 60명 이상 달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주류의 영역이 넓어졌다는 평가지만, 이들을 규합할 수 있는 주축 인사는 부재한 상황이다. 문재인 전 대표와 최재성 의원은 불출마했고, 친노좌장 이해찬 의원은 당의 컷오프(공천배제) 방침에 반발해 탈당한 후 무소속으로 세종시에서 당선됐다.  

이에 6선을 달성한 정세균 의원이 주목받고 있다. 정 의원의 경우 자신의 계파인 전병헌·오영식·강기정·김성주 의원 등이 컷오프 및 낙선 당해 타격을 받았지만, 종로에서 대권주자 오세훈 새누리당 후보를 꺾으며 당의 간판으로 나설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낙선했다가 이번 총선에서 생환에 성공한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 역시 주류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비주류의 대표주자로는 김종인 대표 그룹이 거론된다. 진영, 박영선, 최명길, 박경미, 최운열 당선자 등이 김 대표와 뜻을 함께 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을 승리로 이끌며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확고하게 굳힌 김 대표가 향후 어떤 길을 걸을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김 대표는 대선까지 자신의 역할을 강조하며 "당의 정체성을 변경하겠다"고 줄곧 공언해왔다. 주류 세력과 운동권 문화에 대한 '선전포고'로, 총선 이후 갈등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있었다.

비주류에서 눈여겨 볼 변화는 손학규계의 성장이다. 전남 강진에서 칩거하고 있는 손학규 전 상임고문은 더민주의 총선 지원유세 공식요청을 거절했던 바 있지만, 손 전 고문과 가까운 인사들은 대거 이번 총선에서 더민주 간판을 달고 당선됐다.

기존 손학규계를 대표하던 양승조·조정식·이찬열·이춘석·이개호 의원 외에도 전현희·전혜숙·강훈식·김병욱·박찬대·어기구·김영춘·임종성 후보가 당선자가 됐다. 손학규계 의원이 두자릿수로 늘어난 것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손학규계와 김종인 대표측의 연합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정장선 총선기획단장, 김헌태 전 정세분석본부장 등 손학규계 인사들이 김 대표의 옆에서 공천과정을 주도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총선 기간 동안 손 전 고문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 관계자는 "손 전 고문측과 김 대표측의 경우 상호간에 큰 거부감이 없는 모양새"라며 "총선 이후 김 대표를 중심으로 어떤 이합집산이 일어날 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야권 불모지 대구에 더민주의 깃발을 꽂은 김부겸 당선자,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김두관 당선자, 5선에 성공한 이종걸 원내대표 등 중진들은 비주류측에서 정치적 영역 확장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안철수계 부각…통합파vs독자노선파 재편 가능성



국민의당은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한 창당파와 호남 지역에 기반을 둔 천정배·박지원·박주선·박주선 등이 결합해 복잡한 계파 구성을 안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 안철수 대표의 당 장악력이 커졌으며 20대 국회에 입성하게 될 당선자들은 당 주도권을 쥔 안철수계가 다수로 파악된다. 그러나 대선을 앞두고 야권통합 여부에 대해 당 노선에 대한 갈등이 불거질 수 있어 향후 야권통합파와 독자노선파로 나뉘어질 가능성이 있다.

14일 국민의당 등에 따르면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소속으로 당선된 38명 중 70% 이상이 안철수계 혹은 친(親)안철수로 분류된다. 이 중 박선숙·이태규 비례대표 당선자는 창당파로 안철수계 핵심으로 꼽히며 서울 관악갑의 김성식 당선자와 이상돈 비례대표 당선자 역시 안 대표와 같은 노선을 걷는 안철수계 핵심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안 대표 영입인사로 광주에서 당선된 송기석 당선자를 비롯, 이번 총선에서 초선 의원으로 입문하는 당선자의 대부분을 안철수계로 볼 수 있다.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비례대표의 경우 안 대표가 개인적인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않았지만 그 성격 상 당이 지향하는 노선에 뜻을 함께 하게 된다는 점에서 안철수계라 할 수 있고 지역 당선자들도 사실상 안 대표를 내세워 당선됐기 때문에 안철수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당수의 현역 의원들도 국민의당 창당에 동참하면서 안철수계 혹은 친 안철수로 들어온 것으로 관측된다. 안 대표가 옛 새정치민주연합에서 탈당할 당시 가장 먼저 탈당에 동참해 신당에 합류한 황주홍·유성엽 등의 의원들이 대표적이다. 또한 김한길계로 출발했지만 야권연대 논란 당시 김한길 의원이 아닌 안 대표 측에서 야권연대 반대를 표명했던 권은희 의원 등도 당 내부에서는 신(新) 안철수계로 보고 있다.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호남 지역 공천과 야권연대 논란에서 안 대표와 계파갈등을 빚었으나 공천 과정에서 상당수의 천정배계 후보들이 탈락해 당선자 중에 천정배계의 수는 그리 많지 않다. 천정배계 몫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은 박주현 당선자 정도가 손꼽히며 광주 지역에서 당선된 김경진 당선자 정도가 천정배계로 합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김한길계는 김한길 의원이 20대 국회에 들어오지 못하게 되면서 세력화가 어렵게 됐다. 현역 의원 중 주승용 의원과 김관영 의원 정도가 꼽히며 이들 역시 향후 당내 상황에 따라 김한길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밖에 박지원·박주선 등 호남 중진 의원들이 독자적인 행보를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현재 주요 인물별 계파 분포보다는 향후 야권통합 논란이 불거질 때 당 노선에 대한 입장에 따라 '야권통합파'와 '독자노선파'로 나뉠 가능성이 크다. 천정배·김한길·박지원계는 야권통합의 필요성을 내세울 것으로 보이고 안철수계는 이에 맞서 제3당의 독자노선을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계파색이 옅은 인사들이 '헤쳐모여'를 통해 세력 재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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