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원내대표 경선 '나경원-정진석' 2강에 유기준 추격

[the300]당내 다수인 친박표 흐름이 승패 좌우할 듯…1차선 나경원, 결선 갈 경우 정진석 유리 관측도

우경희, 박용규 기자 l 2016.05.01 16:18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유기준(왼쪽부터), 나경원, 정진석 후보가 1일 각각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내대표 출마 포부를 밝히고 있다. 2016.5.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표류하는 새누리당의 구원투수 후보로 나경원(4선(이하 20대 국회 기준), 서울 동작을)과 정진석(4선, 충남 공주부여청양), 유기준(4선, 부산 서구)의원이 나섰다. 나-정 양강구도가 예상되는 가운데 친박(친박근혜)계인 유 후보가 얼마나 친박 의원들의 표를 흡수하느냐가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나경원-김재경(4선, 경남 진주을), 정진석-김광림(경북 안동) 후보는 1일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원내대표 및 러닝메이트 격인 정책위의장 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출마 의사를 밝힌 유기준-이명수(3선, 충남 아산) 후보까지 총 3개 팀이 오는 3일 당선인대회에서 새누리당 20대 의원들의 선택을 받는다.

◇나-정 양강에 유기준 친박표심 잡기가 변수

새누리당 원내대표 자리는 '독이 든 성배'에 비유된다. 국회가 여소야대(與小野大)로 재편됐고, 국민의당도 교섭단체를 구성해 매사 3당 합의가 필요하다. 과거처럼 새누리당이 주도권을 쥐고 갈 수 있는 구도가 아니다. 하지만 새 지도부 출범 전까지 당의 전권을 휘두를 수 있을 정도로 이번 원내대표의 중요성이 크다. 의장단 선출이나 상임위원장 배분 등 권한도 막강하다.


당내에서는 나경원-정진석 후보가 한발씩 앞서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나 의원은 새누리당 서울 최다선 의원이 되는데다 여성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다. 상대적으로 젊어(63년생) 수도권 표심을 돌려세울 수 있는 쇄신과 변화가 필요한 당 상황과도 부합한다는 평이다. PK(부산경남) 김재경 의원과 손을 잡으며 '수도권-PK'의 조합을 이뤘다.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인 김재경 의원과 함께 포부를 밝히고 있다. 2016.5.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진석 후보는 중도의 이미지가 강점이다. 서청원 의원 등 친박계의 지원설도 나온다. '친박 자숙' 분위기 속에서 자칫 역풍이 불 수 있는 유기준 후보 보다는 정 후보를 밀 수 있다는 거다. 나 후보와 정 후보의 러브콜을 동시에 받았던 TK(대구경북) 출신 김광림 의원이 정 의원을 고른 것도 이런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나 후보의 '쇄신이미지'와 정 후보의'중도화합'이 격돌하는 가운데 경선으로 간다면 당선인대회 당일 분위기가 선거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초선의원들이 나 후보의 쇄신에 공감하고 친박계 표를 정 후보와 유 후보가 나눠갈 경우 1차 투표에서 나 의원이 승부를 결정지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과반 득표자 없이 결선 투표로 간다면 친박과 중도계열 표가 중도화합 노선의 정 후보에게 몰릴 가능성이 있다. 물론 친박표가 일찌감치 정 후보쪽으로 쏠릴 경우 1차에서 정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정 후보는 출마선언의 상당부분을 러닝메이트인 김광림 후보를 추켜올리는데 할애했다. '충청-TK' 구도를 최대한 부각시킴과 동시에 화합 이미지도 재차 강조했다는 평이다. 나 후보는 "박근혜의 천막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친박계를 감안한 쇄신 구호로 맞불을 놨다.   


유일한 정통 친박 후보인 유기준 후보는 친박계 표가 결집하고 비박계 표를 일부 흡수할 경우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사실상의 친박계 좌장인 최경환 의원 등이 출마를 만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세 결집에 다소 어려움이 예상된다.  


정진석 새누리당 당선자(왼쪽)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인 김광림 의원과 함께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6.5.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쇄신-의원입법권 보장 한 목소리


각 후보들이 내건 공약도 관심이다. 세 후보는 공통적으로 쇄신과 함께 여야 야합이 아닌 상임위 중심 원내 운영을 통한 의원입법권 보장에 한 목소리를 냈다. 수평적 당청관계도 강조했다.  

유 후보는 "본회의 표결 시 당론 채택을 지양하고 의원의 자유투표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론을 정하고 여야 원내지도부가 모여 합의하는 방식보다는 의원 개개인의 입법권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의미다. 나 후보 역시 "2+2, 3+3 회의나 당론결정은 최소화하고, 상임위 중심주의를 확실히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도 "당 지도부의 쑥덕결정과 의원들의 거수기 동원을 없애겠다"고 강조했다. 


당 쇄신과 관련해선 수위 차가 있다. 나 후보는 "총선 패배에 대한 철저한 진단을 한 후 재창당 수준의 당 쇄신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제2창당을 이끌 소신있는 비대위원장을 외부에서 반드시 영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후보 역시 "당 쇄신 특위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계파를 뛰어넘는 사람을 원내지도부로 선출하는 것이 혁신의 시작"이라고 밝혀, 상대적으로 화합에 방점을 두고 있다.   

유기준 새누리당 의원이 1일 원내대표 후보 등록을 마친 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6.5.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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