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대선주자 지금 부각되는건 문제..서번트리더십으로 당권 도전"

[the300][300인터뷰]"국민과 함께하는 모습 보이지 않으면 당 희망없어…국회 70주년 맞아 국민국회감사단 구성할 것"

구경민 우경희 기자 l 2016.05.30 06:39

사진=보떼 스튜디오 유진수 대표


지역타파. 인간승리. 새로운 정치 역사를 쓴 주인공.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다. 지역발전을 위해 예산을 끌어오겠다던 '예산불독' 이 의원이 야당의 심장부인 전남 순천에서 재선에 성공하면서 자신감이 더해지자 표정과 목소리에 무게감이 실렸다. 하지만 국민을 향한 낮은 자세, 겸손한 마음가짐에는 변함이 없었다. 5월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이 의원은 당 대권 도전에 대한 강한 집념과 지역구를 넘어 당 쇄신, 정치개혁 등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이 의원은 머니투데이 the300(더300)과의 인터뷰에서 당권 도전에 대해 "새누리당에 실종된 서번트리더십(섬기는 리더십)을 최대한 활용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며 "국민이 갈망하는 기득권, 특권, 지역주의를 깨는 '망치정치'를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지역구도를 깨는 단초를 마련한 그는 당을 뼛속부터 바꾸고 2018년 국회 개원 70주년을 맞아 '국민국회감사단'을 구성, 정치개혁을 이룰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총선 결과 언제 예상했나.
▶4·13 총선 3일 앞두고 솔직히 이 선거에서 지면 '개표부정'이라 할 정도로 확신이 들었다. 당이 공천파동으로 지지율이 크게 뒤지면서 거기에 맞춘 선거전략 3가지를 세웠다. 13일동안 유세차에서 내리지 않겠다. 순천시민 28만명에게 내 실제 모습과 육성을 다 보여주고 들려주겠다. 또 내 공약을 다 직접 설명하겠다. 13일간 세끼밥을 다 배달해 먹으며 그렇게 했다. 이렇게 선거운동을 하자 공천파동으로 일시적 이탈된 민심이 다시 회복됐다. 

-지역에서 재선에 성공했지만 새누리당은 참패했다. 참패 이유는.
▶총선 패인은 복합적이다. 그 중 가장 큰 참패 요인은 민심을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민심은 민생이다. 민생은 국민의 삶이다. 쉽게 공천받은 사람들이 현장에서 민생의 고단함을 느낄 수 있겠는가. 그렇다보니 민심이 새누리당에서 상당부분 이탈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새누리당이 선거 패인을 지나가는 '주마간산'식으로 분석하면 더 위험해진다.  패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해야만이 거기에 맞는 제대로된 해법이 나온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선거패배 이후 의사를 정해놓고 진단서를 끊자는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몸에 열이나고 안좋은데 원인도 모르고 이비인후과 산부인과 등 의사만 정해놓고 있다. 근데 진단해보니 맹장이더라. 그럼 제대로된 치료가 안 되지 않겠는가. 우선 쉽고 급하게 접근해 의사부터 정하자고 하니 안된다는거다. 이번만큼은 제대로된, 말하자면 민심과 새누리당의 문제점을 구석구석 분석한 후 그것에 맞는 리더십을 갖춘 사람이 누구인지 살펴야 한다. 

-총선이 지난지 한달이 지났는데도 혁신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시행착오를 겪은 것으로 한달을 소모했다. 혁신비대위로 구성으로 결정됐기 때문에 더 이상 시간낭비 하지 말고 혁신비대위에서 할 역할을 명확히 해야한다. 애매하니까 말썽이 생긴다. 새누리당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있다. 빨리 혁신비대위를 구성하고 제대로 된 진단을 한 후에 바로 전당대회를 치르도록해야 한다. 당 쇄신을 위해 이제 더이상 미루면 안된다. 시간이 없다.  

-앞으로 새누리당은 당 쇄신을 위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여당 국회의원으로서의 역할만 할게 아니라 민생, 국민의 삶에 대해서는 야당의 시각으로 아주 냉철하게 봐야 한다. 국민의 불만을 제대로 봐야 한다. 야당의 시각과 여당의 책임으로 봐야한다. 야당처럼 대안없이 끝내는게 아니라 야당의 시각으로 본 고달픈, 불만에 싸여있는 민생을 바꿔야 한다. 집권여당이기에 가능하다. 그러면 민심은 달라질 수 있고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사진=보떼 스튜디오 유진수 대표


-그래서 이번 당 대표가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국민들의 지지를 이끌기 위해서는 누가 그 역할을 하느냐도 중요하다. 정부는 책상에서 일하고 국회의원은 현장에서 일한다. 책상과 현장이 함께 어우러지는 조화가 필요하고 이것이 여당의 책임이다. 현장을 바꾸려는 시도와 노력이 중요하다. 새누리당 지도부 하에 정말 (농구의) 올코트프레싱(전방위 압박)을 해야된다. 전체가 다 뛰어야한다. 키 큰 두 사람만 농구골대에 기웃거린다고 이길 수 있는게 아니다. 그래서 새누리당 국회의원 122명이 전체 민생현장에 다 나가야된다고 생각한다. 두명씩, 세명씩 때로는 일곱명씩 현장에 가서 어린이집을, 청년현장을, 중소기업을 가야 정확한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그걸 국민이 원하는 거다. 그래서 내가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서번트리더십이다. 심부름꾼, 머슴 리더십. 현장에 찾아가 국민을 섬기는 서번트리더십이 새누리당에서 가장 결여됐고 이러한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래서 당대표에 도전하려 하는가.
▶내가 당권에 도전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새누리당에서 실종된 서번트리더십을 최대한으로 활용해 리더십을 발휘하려는 거다. 그리고 몇몇이 하는 당 운영, 그런게 아니라 올코트프레싱을 하는 운영을 하겠다는 거다. 모든 의원이 다 현장으로 달려가서 듣고 온 것을 당·정회의와 당·정·청을 수십차례 열어서 그런 간극을 좁히려 하는 거다. 당 대표가 되면 그 중간의 주선자 역할을 내가 할 거다.

-이번 당대표는 어느때보다 중요한 자리라고 생각되는데.
▶중요 정도가 아니라 (당이)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다. 내년 2월이면 자생적으로 대권주자들이 나오는데 이 전에 당이 국민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 희망이 없다. 내가 33년 정치권에 있었다. 최고위원까지 다 겪어보고 호남에서 유권자 한 사람 한 사람이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는 인식을 가져본 사람이다. 현장에서 뛰면서 국민과 유권자가 무섭다는걸 아는 사람이다. 그래서 유권자의 눈이 조금만 돌아가도 가슴이 덜컹하는 것을 체험해본 사람이다. 23년간 호남에서 도전해 21년간 호남에서 떨어져 재선해본 사람이다. 이런 사람만이 이런 위기상황에서 당 소속 의원들을 지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주의를 깨기 위한 우리나라 선거제도의 개선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선거제도를 탓하는 것은 문제다. 중선거구제, 소선거구제, 비례대표제 등은 지역주의를 깨는데 근본적인 문제가 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정치인의 자세다. 정치인들이 사리사욕, 당리당략을 내려놓으면 어떤한 선거제도를 만들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금 우리 국회의 문제점, 정치의 문제점 중 하나가 권력의 사유화다.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하다. 의원들이 쓰는 특권과 기득권은 한마디로 말해 권력의 도둑질, 권력의 횡령이다. 이걸 깨트리지 않으면 안된다. 그 기득권을 깨는 정치를 하지 않으면 우리 정치는 발전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이 기득권, 특권을 깨는 '망치정치'를 할 것이다.  '망치정치'는 내 꿈이자 목표다. 1995년 처음 출마 하면서 호남에서 정치의 경쟁을 회복하는 것이 내 꿈이었다. 특정 정당의 독식과 독주가 지역발전에 너무 위해되고 지역주민이 대접받지 못하게 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망치정치'를 내걸고 19대에 이어 20대에도 국회의원에 당선된 거다. 이러한 노력이 지역구도를 깨는 단초를 마련했다고 생각한다. 내 목표가 달성됐다.
사진=보떼 스튜디오 유진수 대표


-개인적인 다음 정치 목표는. 
▶다음단계 목표는 이런 자신감과 성취를 바탕으로 국회개혁을 하는 것이다. 2018년이면 대한민국 국회가 개원한지 70년이 된다. 70주년을 맞아 지금부터 대한민국 국회를 총정리는 것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본다. 도대체 지금까지 만든 법에 어떤 문제가 있고 시스템에는 어떤 문제가, 관행에는, 인식에는, 그밖에 다른 하드웨어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점검해서 바로잡아야 한다. 국민국회감사단을 구성해 국회가 국정감사하듯이 국민이 국회를 감사하고 조사하게 할 것이다. 반드시 20대 국회에서 이 목표를 실행하겠다. 당대표가 되서 국회개혁과 정당개혁을 함께 반드시 이루겠다. 

-여당에서 내분이 일어나는 동안 정계개편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는데.
▶정계개편을 언급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성급하고 경솔하다고 본다. 정계개편에 대해 다 자기방식으로 얘기하더라. 바로 그런 사람들이 정치권에서 배척돼야할 위험한 인물이라고 본다. 그런 사람들이 척결 대상이다. 쉽게 얘기하면서 책임지려고 하지 않는다. 민심을 그렇게 얻으려 하면 안된다. 몇명이서 전략전술로 민심을 훔치거나 속이려 하면 안된다는거다. 이게 제일 중요하다. 

-여야 차기 대권주자를 꼽는다면.
▶나는 대선주자가 지금 당장 드러나는게 더 문제라고 본다. 지금 국민들은 정치권에 실망을 하고 있는데 유력자를 정해놓으면 그사람을 방어하고 공격하고 그럴거다. 지금까지 그래왔다. 이번 대통령부터는 정말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고 본다. 미국의 대통령후보 트럼프나 이번에 당선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들을 보면 짧은 시간 내 유력주자로 부각됐다. 전세계적으로 이같은 현상은 국민들이 기성 정치인에 실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전혀 늦지 않았다. 새누리당에 대한 진단이 최우선이고 문제 해결할 수 있는 리더를 찾는게 두번째 해결과제고 그다음이 대선주자를 뽑는거다. 신진과 기존 인사를 포함해 슈스케(슈퍼스타K)처럼 치열한 정책 리더십으로 경쟁해 대선주자를 뽑아야 한다.  

-순천의 현안은.
▶국립보건의료대학 및 국립보건의료 대학병원을 설치하는거다. 일본의 자치의대 개념인데, 의사를 정부에서 장학금으로 양성해서 10년 이상을 공공기관에서 근무하게 하는것이 골자다. 의료 취약지역에 이런 공공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전국에 16개 시도 중에 제주도에도 있는 의대가 전남에만 하나도 없다. 그래서 순천에도 설치하자는거다. 19대에서 관련법안을 제출했으나 통과가 안됐다. 20대 1호 법안으로 다시 제출할 거다. 또 하나는 광양만권 활성화를 통해 청년실업과 지역현안을 해결해 나갈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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