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총선백서 논란 "계파에 무릎 꿇었다"vs"모두의 책임"

[the300]"친박 패권…당대표 되면 재발간" 비박계 '부글'

김성휘 기자 l 2016.07.17 15:55
지상욱 새누리당 대변인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 국민백서 발간을 발표하고 있다. 2016.7.17/뉴스1

새누리당이 17일 특정계파의 책임보다는 계파갈등 자체와 공천과정의 혼란을 주된 총선 패인으로 지목한 총선백서를 공개하자 당내 반응은 엇갈렸다. 전당대회 주자 중 친박계는 이쯤에서 총선 책임론을 정리하는 데 무게를 뒀다. 반면 비박계는 확실한 책임소재를 가렸어야 한다며 백서의 평가가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이날 백서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실패, 당청관계 문제와 계파갈등을 두루 짚었다. 그러나 총선 당시 지도부 중 실명으로 비판받은 이는 사실상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뿐이다. 당초 전당대회 국면에 백서를 공개하면 책임소재의 내용과 수준에 따라 상당한 갈등이 있을 것이란 전망됐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이를 의식한 듯 총선 패배에 대한 당의 판단보다 국민 의견을 기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상욱 대변인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백서를 언론에 공개하면서 "국민의 목소리를 통해 패배원인을 진단하고 국민 눈높이에서 해법을 찾는 국민백서를 제작키로 했다"고 밝혔다. "당 내부에서 해부의 칼과 심판의 잣대를 들이댄다면 객관성과 공정성 시비가 불거지고 당은 또 다시 분열과 갈등의 늪에 빠져들 수도 있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비박계는 반발했다. 당권 주자인 정병국 의원은 "계파 패권주의에 굴복한 백서"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정 의원은 "국민과 당원들 모두 알고 있는 새누리당 참패 원인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민심 이반이자, 계파 패권주의에 굴복한 것"이라며 "당 대표가 되면 진실을 담은 백서를 재발간해 새누리당을 환골탈태시키겠다"고 밝혔다.

김용태 의원도 백서에 아쉬움을 드러냈으나 정 의원과 온도가 달랐다. 다양한 패배원인이 지목된 것만큼은 평가한단 쪽이다. 김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정부의 국정실책과 불통 △수직적 당청관계 △이한구 공관위원장의 독단과 막장공천 등이 지적된 것은 공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 "막장공천 책임을 이미 친박이 버린 카드 이한구 한 사람에게 지우고, 친박 패권이란 구조적 배후와 원인에 대해서는 아무 언급이 없다"고 꼬집었다.

반면 친박계인 함진규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 출마선언을 하면서 "당이 (백서에) 나온 결과대로 반성하고 새로운 각오로 심기일전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총선 민심 이반을 가져온 걸로 평가되는 극심한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지역별로 특성이 달라 적합한 후보들 찾는 과정에 의견이 다를 수 있지 않겠느냐"며 "공천 시스템은 더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은 "이 백서는 새누리당이 다시 과거로 돌아가기 위한 게 아니라 냉정하게 우리 현실을 파악해 미래로 전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당이 어려워진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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