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부산에서 '文과 함께' 당권레이스…주류 세과시

[the300](종합)秋·金·李 모두 '노무현' 거론…文 "정권교체 이뤄내야"

부산=최경민 기자 l 2016.08.11 20:41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정기대의원회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16.8.1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부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당권 레이스가 달아 올랐다. 당내 최대계파의 수장이자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등장하자 당권주자들은 일제히 '문심(文心)' 잡기에 나섰다. 친노·친문으로 불리는 당 주류는 문 전 대표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세과시에 나서는 모습도 보이며 8·27 전당대회에서의 강세를 예고했다.

더민주는 이날 오후 1시 울산 MBC컨벤션홀에서 울산시당 개편대회를, 오후 5시 부산 벡스코컨벤션홀에서 부산시당 개편대회를 개최했다. 당대표 및 최고위원 출마자들의 합동 연설회와 울산·부산의 시당위원장 경선이 진행됐다.

울산에서 당권주자들은 정부여당에 맞서는 강한 당대표의 필요성을 설명하는데 주력했다. 추미애 의원은 "새누리당의 이정현 신임 대표가 대통령에게 맞서는 것은 정의가 아니라는 듯이 말했는데 벌써부터 여당 의원 입에 재갈을 물리고 군기반장을 자임하고 있다"고, 이종걸 의원은 "열대야에 에어컨도 못 키는 중산층과 서민의 나라가 됐다"고 정부여당에 날을 세웠다. 

부산에서는 분위기가 변했다. 세 후보는 모두 친노·주류의 표심에 러브콜을 보내는 모습을 보였다. 부산의 경우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주류 강세 지역이다. 특히 지난 총선에서 5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하면서 주류의 세력이 더욱 확대됐다는 평가다.

특히 문 전 대표가 이날 부산 대회에 대의원 자격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문 전 대표가 총선 이후 당의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도착하자 마자 구름인파를 몰고 다니며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부산 지역 당원들은 '문재인'을 연거푸 외치며 문 전 대표에 대한 지지세를 확인해줬다. 

문 전 대표는 당권주자인 추미애 의원과는 웃으며 포옹을 나눴고, 이종걸 의원과 김상곤 전 위원장과는 악수를 나눴다. 추 의원은 문 전 대표에게 "대의원님 인사드린다. 한 표 부탁드립니다"고 말했다. 최고위원 후보인 유은혜 의원과 장경태 서울시당대변인과도 포옹했고 양향자 광주서을지역위원장, 이동학 전 혁신위원과는 악수를 했다.

합동 연설회에서 후보들은 연달아 '노무현'을 거론하며 부산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1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부산광역시당 정기대의원회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를 마친 뒤 지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6.8.1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과 연관된 것이 약점인 추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재직시에 3번씩이나 장관입각을 제의했고, 삼보일배로 다친 무릎은 괜찮은 것인지, 정치에 언제 복귀하는지 물어왔다"고 일화를 공개했다.  

그는 "대통령직에 계실 때 함께 못한 것, 지키지 못한 것이 정말로 죄송하다"며 "아픈 무릎 대신 운동화를 신고 발로 뛰면서 가슴으로 동지를 품고 다시 일어서겠다. 분열의 대못을 뽑겠다"고 밝혔다.

김상곤 전 위원장은 "솔직히 광주에서 친문(文)이 아니면 저를 찍어주겠다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저는 김상곤이다. 대선후보를 지켜낼 김상곤이다"라고 말했다. 

당권후보 중 유일한 호남출신인 그는 "제가 당대표가 되면 호남의 신뢰를 받아오겠다. 그러면 우리당 후보가 더 힘을 받을 수 있다"며 주류의 최대 과제인 외연확장에 있어서 자신이 최적임자임을 강조했다. 

'비주류 단일후보'를 표방한 이종걸 의원의 입장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제가 초선일 때 다수가 이인제 전 의원을 따랐지만 저는 소수파 노무현을 따랐고, 드라마를 쓴 주체가 됐다. 이곳(부산)에서 선대위원장이었던 문재인 전 대표를 본 기억도 난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 의원은 "그동한 특정 계파에 속해 주장하지 않았다"며 "옳다고 생각하는 소수파를 따랐다. 더민주를 넘어서 다함께 해야 한다. 이종걸이 꼭 해내겠다"고 설명했다. 

전당대회 중립을 선언했던 문 전 대표는 당권주자들의 연설을 밝은 표정으로 끝까지 지켜봤다.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주변의 지지자들이 사진촬영과 사인을 요청할 정도로 문 전 대표의 지지세는 건재했다. 8·27 전당대회에서 당 주류의 약진을 예고하듯 세과시가 이뤄졌다. 문 전 대표도 부산당원들과 함께 노래 '부산갈매기'를 일부 따라 부르는 등 지지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부산시당 개편대회에서 부산시당위원장에 뽑힌 최인호 의원은 "앞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 후보께서 다음에 대통령 후보가 되시면, 여러분들은 똘똘 뭉쳐서 이곳 부산에서 51% 이상 득표하도록 많이 도와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지금 우리당은 변화도 필요하고, 또 단합도 필요하고, 확장도 필요하다"며 "그 힘들을 모아서 정권교체를 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지도부가 바람직한지 아마 우리 당원들이 현명하게 선택해주실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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