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英본사, 가습기산균제 판매 초반부터 개입 증언 공개

[the300]새누리당 불참 속 반쪽 청문회 진행

심재현 기자 l 2016.09.02 19:17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위한 국정조사'가 새누리당 측의 불참으로 미뤄지고 있다. 2016.9.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를 가장 많이 낸 옥시의 영국 본사가 국내 가습기 살균제 판매 초반부터 깊숙이 개입했다는 증언이 2일 국회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사고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공개됐다.

이날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옥시 신현우 전 사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옥시 전 직원 이모씨는 지난달 29일 재판에서 "광고나 라벨을 변경할 경우 영국 본사에 보고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씨는 2003년 당시 옥시에서 근무하며 해당 문구를 직접 기안한 당사자다. 2005년부터 2006년까지 레킷벤키저 본사 마케팅 부서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이씨는 당시 재판에서 "영국 본사와 옥시레킷벤키저코리아가 모두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어 양쪽이 항상 합의를 해야 일을 진행할 수 있었고 보고도 양쪽에 다 했다"며 "옥시는 당초 '가습기당번'이었던 가습기 살균제 제품을 옥시싹싹 브랜드로 편입시키는 것을 영국 본사 카테고리 매니저 안소니 파머에게 보고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정 의원은 "레킷벤키저가 광고나 라벨 변경시 직접 보고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검찰이 영국 본사에 대한 수사에 착수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 가습기 특위는 이날 정세균 국회의장의 정기국회 개회사를 문제 삼아 국회 의사일정을 보이콧한 새누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새누리당에서는 간사인 김상훈 의원만 참석했다.

옥시레킷벤키저의 보고서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거라브 제인 전 옥시 CEO(최고경영자), 유일재 호서대 교수, 조명행 서울대 교수 등 핵심 증인도 대거 출석하지 않으면서 '반쪽 청문회'를 면치 못했다는 평가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