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특위 청문회 마무리, 與도·핵심증인도 왔지만…

[the300]2일 종합기관보고 종료…"3,4단계 피해구제 집중" 한목소리

김세관, 심재현 기자 l 2016.09.02 22:22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위한 국정조사가 새누리당 측의 불참으로 미뤄지고 있다. 사진=뉴스1.

국회 가습기살균제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 특위)의 청문회 일정이 2일 종료됐다. 국회 파행으로 이날 특위에 참석하지 않았던 여당 의원들과 핵심 증인 중 한 명이었던 레킷벤키저(RB·옥시 본사) 한국인 직원이 오후 늦게 합류했지만 이렇다 할 주요 증언은 나오지 않고 마무리됐다.

특위는 이날 국회에서 국무조정실과 법무부, 환경부, 보건복지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종합기관보고를 실시했다. 명칭은 기관보고였지만 지난달 29일과 30일에 이은 청문회 성격이 강했다.

다만, 정세균 국회의장의 정기국회 연설문 관련 파동으로 여당이 본회의를 보이콧하면서 이와 연계돼 새누리당 의원들이 낮 시간에 대부분 불참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아울러 옥시레킷벤키저(옥시 코리아)와 RB 핵심 증인들이 불출석 해 회의가 원만히 진행되지 못했다.

다행히 여야가 이날 늦게 극적으로 본회의 개최에 합의하면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오후 8시 이후 특위에 본격 참여했고, 핵심 증인 중 한명이었던 영국 옥시 본사(RB) 소속의 옥시연구소장 조 모 증인이 뒤늦게 출석하면서 활기를 띄는 듯 했다.

그러나 조 모 소장마저 현재 자신의 진술이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답을 하지 않고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하다 돌아갔다. 결국 RB소속 직원들은 가습기살균제 진상규명 등을 위한 청문회에서 끝까지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인 셈. 

증인들의 고의적인 불출석과 증언 회피 등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우원식 특위 위원장은 "오늘도 12명의 증인이 출석을 하지 않았다. 몇 번씩 국회를 기만하고 국민을 우롱한 것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국회 청문회 핵심 증인의 출석을 위한 관련법 개정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특위 청문회를 마무리하며 위원들은 원인규명 및 진상조사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된 피해자 보상과 3,4단계 피해자에 대한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3,4단계는 폐질환 외 질환을 앓고 있거나 가습기살균제에 의한 폐손상 인과관계를 증명 받지 못한 피해자들이다.

정태옥 새누리당 의원은 "정부의 3,4등급 판정이 피해자들이 기업과의 합의를 하거나 소송을 할 수 있는 가능성도 막고 있다"며 "병리적인 판정 뿐 아니라 사회적 법리적인 판단도 종합적으로 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정춘숙 더민주 의원은 "현재 3등급까지는 정신적인 부분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면서 4등급은 하지 않고 있다"며 "굳이 4등급을 뺄 이유가 없다. 심리지원 정도는 확대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특위 위원늘은 가장 많은 피해자를 유발한 가습기살균제 원료인 PHMG제조사이자 CMIT/MIT가 포함된 가습기살균제를 직접 제조·판매한 SK케미칼에 대한 철저한 수사도 당부했다. SK케미칼은 동물실험에서 호흡독성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환경부가 인정한 5명의 피해자(2명 사망)가 있음에도 검찰 기소대상에서 빠져있다.

이훈 더민주 의원은 "SK케미칼은 악마의 물질 PHMG를 사람에게 사용했다. 가습기살균제에 사용됐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었다는 정황이 있음에도 10년 간 몰랐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SK케미칼에 대한 철저한 수사로) 법무부와 검찰이 국민적 기대에 부흥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청문회 일정을 모두 마친 특위는 이달 중 취소됐던 RB 영국 본사 방문을 재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10월까지 관련 특별법 마련 등 추가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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