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철거반대" 독립기념관장, 윤봉길 손녀였네

[the300]윤주경 관장, 정무위 국감 출석 "8·15는 해방과 정부수립 포함한 광복절"

김성휘 기자 l 2016.10.12 15:56
윤주경 독립기념관장/독립기념관 홈페이지

"저는 (소녀상을) 철거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출석한 기관장의 소신발언이 눈길을 끌었다. 윤봉길 의사의 손녀인 윤주경 독립기념관장이다. 그는 역사 현안에 대해 민감한 질문을 받고 비교적 소신있게 답변해 여야 어느 쪽도 문제삼기 힘들었다.

박선숙 국민의당 의원은 윤 관장에게 거두절미, "1948년 8월 15일이 광복절인가 건국절인가"라고 물었다. 잠시 숨을 쉰 윤 관장은 "해방과 정부수립 모두 포함한 의미를 갖고 있는 광복절"이라고 답했다. 박 의원은 "조건을 달긴 했지만 광복절(이라고 답했다)"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여권에서 제기되는 건국절 논란을 의식, 독립기념관장의 역사관을 따진 것이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일 위안부 합의와 일본 대사관 앞 소녀상 철거를 어떻게 보느냐고 물었다. 윤 관장은 "그분들의 명예와 인권을 존중하는 입장에서 처리돼야 한다"며 "일본이 그 사실을 인정하든 않든 (우리) 내부에서 (피해자의) 명예를 더 높이고 실상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소녀상에 대한 입장을 거듭 묻자 "철거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앞서 양국이 지난해 위안부 관련 합의에 소녀상 철거를 포함했고, 아베 신조 총리가 지난달 7일 라오스에서 박 대통령을 만나 이를 언급했다는 주장이 일본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됐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청와대에서 3개 교섭단체 정당 대표를 만나 한일 협상에 소녀상 철거 부분은 없다고 재확인했다.

윤 관장은 한편 "독립기념관 연구소에 정식 연구사가 10명"이라며 "좀 더 많은 연구원이 일하게 하고 친일 (연구)하신 분도 모실 수 있도록 돼야 한다"고 요청했다. 민병두 더민주 의원이 독립운동사와 함께 친일 역사도 동시에 연구, 기록을 남겨야 한다고 요구하자 이같이 답한 것이다.

독립기념관은 휴가장병이 방문하면 확인증을 발부, 다음 휴가 때 하루를 추가해 주는 제도를 군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운영중이다. 이와 관련 유의동 새누리당 정무위 간사가 윤 관장에게 질책보다는 격려성 질문을 하고, 윤 관장이 "관심을 가져줘 감사하다"는 취지로 답하는 등 '훈훈한' 장면도 있었다.

윤 관장은 1959년생으로 매헌 윤봉길 기념사업회 이사를 지내고 2014년 첫 여성 독립기념관장에 임명됐다.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성영훈 국민권익위원장이 선서를 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 두번째가 윤주경 독립기념관장. 2016.10.1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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