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김무성 "당대표 시절 패권세력에 수모 겪어"

[the300]김무성, 朴 대통령 탈당 공식요구

배소진 기자 l 2016.11.07 11:51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있다./사진=뉴스1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7일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2014년 당 대표 선출 이후 청와대, 박 대통령과의 긴장관계가 시종 이어졌던 상황에 대해서도 토로했다. 당내 패권세력, 이른바 친박 세력에 의해 정상적인 당 운영을 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김 전 대표는 "2014년 당대표 선출 이후 청와대와 당내 패권세력의 농단으로 정당민주주의가 유린당했다"며 "때로는 대통령과 청와대에 '노'(NO)라고 얘기했지만 패권세력에 의해 좌절했고 말할 수 없는 수모도 겪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는 집권여당 대표가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대립하며 정국을 불안하게 만들면 안된다는 일관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면서도 "지금 돌이켜보면 원칙과 규범, 민주정치의 핵심 가치들이 훼손된 상황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해 막고한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무성 전 대표와의 일문일답.

-현 지도부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가
▷현 지도부에 대해서는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일이 생긴 이후 즉각 당 대표는 당의 중진들과 만나서 이 일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지 상의하고 의견을 묻는 과정이 당연히 있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있는 회의도 없애버렸다. 또 의원들이 요구하는 의총도 계속 미뤘다. 그러니 당을 걱정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에 모여서 이 일을 같이 고민하고 해법을 제시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도부는) 이것을 또다시 당권 싸움으로 몰고가고 있다. 

지난번 최고중진회의에서도 좋은 마음으로 사태수습을 위해 좋은 이야기를 하러 갔지만 국민 앞에 볼썽사나운 모습만 연출하지 않았나. 지금 이 상황에서 당을 위한 충정을 얘기하는 것을 당권싸움으로 몰고가는 이런 사람들과 더 이상 대화할 의욕이 없는 상태다.

-이날 비박계 강석호 최고위원이 사퇴를 했다. 사전 교감이라든지 논의가 있었는가
▷강석호 최고위원의 사퇴는 예고된 일이었다. 시기를 언제로 정할 것인지 고민하다가 본인이 오늘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대통령의 결단을 여러번 요구했다. 이에 대한 마지노선이 있는지, 또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에는 어떻게 할 것인지
▷저도 직전 당 대표로서 이번 일에 대해 무고한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풀어보려고 나름대로 노력했다. 지난 주말 야권의 지도자들과 개별적으로 만나서 그분들의 의견도 묻고 또 사정도 했다. 워낙 그분들의 입장이 선명했기 때문에 그 이야기를 듣고 이정현 대표를 만나서 그분들 만났던 상황을 설명하고 '다른 길이 없다, 대통령에게 빨리 야당이 요구한 것을 수용하고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해달라'고 대화했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여러 언론에 보도된대로 (사퇴거부)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래서 더이상 그런 노력도 할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차선책이 있는가
▷저는 오늘내일 중으로 야당이 요구한 것을 대통령이 결단하셔야 한다는 점만 다시 한 번 요구한다.

-현재 지도부가 사퇴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와해시킬 수단이 없다. 대안으로 생각하는 방안이 있는지. 또 정국수습 관련해서 대통령이나 청와대로부터 연락을 받은 게 있는지
▷우선 저는 더 이상 현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지 않겠다. 그렇게(사퇴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이는 시간문제다. 또 이 일과 관련해 청와대 그 누구로부터 상의나 연락이 온 적은 없다. 이정현 대표와는 계속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4년 7월 처음 당대표가 되고 청와대에서 대통령과 만났을 때 박 대통령이 탈당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적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실제로 그렇게 해석할 만한 일이 있었는가 (언론보도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당시 전당대회에서 새로 선출된 김무성 지도부와의 오찬자리에서 '야당이 정부를 공격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여당이 공격하면 정부는 일할 수 있는 힘을 잃게 된다. 새누리당이 만약 그렇게 하면 내가 여당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일이 한 번 있었지만 밝히지는 않겠다.

-대통령 탄핵도 언급했다. 탄핵요건에 해당되는 상황이라고 보시는지. 또 청와대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말했는데 혹시 최순실이 개입됐다고 느낄만한 압력사례가 있다면 말해달라.
▷국민이 대통령에게 위임한 공적권력을 대통령이 최순실 일가에게 결과적으로 넘겨준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헌법에 위배되는 문제다. 

저는 전당대회 이후 당직인사를 할 때 아예 청와대의 요구를 듣지 않았다. 당시 최고위와 상의해서 당직임명을 했었다. 그래서 청와대와의 긴장관계가 계속 이어졌다. 저는 당시 비서실장과 정무수석, 그 다음 비서실장과 정부무석에게 여당의 당 대표가 대통령과 정례회동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과거에도) 그래왔기 때문에 강력하게 요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유도, 안된다는 말도 없이 묵살당했다. 어떤 사안이 있을 때도 대통령과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만나길 요청했지만 묵살당했고, 나중에는 전화통화라도 하게 해달라 요청했지만 그것도 묵살당한 적이 있다.

-대통령이 당적정리를 하지 않는다면 당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출당조치가 있을텐데.
▷(탈당요구를) 선언적 의미로 받아들여 달라. 하지만 너무나 당연한 조치 아닌가. 관행이 중요하고 과거에도 쭉 해오던 일이다. 박 대통령께서 당 대표로 계실 때 그야말로 부정과 관련해서는 추상같은 결단을 내렸다. 박 대통령이 당 대표때 만들었던 (규정이) 기소만 돼도 당원자격정지, 이것을 자신이 만들었다. 부인이 일 저질러도 출장조치 시킨 전례도 많이 있다. 이런 위중한 상황이 벌어졌는데 보수층을 대표하는 당이 살아야 하지 않겠나. 그런 것에 대해 대통령이 최소한의 도리를 해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리는 것이다.

추가로 '최순실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냐'는 제 발언으로 지역에서 많은 누명을 쓰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일부 의원이 있어서 그에 대해 말하겠다. 대통령 주변에 정윤회씨 부부가 있고 사적인 일을 도와주고 있다는 것은 이미 다 알려진 내용 아닌가. 저는 최순실이 대통령 옷 심부름을 한다는 정도, 또 사가에서 살림을 마련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정도로 알고 있었지 최순실과 정윤회라는 존재가 이렇게 국정을 농단하고 중요한 문제를 대통령이 상의했다고 알고 있는 사람을 없었을 것이란 얘기였다. 그런데 다들 전혀 모른다고 이름도 들어본 적 없다고 얘기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씀드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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