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K재단부터 최순실청문회까지··48일만에 탄핵논란 종지부

[the300](상보)미르·K재단 의혹 의혹에서 출발한 최순실 게이트, 촛불만나 '탄핵열차'로

고석용 기자 l 2016.12.09 17:04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에 이르게 한 ‘최순실 게이트’의 출발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 비리 사건이었다. 지난 9월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 재단을 설립하고 사인(私人)인 최순실씨가 이를 운영하면서 대기업들로부터 후원금을 받아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어 최순실 씨의 태블릿PC에서 최씨가 대통령의 연설문을 미리 받아보고 수정까지 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정국은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최순실 씨가 외교안보 문건에도 손을 댔고 정부 인사에도 개입했다는 보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대통령이 사인인 최순실 씨에게 국정을 맡겼다는 사실에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두 번의 담화를 통해 정국을 수습하려 했다. 하지만 ‘취임 초 연설문을 미리 보여줬을 뿐’이라는 1차 담화의 해명 내용은 최씨 관련 추가 의혹이 나오면서 신뢰할 수 없는 말이 됐다. ‘국정이 어떻게, 얼마나 농단된 것이냐’는 국민들의 궁금증도 해소해주지 못했다. 오히려 2차 담화 “이러려고 대통령이 됐나 자괴감이 들고 괴롭다”는 자기중심적 메시지를 내놓으며 국민의 분노를 키웠다.

◇‘촛불’…탄핵열차 연료 됐다= 대통령의 정치적 수습책도 매번 엇나갔다. 대통령은 김병준 교수를 국무총리 후보로 지정하면서 정국을 수습하려 했다. 하지만 김병준 총리 카드는 일선에서 물러나고 여야 합의로 책임총리를 임명하라는 정치권의 요구에는 부응하지 못했다. 대통령은 뒤늦게 직접 국회를 방문해 ‘여야 합의로 책임총리를 임명해달라’고 말했으나 정치권의 신뢰를 잃은 뒤였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검찰에서 팔짱을 낀 채 웃는 사진도 정국에 휘발유를 끼얹었다. 여론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됐다. 100만명의 국민이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을 밝혔다. 민심은 대통령이 단순 물러날 게 아니라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외쳤다.

100만개의 촛불은 탄핵열차의 속도를 높였다. 여론에 놀란 새누리당도 최순실 특검에 합의했다. 검찰도 중간수사결과에 대통령을 공동정범으로 기록했다. 그 사이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약물논란과 감춰진 세월호 7시간 의혹은 계속 추가됐다. 박 대통령이 ‘길라임’이라는 가명을 쓰고 차움병원에 드나들었다거나, 세월호가 침몰당한 7시간 동안 행적과 관련한 루머가 계속 나왔다. 지지율은 4%로 떨어졌다.

◇탄핵열차의 종착점=박근혜 대통령은 3차 담화를 통해 “자신의 진퇴를 국회 결정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도 4월 퇴진·6월 대선을 당론으로 채택하면서 탄핵 저지에 안간힘을 썼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도 대통령의 조기 퇴진 카드에 탄핵안 발의 날짜를 놓고 이견을 보이며 분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3일 200만명이 넘는 대규모 집회로 국민들은 대통령 탄핵의사를 확실히했다.야당은 극적으로 합의했고 야3당과 무소속 의원 171명은 3일 새벽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발의했다. 흔들리던 여당 비박계도 탄핵 표결에 참석하기로 최종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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