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반기문, 보수신당 편입 안될 것…주도권 갖고 세 모을 것"

[the300]"기존 정당에선 '포용적 리더십' 불가, 연대는 가능"…潘 중심 중도신당 창당에 무게

박소연 기자 l 2016.12.28 05:30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6일 유엔본부에서 임기 마지막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뉴스1

새누리당 비박계 29명이 27일 '개혁보수신당'(가칭) 창당을 선언하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가운데, 반 총장은 기존 정당에 편입되기보다 본인이 주도권을 갖고 뜻이 맞는 이들을 받아들이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 45년지기 임덕규 월간 디플로머시 회장(반사모 회장)은 26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반 총장이) 신당을 만들어가면서 오는 사람은 취사선택하지 않겠나"며 "오히려 본인이 창당을 해가지고 좋은 사람만 골라서 받아들이는 게 어떤가"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반 총장이 기자회견에서 '포용적 리더십'(inclusive leadership), '사회통합과 화합'(social integration and reconciliation)을 언급한 것을 들며, "반 총장은 만델라식(式)으로 대화합을 통해 큰 정치를 할 것"이고 "단순히 보수와 진보의 중간이란 의미의 '중도'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발전시키는 '옳은 일을 하는' 의미의 중도의 길을 갈 것"이라고 밝혔다.


임 회장은 최근 반 총장 영입 의지를 노골화한 개혁보수신당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반 총장을 앞장세워 최고로 모시고 창당하겠습니다, 하는 게 아니잖나"라며 "자기들끼리 (창당)하고 들어와라 하는 데 들어갈 필요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어떤 당으로 들어가는 일은 없지 않을까"라며 "(반 총장이) 본인이 나름대로 깃발을 들고 나라를 위해 민족을 위해 나갑시다 할 책임이 있는 분인데, 그럼 사람들이 옳소 하고 따라오는 게 가장 바람직하지 않나"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다른 반 총장측 관계자 역시 "개혁보수신당 분들과 경원시할 이유는 없지만 그 질서에 편입되진 않을 것"이라며 "기존 질서에 편입되는 것과 연대하는 건 다르지 않나. 반 총장이 새로운 포용적 리더십 체계를 생각하신 게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정 정당에 몸담으면 새로운, 포용적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고 누군가를 배척할 수밖에 없으므로 기존 질서, 기존 정당에 편입돼 들어가기보단 독자세력으로 나서고 국민운동이 자연스레 벌어지는 방식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입장은 반 총장이 본인이 구심점이 돼 정당과 계파를 아우르는 큰 차원의 '새 판'을 짤 것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반 총장이 최근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 입당 등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국민', '화합', 포용적 대화'를 내세우며 어떠한 계파·종파와도 만나겠다고 밝힌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또한 기존 정당과 연대를 하더라도 본인이 주도권을 확실히 갖겠단 의지로 풀이된다.


한편 반 총장측의 이러한 구상에는 이번 촛불집회에서 나타난 기존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기존 정당과 다른 새로운 모양새를 갖춰야 하며, 반 총장이 중심이 돼 '중도세력 연대'를 주창할 경우 급속도로 세를 늘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반 총장측 측근은 "국민들이 기존 당은 쓰레기 취급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치개혁을 하고 몸을 불사르려면 기존 정당에서는 할 수 없다"며 "현재 침묵하는 다수의 국민들이 많은데, 중도세력에 금방 몰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반 총장측은 최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0만달러를 받았다는 보도 등 '검증'에 대해서도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 측근은 "낭설인데, 다 대응해가면서 한다. 고건처럼 포기 안 한다"며 "한 몸 불사르겠다고 한 것은 몸이 진흙 투성이가 되고 만신창이가 돼도 국가 위해서 보은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 역시 "(반 총장은) 세계에서 최고 정치를 한 분"이라며 "국제정치는 목숨걸고 하는 정치인데 그 험악한 국제정치에서도 노벨 평화상 줘야 한다는 말을 들으며 했던 우등생 정치인"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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