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의 뼈있는 농담 "이재명 서울시장, 저는 대통령 다음 성남시장"

[the300]

지영호 기자 l 2017.01.03 17:13
대권 잠룡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17 국민생생 대한민국 자치단체장 초청 타운홀미팅 '민생, 현장에 답이 있다'에 참석해 지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자체장으로 대선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이 '민생'이라는 화두로 머리를 맞댔다. 시민사회운동가 출신으로 닮은꼴이기도 한 두 후보의 만남이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의 독주 체제를 견제하기 위한 연대가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두 후보는 3일 국회 의원회관 1세미나실에서 '2017 국민생생 대한민국을 향한 민생타운홀 미팅'을 갖고 사회적 불평등 구조를 깨는 데 뜻을 같이 했다.

박 시장은 "촛불혁명의 요구는 박근혜퇴진을 넘어, 불평등의 구조를 혁파하라는 것"이라며 "국민권력시대의 출발점은 민생문제를 해결하는 것이고 민생을 해결하지 못하는 정치는 죄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계부채 해결 △국가의 가구소득 및 일자리 보장 △주거비 부담 완화 등 세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박 시장은 "민생문제의 최우선 해결에 공감하는 세력의 연대를 제안한다"며 "저나 이재명 시장과 같은 개혁적 실천가들이 서민경제를 살리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생을 매개로 이 시장과 연대가 이뤄질 경우 문재인 '대세론'을 꺾을 수 있다는 계산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도 "이 시장은 서울시장을 한번 더 하시고 저는 대통령을 한 다음에 성남시장을 한번 하겠다"며 "이번에 확실히 저를 밀어달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 시장이 위트를 잘한다고 해서 저도 위트를 해봤다"고 설명했지만 뼈있는 농담이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부의 독과점과 배분 문제를 집중 공략했다. 그는 "정치의 본령은 힘센 자의 갑질횡포로 고통받는 약자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는 성장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함께 잘사는 경세제민이 목적"이라며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개인의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공정한 경제질서만이 경제성장을 가능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함께 만든 과실을 독점하고 있는 불공정한 재벌체제를 해체하고 공정경제, 공정사회를 만드는 공정국가만이 우리의 희망"이라고 밝혔다.

두 후보는 시종일관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현장에서 만나 격하게 포옹하는가 하면, 서로에 덕담을 건네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민생경제와 관련된 각자의 소망을 담은 손팻말에도 '공존'이라는 공통점을 담아냈다. 박 시장은 '더불어'를, 이 시장은 '함께 사는 세상'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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