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속도내는 민주당…'내홍'·'지지율 부진' 여전한 여권

[the300]민주 "설 전 대선 예비후보 등록"…새누리 '인적청산' 갈등 계속

정영일, 고석용 기자 l 2017.01.08 16:27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조기대선 경선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2017.1.8/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8일 당 대선후보 경선 돌입을 선언했다. 탄핵 정국을 정치에 이용한다는 시선을 의식해 조용한 '물밑 준비'만 진행하던 태도를 벗어난 행보다. 조기 대선이 현실화되고 있는데다 최근 개헌 관련 보고서 등으로 심각한 수준에 다다른 친문-비문 갈등을 정면 돌파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여권의 발걸음은 아직 더디다. 새누리당은 당 개혁작업을 두고 내홍이 여전하다. 친박계 인사들의 인적 청산을 요구했다가 이념 정체성 역풍을 맞은 인명진 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위원장직 유지 입장을 천명했다. 새누리당에서 뛰쳐나와 새살림을 차린 '바른정당'은 당초 기대와 달리 지지율이 안올라 답답한 형국이다.

◇"설연휴 전 예비후보" 속도내는 민주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탄핵 이후'를 묻는 국민의 질문에 민주당이 답을 할 차례"라며 "당내 대선 준비에 돌입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간 물밑에서 진행돼 오던 당내 대선후보 경선룰 마련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설 연휴 전까지 대선주자 예비후보 등록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각 후보들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절차도 시작한다. 당 차원의 대선 공약 역시 국민들에게 제시할 계획이다. 추 대표는 "국가의 기강이 무너지고 헌정이 유린된 시대, 그 어느 정당보다 가장 먼저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부각된 당내 갈등에 대해서는 '당 중심의 단결'을 강조했다. 추 대표는 "흩어지고 쪼개진 힘으로는 정권교체가 어렵다는 점을 지난 대선에서 뼈저리게 배웠다"라며 "조기대선 가능성이 점점 구체화되는 상황에서 '당 중심 대선'은 더욱 필요해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경선 원칙으로 공정성과 중립을, 본선 원칙으로는 포용과 단결을 내세웠다.

추 대표는 또 △국민주권 △국민주도를 원칙으로 국회 개헌특위의 논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했다. 다만 개헌을 통한 정계개편에는 경계심도 여전했다. 그는 "권력구조 개편은 전체 개헌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라며 "개헌이 정치권이 헤쳐 모이기 위한 도구로 비쳐진다면 개헌 동력은 더 이상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비대위원장을 유지할 의사를 밝히고 있다. 2017.1.8/사진=뉴스1



◇비대위원장 건다던 인명진, 결국 후퇴하나 = 새누리당 범여권은 대선 계획은커녕 집안 정리에 분주하다. 유력 대선 후보가 부재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귀국한 뒤 흐름이 잡힐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그 전까진 집안 싸움이 불가피할 것이란 얘기다.

실제 새누리당은 인적 청산 등 당 개혁 방향을 놓고 갈등을 이어갔다. 친박계의 사퇴를 걸었다 친박계의 이념 정체성 역풍을 맞은 인명진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적쇄신은 국민들의 뜻을 받들어 반드시 완수해야 한다"며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거취를 무기로 친박계를 몰아붙여왔던 인 위원장이 한발 물러서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인 위원장은 서청원·최경환 등 친박계 핵심 의원들과 빚고 있는 갈등과 관련 "예상했던 대로 상당한 진통이 있었고 또 당분간 진통은 계속될 것"이라며 "옥동자를 낳기 위한 산모의 진통이며 찬란한 아침이 오기 전의 잠시의 어둠"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주를 '반성과 다짐, 그리고 화합의 주간'으로 정하고 오는 11일 원외당협위원장, 사무처당직자, 당 소속 국회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대토론회를 개최해 계획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창당발기인대회, 정강정책 공개, 당명 발표 등의 창당일정을 이어가고 있는 '바른정당'은 답보상태인 지지율로 고심이다. 지난 6일 갤럼 여론조사에 따르면 신당(바른정당)의 지지율은 6%로 4위에 머물렀다. 6% 지지율은 새누리당의 절반에 불과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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