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미풍'에 '문재인-안철수' 대결 부채질…'제3지대' 변화(종합)

[the300]안철수, 양자대결 자신감…반기문 중심에서 범야권 연대 부상

김태은 기자 l 2017.01.19 16:52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이 전 대통령 사무실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7.1.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데뷔 1주일이 지나면서 정치권 분위기에 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반풍(潘風)이 예상에 못 미친다는 인식이 가져온 변화다. 

절치부심하던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는 기지개를 켜고 있다. ‘문재인 vs 안철수 ’ 양자 구도를 내걸고 ‘비문(문재인)’ 대표주자를 강조하고 있다. 이른바 ‘제3지대 연대’의 그림도 달라지고 있다. 반기문 중심이던 기존 구상 대신 범야권 중심의 재편이 거론된다. 이 역시 안 전 대표와 무관치 않다. 설 연휴 이후 새판짜기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안철수 “문재인 상대는…” = 안 전 대표의 캠페인 주제는 ‘문재인과 양자구도’다. 국민의당 일부에서 제기됐던 ‘연대론’은 ‘자강론’에 밀렸다. 안 전 대표의 독자행보에 힘이 실린 셈이다. 최근 국민의당의 내부 판단도 고무적이다. 19일 국민의당 안팎에선 문재인 전 대표와 일대일 대결에서 반기문 전 사무총장보다 안철수 전 대표의 경쟁력이 더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유보층에서도 안 전 대표의 상승 여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반기문’의 양강 구도에 밀려왔던 안 전 대표로선 긍정적 결과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반 전 총장과 안 전 대표의 지지층이 일부 겹치는 부분이 있다”면서 “설 연휴를 기점으로 전략적 선택이 이뤄지면 한쪽으로 지지가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의 바람이 약한 것도 호재다. 반 전 총장은 1주일간의 민심 행보에도 불구, 컨벤션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18일 오후 전북 전주시 한옥마을 인근 막걸리집에서 전북지역 청년당원 및 지역청년들과 '막걸리 토크' 자리를 갖고 있다.2017.1.1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潘 뺀 ‘제3지대’? = 제3지대론의 출발은 ‘비문’이었지만 그 중심엔 반 전 총장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반 전 총장을 중심으로 양극단을 배제한 세력 통합을 꾀한다는 그림이었다. 세력으론 바른정당, 국민의당, 반 전 총장,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일부 등을 아우른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이 행보를 이어갈수록 제3지대 주창자들은 그와 선을 긋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반 전 총장은 준비 안 된 대통령 후보로서, 우리와 함께 하기엔 정체성에서 완전히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김종인 의원도 반 전 총장에 대해 “별로 매력을 못 주는 것 같다”고 했다. 손 전 대표 역시 “수수세력에 얹혀 뭘 하려 한다면 수용할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반 전 총장과 거리를 둘수록 ‘박지원-김종인-손학규’의 연대 흐름은 더 강해지는 분위기다. 이날 사실상 대선출마를 선언한 정운찬 전 국무총리도 제3지대에 가깝다. 반 전 총장이 배제된 제3지대는 안 전 대표에게 나쁘지 않다. 물론 반 전 총장과 바른정당까지 포함한 연대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정치권 한 인사는 “반 전 총장이 보수진영의 후보로 자리매김되면 3자 구도가 될 수밖에 없다”며 “반 전 총장의 선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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