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영·호남 대표 후보' 선점 박차…"새시대 첫차될것"

[the300]홀대론 적극 반박…"호남-영남에서 지지받는 최초 대통령될 수 있다"

광주=최경민 기자 l 2017.01.22 17:13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포럼광주 출범식 토크쇼에서 사회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7.1.2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가 광주를 방문해 '호남홀대론'을 적극적으로 반박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영남과 호남에서 동시에 지지받는 첫 대통령'의 위치를 선점해 조기대선 정국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밝혔다.

문 전 대표는 22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자신의 지지모임 '포럼광주' 출범식에 참석해 "정권교체로 열어나갈 새 시대의 첫 차가 되겠다. 호남에서도 지지받고 영남에서도 지지받을 수 있는 최초의 대통령이 될 수 있다"며 "정권교체라는 대의 앞에서 '미워도 다시 한 번' 손잡아줄 것을 호소드린다. 다시는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약 1만명에 가까운 문 전 대표 지지자들이 결집했다.

문 전 대표는 자신을 향한 호남홀대론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과 국무총리 두 분을 제외하고 5부요인이 모두 호남 인사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정권교체의 중심, 광주와 호남이 저의 손을 잡아주셔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정권교체의 대열에 저 문재인이 선두에 서도 되겠나"라며 강하게 권력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문 전 대표에게 호남은 '아픈 손'이었다. 지난해 4·13총선기간에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정치에서 은퇴하고 대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배수진을 쳤지만, 민주당은 호남에서 단 3석을 얻는데 그쳤다. 총선 직후 "호남민심이 저를 버린 것인지는 더 겸허하게 노력하며 기다리겠다"고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총선이 약 9개월이 지난 현재, 문 전 대표에 대한 호남 지지세는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정권교체를 최우선으로 원하는 호남인들이 문 전 대표가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로 치고 나올 경우 '반문(反文)정서'를 버릴 수도 있다는 예측이 어느 정도 맞아 들어가는 중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40% 가까운 지지율을 보이며 1위를 달리기 시작했다.

문 전 대표측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호남 1위 후보의 면모를 더욱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지난해말부터 부인 김정숙 여사는 1주일에 한 번 꼴로 호남을 방문해왔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걸 당 국민통합위원장이 문 전 대표를 돕고 있고, 최근에는 전남 유일의 당내 현역의원인 이개호 의원과 김영록 전 의원 등 호남 유력 인사들을 영입했다. 당내 호남 최다선(3선) 의원인 이춘석 의원과도 꾸준히 접촉하고 있다. 이날 '포럼광주' 출범식에도 김효석 전 최고위원, 이용섭 전 행자부장관 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문 전 대표측은 그동안 수도권 등 타지역에서 '대세론'을 마련하면 호남에서도 지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구상 아래 전략을 구사해온 것으로 보인다"며 "문 전 대표 본인의 생각은 '호남 민심의 회복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는 것에 가까운 것으로 안다. 때가 되면 전면적 민심회복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남와 영남에서 동시에 치고 나오며 '통합'의 이미지도 선점하겠다는 계산이다. 문 전 대표는 앞서 지난 20일에는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에서 시민과 당원을 연달아 만나며 바닥민심을 다졌었다. 이미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산·경남 지지율 1위를 달리며 유리한 고지도 점령했다. 지난 총선에서 부산 5명, 경남 3명의 민주당 당선인을 배출할 정도로 지역민심도 변했다.

두 지역의 경기가 내리막을 걷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경제 대책을 제시할 게 유력하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광주에서 '국민성장'과 같은 지역 싱크탱크를 준비하고 있다"고 정책발표를 예고했다. 호남에서는 문 전 대표와 가까운 양향자 최고위원의 총선 공약이었던 '삼성전자의 자동차 전장사업 광주유치'를 앞세우고 있는 중이다. 부산에서는 자본금 4조~5조원 규모의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 설립, 해운회사들의 본사이전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을 내건 상태다.

문 전 대표측은 "영남과 호남에서 동시에 지지받는 첫 대통령, 나아가 전국적 지지를 받는 첫 정권이 되겠다는 의지를 향후 강조할 것"이라며 "호남과 PK(부산·경남)의 지지 분위기를 남쪽에서부터 전국으로 확산시키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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