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도 靑 국민청원…"빈 초등교실을 보육시설로"

[the300]"저는 대통령도 총리도 알지만 공개청원이 나아…시민들이 지켜봐야"

최경민 기자 l 2017.12.12 17:16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2017.5.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초등학교의 여유 공간 일부를 공공보육시설로 활용하는 것을 검토하자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남겼다.

유 전 장관은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청와대에 직접 청원할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저는 직업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며, 이름은 유시민이다. 최근에는 부업 삼아 방송 일도 조금 한다"고 본인을 소개하며 청원을 올렸다.

그는 "취학 전 영유아를 가진 젊은 부모들은 공공보육시설 확충을 간절하게 바란다"며 "그런데 늘어난 국가부채와 낮아진 경제성장률로 인해 재정 여력이 소진된 탓에 정부는 짧은 시간에 공공보육시설을 많이 짓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지를 마련하고 건물을 지으려면 많은 돈과 시간이 든다"며 "저는 학생 수 감소에 따라 생기는 초등학교의 여유 공간 일부를, 다시 말해서 지금 특활공간으로만 사용하고 있는 교실의 일부를 공공보육시설로 활용할 것을 청원한다"고 밝혔다.

유 전 장관은 "금년 출생아 수는 36만여명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출생아 수 감소는 초등학생 수 감소로 이어지고, 학생 수 감소는 곧 초등학교에 여유 공간이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저출산 쇼크가 처음 덮쳤던 2002년도 초등학생 수는 약 414만명이었는데, 2017년은 267만명을 조금 넘는다. 15년 동안 150만명 가깝게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전 장관은 "그 결과 학급당 학생 수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빈 교실은 특별활동 공간이 되었다. 합계출산율이 다소 높아진다고 해도 출산할 수 있는 여성의 수가 계속 줄어들기 때문에 출생아 수 감소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된다"며 "초등학생 수도 그에 따라 계속 감소할 것이며 초등학교의 여유 공간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초등학교는 다른 어떤 시설보다 환경이 쾌적하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이라며 "국가의 시설투자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 공공보육시설이 늘어나면 보육 종사자의 처우를 개선하고 여성들의 경제활동을 북돋우는 효과가 난다"고 밝혔다.

또 "새로운 아이디어가 아니다. 정부 안팎에 예전부터 제법 알려져 있는 정책 아이디어"라며 "만약 교육과 보육을 모두 하나의 정부부처가 관장했다면 이미 실현되어 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교육은 교육부가, 보육은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가 관할한 탓에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유 전 장관은 "개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이 정책 아이디어를 청와대나 총리실에 건넬 수도 있다. 자랑은 아니지만, 저는 대통령도 알고 국무총리도 안다.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참모들도 많이 안다"고 언급했다.

유 전 장관은 "잠깐 동안이었지만 중앙정부의 행정을 해본 경험에 비추어 생각해 보니, 그보다는 공개 청원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부처가 합의하고 협력해야 하는 일은 한 부처 혼자 할 수 있는 일에 비해 진척이 더디기 마련"이라며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한다. 초등학교 교실을 활용해 공공보육시설을 확충하는 정책이 바로 그런 경우"라고 설명했다.

유 전 장관의 청원은 이날 오후 5시 기준 5000명의 지지를 넘어섰다. 청와대는 30일 동안 20만명 이상의 국민들이 추천한 청원에 대해 정부 및 청와대 관계자가 답을 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다음달 11일까지 19만5000명의 추가 참여가 있을 경우 유 전 장관의 청원에 대해 청와대가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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